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분야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삶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재활 치료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노동 집약적인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환자의 움직임 상태를 세밀하게 살펴보고, 환자가 치료에 잘 임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다음 재활 치료 단계를 선정하는 데에서 의료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이 재활 치료 분야에서도 사람 대신 IT 기술을 활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의 시장이기 때문에 혁신을 만든 이렇다 할 스타트업은 등장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한국의 한 스타트업이 재활 IT 솔루션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주인공은 뇌졸증 환자의 수지 재활 솔루션을 개발하여 국내 및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는 네오펙트(Neofect)다.
네오펙트는 IT 기술을 활용한 뇌졸중 재활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네오펙트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재활 보조 기구(스마트 글러브)와 같은 하드웨어 분야와 치료 컨텐츠 분야, 마지막으로 환자 데이터를 처리하는 백 앤드 시스템 분야가 있다.
환자가 네오펙트의 스마트 글러브를 끼고 손을 움직이면 글러브는 환자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환자가 반복적인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비슷한 단어를 옹알이로 수십 번 반복하다가 말을 깨우치게 되듯이,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손의 움직임이 회복된다. 이때 환자가 지치거나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속적인 동기 유발을 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네오펙트는 게임화 요소를 넣어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뇌졸중은 뇌의 한 부분에 이상이 생겨 소프트웨어가 고장난 경우입니다. 그래서 일상생활 동작을 할 수 있는 게임, 예를 들면 컵을 집는 동작이나 책을 넘기는 기본적인 행동을 무한 반복 하도록 하여 기억을 집어 넣어주어야 합니다. 이때 게임적 요소를 넣어 지루함과 좌절감을 줄이도록 했어요"
한국뿐 아니라 외국의 경우에도 재활치료는 물리치료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네오펙트와 같이 IT를 활용한 재활 솔루션을 하는 경쟁업체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오펙트가 이 분야로 뛰어들게 된 것은 현 CTO가 유학 시절, IT 를 적용한 재활 솔루션 연구를 했던 영향이 컸다. 그 외에도 네오펙트 반호영 대표는 뇌졸중으로 가족을 잃었던 경험이 있기에 더 진심을 담아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카이스트 우주 항공과 출신인 그가 동떨어진 재활 분야 IT 사업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얼마 열리지도 않은 시장에 도전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향후 재활 치료에 IT가 접목될 가능성이 크다 해도 현재는 너무 이른 시점이기 때문에 의료 분야와 접목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프로토 타입을 만드는 데에도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반호영 대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또 이 시장은 반드시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뚝심있게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한참 고민을 하다가 제가 관뚜껑을 닫기 직전에 나에게 ‘정말 후회 없이 살았나'라는 질문을 던지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게 됐어요. 결국 후회 없이 나 스스로 바람직하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네오펙트는 12억의 투자를 받아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네오펙트 서비스는 병원에 B2B로 보급하고 있는 단계지만 향후에는 환자 개인이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B2C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병원에서 네오펙트 서비스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의 재활치료 난이도를 결정할 수 있는 하나의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건강 상태에 대한 환자 본인의 이해도 돕는다.
반호영 대표는 향후 뇌졸중 이외에도 여러 재활 분야로도 제품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킨슨과 치매 역시 뇌졸증과 마찬가지로 뇌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병인데, 손의 움직임은 뇌에 자극이 되기 때문에 네오펙트 솔루션은 다양한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앞으로 뇌와 관련된 많은 질환에서 사용될 수 있는 범용적인 솔루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