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대통령 후보 토론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실망했을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말을 잘 한다는 두명의 -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대통령 후보 - 진지하고 긴장감까지 돌았던 토론의 기억이 아직도 머리속에서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하면서 더 큰 실망이 있었을 것이다. 어쩜 이렇게 두 나라 대통령 후보 토론의 수준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날까? 정말 황당하고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왜 그럴까? 박근혜씨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씨가 머리가 나쁘거나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아닌거 같다. 다만, 남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스킬이 매우 딸리는 사람들인거 같다. 즉, 남 앞에서 말하는 public speaking 기술이 없었기 때문인거 같다. 몇일전에 나는 오바마-롬니의 토론을 다시 한번 봤다. 이번에는 서로가 하는 말보다는 그들의 눈빛, 얼굴 표정, 손짓 그리고 자세를 위주로 봤다. 역시 둘 다 professional한 스피커들이였다. 어느 순간에 언성을 높여야 하는지, 언제 3초 쉬어야 하는지, 언제 손과 손가락을 사용해야하는지, 그리고 언제 어떤 식의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물론, 토론 전날 밤을 새면서 습득한 기술/실력은 아닐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연습해서 몸에 완전히 베인, 아주 자연스러운 동작들이었다.
나는 스탠포드에서 'Public Speaking'이라는 수업을 2학기나 들었다. 참고로 3학점 짜리 수업이니까 총 6학점을 들은 것이다. 스탠포드와 워튼에서 들었던 가장 인상깊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나한테 묻는다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교수의 강의도 아니고 경제학상을 받은 교수의 경제학 수업도 아니다. 바로 남들 앞에서 효과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public speaking이라는 수업이다. 매 수업마다 특정 주제에 대해서 각자 3~5분 동안 발표를 하고, 이걸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각자에게 전담된 코치와 함께 자세하게 분석해서 발표 실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아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 다음 수업에서는 지난 주에 지적 받았던 사항들이 개선되었는지, 안되었다면 뭐가 문제인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연구하고, 발표하고 또 발표를 한다. 시험은 없고 마지막 수업시간에 자유 주제를 기반으로 10 ~ 15분 동안 발표를 한다. 학기 중 배운 모든 기술을 발표하면서 구사하는지에 대한 채점을 기반으로 최종 평가를 받게 된다.
나는 첫 학기에 B-를 받았지만 - 참고로 B 이하는 매우 형편없는 점수이다 - 그 다음 학기는 B+를 받았다. 성적은 두 단계만 향상을 했지만 단지 몇개월 만에 내 발표 실력과 청중 앞에 섰을때의 자신감은 200배 정도 상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도 이런 수업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다. 발표는 그 어떤 수업에서 배우는 지식보다도 사회 생활할때 도움이 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남들이 발표할때 Public Speaking 수업에서 배웠던 사항들을 (다 기억하는건 아니다) 하나씩 마음속으로 check하면서 듣는다.
발표의 달인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죽은 Steve Jobs를 생각한다. 잡스는 우리 시대가 낳은 최고의 communicator 중 한명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public speaker는 '긍정의 힘'의 저자이자 Lakewood 교회의 담임목사인 Joel Osteen이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스틴 목사에 대해서는 돈을 밝힌다니, 이단이니 등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걸 떠나서 오스틴 목사의 설교 장면을 보면 - 내용은 상관없이 - 사람들을 매료하는 public speaking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것이다. 모두가 한 번 정도는 오스틴 목사의 설교 장면을 보면서 그의 말투, 눈빛, 제스처, tone 등을 잘 연구하길 바란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그를 100번만 따라해보면 갑자기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그 자신감을 무대로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Guy Kawasaki가 말하는 "남들 앞에서 말을 잘할 수 있는 11가지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