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15시간 전에 봤던 모습 그대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 중이다. 장내에는 결과물 제출 마감 임박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미 개발을 끝내고 제출을 마친 다음 밝은 표정으로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개발자들도 있는가 하면 여전히 컴퓨터 스크린에만 집중 하고 있는 개발자들도 있다. 누구의 성과물이 더 멋지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가 없는 상태이다.
오전 10시 30분: 마침내 24시간 해커톤의 종료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개발자들의 환호성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오전 10시 45분: 디스럽트 메인 이벤트 홀이 오픈 되고 장내에는 강렬한 비트와 일렉트로 사운드의 음악이 흐른다. 전면의 대형 스크린만이 아직 조명이 켜지지 않은 이벤트 홀을 밝히고 있다. 테크크런치의 초록색 로고와 바탕 화면으로 인해 장내에 초록 빛이 감돈다.
<초록색 빛과 일렉트로 사운드가 영화 메트릭스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개발을 마친 해커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결과물을 소개할 프레젠터로써 장내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한쪽에 마련된 휴식 공간 혹은 그냥 맨 바닥에 누어 휴식을 취하는 개발자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밤새 개발한 서비스와 제품들을 소개하고 소개받기 위해 자리 잡고 있는 개발자들>
<해커톤 장소 한편에 마련 되어 있는 휴식 공간 >
오전 11시: 해커톤 결과물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된다. 총 150여 개의 프로젝트에 각각 60초의 발표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빠르고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3개 팀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발표와 발표 준비를 동시에 진행 한다. 테크크런치 해커톤 사상 가장 많은 결과물이 제출 된 관계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표가 진행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 두 시에 끝날 예정이었던 발표와 수상자 발표는 예정보다 1시간 반이 초과된 3시 30분 정도에야 마무리가 되었다.
< 포드 자동차의 SYNC 시스템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분야에서 1등을 한 Dates.fm 팀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 커플)>
수상자들: 이번 테크크런치 해커톤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드랍박스, 에버노트, 포드 자동차 등등 다양한 회사들이 참여해 개발자들로 하여금 자사의 API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도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스를 설치하고 개발자들과 24시간을 함께 한 이들 기업들의 엔지니어들은 해커톤 결과 발표에도 참여해 자사의 API를 가장 잘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팀을 선정해 소정의 상품을 제공했다. (드랍박스의 경우 1등으로 뽑은 팀에게 평생 사용 할 수 있는 드랍박스 1 테라바이트(Terabyte) 저장 공간을 부상으로 제공 했다.)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API는 트윌리오(Twilio.com)의 음성, 인터넷전화, 텍스트 API로 전체 결과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5%의 프로젝트에 트윌리오의 API가 활용 됐다. 이는 대다수의 앱들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 다음으로 많이 활용된 API는 온라인 메뉴 관리 서비스 회사인 로쿠(locu.com)였는데 로쿠는 이번 해커톤에서 최초로 API를 공개 했음에도 불구하고 15.3%의 해커톤 프로젝트에서 활용이 되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은 이곳 미국에서도 풀릴 듯 풀릴 듯 쉽게 풀리지가 않는 문제로 인식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개발자를 위한 API와 개발 환경을 갖고 해커톤을 찾은 포드 자동차도 전체 6.7%에 해당하는 숫자의 프로젝트들의 개발 플랫폼으로 선택을 받아 AT&T 클라우드 아키텍쳐(12.7%)와 드랍박스(8%)에 이어 이번 해커톤에서 다섯 번째로 가장 인기 있는 개발 플랫폼으로 꼽혔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은 5.3%의 프로젝트에만 선택을 받아 공동 6위에 머물렀으며 한 일본인 개발자가 만든 노페이스북(http://nofacebook.mobi)이라는 얼굴 노출 방지용 사진 합성 앱은 테크크런치로부터 특별 맨션을(special mention) 받기까지 했다. (하지만 디스럽트 2일차에 예정 되어 있는 마크 주커버그의 공개 인터뷰 세션은 여전히 이번 행사의 가장 주목 받는 이벤트이다)
테크크런치가 뽑은 최고의 프로젝트: 테크크런치는 API 제공 사들이 뽑은 프로젝트와 별도로 상금 $5,000와 디스럽트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게 될 한 개의 팀을 뽑았다. 구글 플러스의 제품부분 부사장과 야후의 리서치 연구자를 포함한 심사 위원단은 멀리 위스콘신 주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찾아온 라이브볼트(livebolt)를 2012 테크크런치 해커톤의 1등 팀으로 뽑았다.
이미지 출처: TechCrunch
라이브볼트 팀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인을 인증 하고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ID/보안 키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를 구현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인식 할 수 있는 $60짜리 별도의 하드웨어 잠금 장치가 필요하다. 팀 발표 때에도 몇 안 되는 하드웨어 활용 개발 프로젝트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는데 하드웨어 회사인 포드 자동차의 해커톤에서의 약진도 그렇고 내일부터 시작될 디스럽트 컨퍼런스에서도 하드웨어와 관련된 파괴적 혁신이 계속해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