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블 CEO 에릭 미기코브스키(왼쪽), 미스핏 CEO 소니 부(가운데), 메이필드펀드 팀 챙 대표(오른쪽)
웨어러블 혁명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스마트워치 페블의 CEO와 활동량 측정기 미스핏의 CEO가 만났다. 이들은 오는 5월 14, 15 양일간 개최되는 비론치 2014(beLAUNCH 2014)에 연사로 참석해 금일 오전 각자의 스피커 세션에서 창업 스피커를 공유했고, 웨어러블 분야의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메이필드펀드(Mayfield Fund)의 팀 챙(Tim Chang) 대표를 진행자로 하여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논하는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패널 토론은 웨어러블 산업의 두 대표 기업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국내 웨어러블 스타트업과 관계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토론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관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서 날카로운 질문들로 진행되었다.
팀 챙 : 애플이나 삼성 등 대기업의 추격을 따돌릴 최고의 방어 전략은 무엇인가?
에릭 : 애플, 삼성 등 경쟁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고,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는 플랫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제품이 무엇을 어떻게 제공하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소니 : 우리는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그 길을 찾는데, 스토리가 있고 의미가 있는(meaningful) 브랜드와 함께 진행한다. 기능, 기술을 넘어 그 안에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코카콜라와의 협업이 좋은 예다.
팀 챙 : 자사의 하드웨어에 맞는 OS를 개발할 필요를 느끼는가?
에릭 : 그 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다. 나도 2년 전부터 고민해오던 부분이지만 아직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전부 다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고, 융통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소니 : 나도 아직 단언할 수 없다. 우리는 착용성(wearability)과 기술에 더 집중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어쨌든 몸에 착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뛰어난 개발자들과 함께 알고리즘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팀 챙 : 팀은 어떻게 꾸렸는가?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하드웨어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api, 디자이너 등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에릭 : 스피커 세션에서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하게 되는데, 스타트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에 집중하고,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위해 더욱 노력을 쏟는다.
소니 :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데이터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우리 역시 소프트웨어 개발자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등 필요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실리콘 밸리에는 대부분 엔지니어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직종을 구하기에는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닐 수도 있다.
팀 챙 : 삼성, 엘지와 같은 회사처럼 기술과 미학적인 요소를 모두를 취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릭 : 그런 것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되진 않는다. 악세사리는 제각기 다르게 생겼지만 전자제품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다. 미학적인 것까지 모두 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는 사용자들이 자신에게 맞게 어떻게 이용 하는가에 더 관심이 있다.
소니 : 우리도 미적인 요소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진 않는다. 다른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팀 챙 :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은가?
에릭 : 킥스타터에서 기금을 모으기 전보다 후에 더 많은 문제들이 생겼다. 컨설턴트와의 문제도 있었고, 외주를 주는 일에도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를 여러 개로 나눠서 외주를 주면 될 줄 알았는데 그건 큰 실수였다. 외부에는 나만큼 내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소니 : 나는 첫 스타트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에 저질렀던 과오를 범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수는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하드웨어 기업으로서 포장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다. 처음에 패키지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더니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오해하게 되었고 이것은 큰 실수였다. 포장을 잘 못하면 다른 제품으로 착각하게 된다. 어떤 기업들은 제품 개발이 훨씬 중요하다며 포장 따위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포장 같은 디테일까지 신경 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한편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난제를 풀기 위해 개최되는 이번 비론치 2014(beLAUNCH 2014)에는 금일 진행된 위 패널 토론 외에도 콘텐츠 비즈니스(플립보드, 치즈버거 네트워크)등 유망 산업 분야의 연사들이 참석해 다양한 세션을 진행한다. 다소 경직되어 있는 국내 투자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을 아시아 전역의 VC들이 참석해 글로벌 투자 현황과 전망에 관한 세션도 진행되고 있으며 본 행사는 내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치열한 예선을 거친 20개 스타트업의 스타트업 배틀 세션과 72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두루 만나볼 수 있는 스타트업 부스가 14, 15 양일간 진행된다.
정호재 기자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