한국에서 태어나 노르웨이로 입양된 소년이 멜트웨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CEO로 자랐다. 그는 자신이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아프리카에 비영리교육기관인 멜트워터 기술 창업학교(Meltwater Entrepreneurial School of Technology, 이하 MEST)를 설립했다.
성공한 창업가로 성장한 이 소년, 욘 리서겐(Jorn Lyseggen)이 자신을 낳은 국가인 한국을 찾는다. 강한 북유럽 악센트를 통해, 한국에 대한 기억과 생각보다는 어린 시절을 보낸 노르웨이에서의 기억이 강하게 남았을거라 추측할 수 있지만 그는 비글로벌 서울 2015(beGLOBAL SEOUL 2015)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에게 자신이 겪은 것, 배운 것을 알려주기 위해 서울을 다시 찾는다.
욘 리서겐이 자라고 처음 멜트워터(Meltwater)를 창업한 노르웨이는 인구 5백만 명의 작은 나라다. 작지만 1인당 GDP가 세계 2위인 알맹이 꽉 찬 이 나라에서 욘 리서겐은 커피 머신만 있던 작은 사무실에서 친구 한명과 함께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그의 초기 창업 자금은 1만 5천 달러(한화 약 1천600만 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1만 5천 달러로 시작한 멜트워터는 10여년 후, 1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천600억 원)의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멜트워터가 하는 일은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에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억, 수조의 데이터 중 고객에게 맞는 데이터를 찾아서 정리해주는 것이다.
멜트워터가 다루는 데이터는 기사나 논문 등 다듬어진 문서일 수도 있고 소셜 네트워크의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분석해 경쟁사에 대한 정보, 사용자에 관한 정보, 시장의 환경 등을 모두 정리해 고객이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처음 멜트워터의 시작은 미디어를 모니터링해서 고객이 찾는 정보를 알려주는, 멜트워터 뉴스(Meltwater News)였다. 이에 소셜 네트워크와 PR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점차 늘려갔다.
십여 년간 비즈니스를 해오며 욘은 글로벌화에 집중해왔다. 오슬로의 본사가 자리를 잡자 금세 베를린, 런던 등의 유럽 지사를 세웠으며 지금은 IT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세계시장으로 범위를 넓힌 결과 전세계 50여 개의 도시에 9백여 명의 직원 가진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한가지는 바로 아프리카 가나에 설립한 멜트워터 기술 창업학교, MEST다. MEST는 2008년 2월,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Accra)에 설립됐다. 목적은 2년 간의 트레이닝으로 글로벌 테크 기업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욘 리서겐은 테크크런치와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MEST는 얼리 스테이지 중에서도 가장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곳”이라며 “우리는 프로그래밍을 하기 이전에 컴퓨터에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곳”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년의 교육을 마치면 5개의 팀을 뽑아 유럽과 실리콘밸리등에서 투자자를 만날 기회를 준다. 이렇게 성사되는 투자도 지난 2011년 기준 평균 9만 달러(한화 약 9천7백만 원)에 육박한다.
MEST는 코코아와 쌀이 주력 수출 상품이던, 1인당 GDP 세계 150위인 가나에 새로운 기술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MEST는 가나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케냐 등 남부 아프리카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기술학교를 세운 것과 비글로벌 서울 2015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만나는 그의 마음은 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듯하다. 스타트업계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요른 리시겐이 한국 스타트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비글로벌 서울 2015에서 찾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