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Flip) 관련된 미국 상호법(Trademark Law)
2020년 11월 04일

플립(Flip) 관련된 미국 상호법(Trademark Law)

플립에 관련된 미국법을 상세히 다루는 칼럼을 이어 이번에는 상호법(Trademark Law)에 대해서 다룬다. 플립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필자의 지난 칼럼을 참고할 것을 권한다.

먼저 '상호(Trademark)'와 '저작권(Copyright)'의 차이점에 대해서 먼저 간단히 설명하겠다. 이 두 가지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호권 설명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개념 다 상호와 관련된 어구, 어체, 문양, 마크 등에 적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생각이 될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목적이 둘 사이에서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저작권은 창조적인 노력에 대한 보호가 목적이고, 상호는 소비자 보호 및 영업권(Goodwill)의 경제적인 권리 보호가 목적이다. 이 두 가지의 목적은 서로 적용 대상이 다르면서, 두 목적이 우연히 겹칠 수도 있고 또는 한가지 목적에만 해당이 될 수도 있다. 다른 말로, 저작권이 없다고 해서 상호권이 없다고 결론지을 수도 없고, 마찬가지로 상호권이 있다는 것으로 저작권이 있는지 없는지 결론 지을 수 없다.

자세한 저작권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상호권이 플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방향으로 위험을 피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이 칼럼 하나에 모든 미국 상호법을 다 다루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 플립과 관련된 이슈를 간단히 소개한다.

1. 한국에서 사용해 오던 상호를 미국에서도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지 고려한다

플립이라고 하면 지난번에 소개한 것처럼 한국에서 신생 회사가 미국으로 본거지를 옮기는 수순을 지칭한다. 플립은 진행하는 회사마다 각기 다른 사업 단계로, 그중에는 이미 어느 정도 영업을 진행해온 회사도 있다. 이 경우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용해온 상호가 미국에서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상호를 미국 내 상거래에 사용해야 한다

미국에서 법적으로 상호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정해진 상호를 미국 내 상거래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필요한 조건이다. 작지 않은 규모의 상거래에 계속해서 정해진 상호를 공개적으로, 독점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상호를 일정 규모나 횟수 이상 사용을 해야 한다는 정해진 내용이 있다기보다, 상황에 따라서 적용되는 수준이 달라진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실제로 물건을 판매하는 데 상호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아도, 선전 및 광고 혹은 여타 영업 행위를 통해서 상호를 공개적으로 대중에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샘플을 여러 고객에게 보낸다던가, 상품 판매를 미리 공개한다던가, 선전을 통해서 주문을 받는다던가 등의 상행위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상호를 사용해서 한두 번 선전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상호를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회사가 유사 상호를 사용하려고 할 때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될 정도로 상호가 대중에게 알려져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

-특허청에 등록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상호를 모두 보호받을 수 없다

여기서 한가지 고려할 것은 미국에서는 특허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등에 등록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상호를 다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상호를 정기적으로 비즈니스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가 등록되어 있다는 것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상호권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presumption)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등록뿐만 아니라 고유한 상호를 정기적으로 사용을 했어야만 법적인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다.

물론 상호를 특허청 등에 등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호나 이익도 있다.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상호권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있으니 다른 회사가 상호 등록을 하기 전에 미국 특허청에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호가 있는지 검색을 하고,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호가 이미 있는 경우 자신들의 상호를 바꾸게 하는 경우가 일례이다. 일단 그런 전제를 부여받는다는 것이 여타 유사 상호를 고려하는 다른 회사에 큰 부담감이 되고, 나중에 상호권에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때 그런 전제를 배경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도움 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는 상호를 등록하는 것이 보호가 되기도 한다.

2. 미국에 이미 유사한 상호가 있는지 조사한다

한국법인이 미국법인으로 플립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같은 미국 법규가 적용되는데, 한국식 상호권에 익숙해져 있다거나 혹은 미국 상호권법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미 한국에서 오랫동안 상용해서 이미 잘 알려진 상호가 있다면 미국 진출 시 미국에 유사한 상호가 없는지 알아보고, 필요하면 상용의도(plan to use)를 배경으로 미리 신청하던가 해외에서 등록이 된 것을 근거로 미리 신청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하겠다. 한국의 모 음식 회사가 한국에서 매우 유명한 상품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 했는데, 외국계 음식 회사가 그 유사한 상호를 미국에 먼저 등록해버려서 실제로 한국 회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에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기 위해 고전했다는 사례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았더라면 외국계 음식 회사의 상호 등록에 대해 악의적인 의도와 실제 상거래에 유사 상호가 실제로 상용이 되었는지를 따져 보았을 법도 하다. 또 비슷한 예로 좀 더 이전의 일이긴 하나 한국의 모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이미 미국에 등록된 유사한 다른 상호 때문에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3. 상호 사용을 허락하는 라이선스 계약은 관련 회사들 간에도 작성한다

플립을 하는 과정 또는 플립 후에도 관련 회사들끼리 상호를 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허락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회사와 미국회사가 100% 지주 관계의 계열 회사라고 해도 두 회사는 별도 법인이기에 만일 플립을 통해 지사가 될 한국회사가 상호를 소유하고 있다면 미국회사는 적절하고 필요한 관련 회사 간의 계약을 성립하고 준수해야 한다. 아무리 한 파운더가 두 회사를 다 설립을 했고 모회사, 자회사 관계이더라도, 두 회사가 별도 법인일 경우에는 각각 다른 회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두 회사 간의 상업 행위는 반드시 제삼의 회사 간에 계약 관계와 같이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상호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상호를 사용하고자 하는 회사에게 상호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각종 제한 등 컨트롤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를 보유한 한국회사가 그러한 제한권을 보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회사가 그 상호를 사용할 수 있게 두었다면 상호에 대한 포기로 간주될 수 있다. 상호의 기본 목적은 소비자에게 그 물품이나 서비스 판매에 대한 생산자 또는 공급자에 대한 표식인데, 별도의 법인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상호를 사용하도록 둔 까닭에 상호권법의 기본 목적에 어긋나고, 상호권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위험을 피하고자 보통은 지주회사가 상호권을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경우 계열사 간의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이 없다 해도 상호를 사용하는 회사에 대한 지주회사로서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구조를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플립을 통해서 한국회사가 자회사가 되면서 동시에 한국회사가 상호의 보유주라고 한다면 반드시 라이선스 계약를 통해서 한국회사는 미국회사가 상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컨트롤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만 상호권을 실수로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물론 올바른 결론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각기 회사의 목적에 맞게 심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체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변호사의 확실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 상호 사용이 꼭 필요한지 기본 목적에 대해 고려한다

상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기본 목적에 대해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상호란 많은 소비자에게 손쉽게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독자성을 알리기 위해서 중요한 개념이다. 다시 말해 서비스나 상품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회사의 경우 상호에 대한 중요성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혹은 상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해당 상호의 중요성은 그만큼 적다고 볼 수 있다. 해당 회사가 고려하고 있는 혹은 벌써 사용하고 있는 상호가 다른 회사의 상호와 겹칠 수 있는 경우, 회사에 치명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호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한 방법이고, 상호를 사용하기보다는 회사의 인지도를 부각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많은 고객의 인지도가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면, 그만큼 미리 심혈을 기울여 플립에 맞추어 미국에서도 상호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공동저자: 송희범 변호사 & 이연수 변호사
*실리콘밸리의 Song & Lee Law Firm은 상법, 회사법, 소송법을 전문으로 하는 로펌으로 법인설립부터 M&A까지의 법인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법률서비스를 한 로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칼럼 내용에 대한 문의는 Deborahlee@songleelaw.com이나www.songleelaw.com을 통해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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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수 변호사는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벨리에 위치한 상법, 회사법, 소송법 전문 로펌인 Song & Lee (www.songleelaw.com)의 파트너 변호사이다.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는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응원한다. deborahlee@songlee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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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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