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Ycombinator가 선택한 최초의 비영리 스타트업- WATSI
2013년 08월 28일

 어떤 분야에서든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 있는데, 언급하지 않다 보면 그것에 대해 소홀해지기 쉽다. 기부단체에 신뢰는 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기부 절차를 단순화하려는 노력에 비해 기부자의 신뢰를 얻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마이크로도네이션 플랫폼 Flattr(관련기사: flattr, 기부의 바다로 닻을 올린 해적)는 기부과정을 버튼 하나로 압축시켜 주목을 받았지만, 회사 데이터에 대한 폐쇄적 운영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할 수 있다면 절차가 아무리 복잡해도 누군가는 기부하지만, 절차가 아무리 단순해도 신뢰할 수 없다면 누구도 기부하지 않을 것이다. 

"I've never been so excited about anything we've funded." 
 
 비영리 P2P 플랫폼 Watsi에 투자를 결정한 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위와 같은 소감을 밝혔다. Watsi는 Y combinator가 선택한 최초의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Watsi는 기부자들과 개발도상국의 치료비가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이어주는 P2P플랫폼으로, 뛰어난 UI(User Interface) 뿐 아니라 기부 과정의 투명성을 장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Watsi의 투명성은 다음 3가지 점에서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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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로 기부

 다른 비영리 단체들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기부금의 100%를 기부에 사용한다는 점이다. 보통 비영리 단체들은 단체 운영비를 기부액에서 충당한다. 그래서 비영리 단체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는 실제 금액은 기부자들이 예상하는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 비영리 단체가 기부액에서 수익을 올리는 게 현실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기부자는 자신의 지갑에서 돈이 새는 듯한 기분이 들 수 있다. Watsi는 모금액 전부를 기부에 사용하는 대신 파트너나 기부자들로부터 따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다시 말해, Watsi를 이용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낸 금액 일부만 쓰이는 모습을 보며 불쾌감을 느낄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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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투명하다

더 나아가 Watsi는 기부금 사용 내역를 "transparency Google Document"라는 웹문서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아무리 모금액의 100%가 기부에 쓰인다 하더라도 실제 데이터를 제공해주지 않는 이상 믿기 어려우므로, Watsi는 환자 프로필부터 메디컬 파트너, 치료, 펀딩 금액 그리고 날짜 등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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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도 알 수 있는...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가 만든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Watsi가 가장 먼저 메디컬 파트너(병원 등 의료단체)가 "low-cost, high impact"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프로필을 넘겨주면 Watsi는 환자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고 메디컬 파트너에게 수술비용 지급을 보증한 다음 프로필을 온라인에 기재한다. Watsi 웹페이지에서 기부자는 환자의 프로필을 살펴본 다음, 기부 여부를 결정한다. 기부 목표액이 달성되면, 메디컬 파트너는 환자를 수술하고 그 결과를 Watsi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Watsi는 수술 경과를 다시 기부자들에게 이메일로 알리고, Paypal로 메디컬 파트너에게 수술비용을 지급한다.  

 비영리는 혁신적이고, 영향력이 있어야 하고, 효율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과거에 비영리단체는 안젤리나 졸리 같이 영향력 있는 유명인사가 필요했지만, 현재는 SNS로 보통 사람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그리고 혁신적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등장으로 기부는 매우 효율적인 과정이 되었다. 그리고 Watsi의 투명한 운영은 앞으로 나타날 비영리 스타트업에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다.
 
 사회학에  '문화지체현상'이라는 개념이 있다. 물질문화의 발전을 비물질문화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세상은 어느 때 보다도 남을 돕기가 쉽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기부에 인색하다고 한다. 기부에 인색한 것을 두고 우리 스스로 한국인은 아직도 개발도상국 의식을 가졌다고 비하하기도 한다. 자기 비하가 아니라 멋지고, 단순하고 믿을 수 있는 기부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말 우리가 후진적 국민성을 가졌다면, 그것을 바꾸려고 매일 길거리에 나와 관심을 호소하는 것보다는 기술적 접근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도 멋진 비영리 스타트업이 나와 기부가 찜찜한 행위가 아니라 쉽고 뿌듯한 행동이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beSUCCESS 최종성 수습기자 | press@besucc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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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si는? 

 Co-founder인 Chase Adam은 'Watsi'라는 코스타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누더기를 걸친 한 여인이 자신의 아들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구걸하는 모습을 보았다. 만약 그 여인을 자신의 친구와 이웃들에게 연결할 수 있다면 더 쉽게 병원비를 마련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Watsi 플랫폼을 만들었다. 2012년 설립된 Watsi는 지난 7월 Paul Graham, Tencent, Vinod Khsola 등으로부터 12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Watsi는 비영리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지분-투자 교환 방식이 아닌 기부 형태로 투자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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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이든 비영리이든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매력적인 디자인, 편리한 인터페이스, 재치있는 아이디어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나다. 사람이 미래다. ryansung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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