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 '매튜 파파키포스(Matthew Papakipos)'는 실리콘밸리에 흔하다는 엔지니어 출신의 투자자이다. 그러나 그는 투자자이기 전에 팔로알토 토박이로 엔비디아, 구글, 페이스북을 거친 하드코어 엔지니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97년에 엔비디아에 들어가 GPU 설계를 맡았으며 GPU 관련 개발뿐만 여러 개발 프로젝트 이끌었다. 그때 당시 엔비디아는 1993년 문을 막 연 회사였다. 이후 '픽스트림(PeakStream)'이라는 패러럴 프로세싱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해 세콰이어 캐피탈(Kleiner Perkins),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파운데이션 캐피탈(Foundation Capital)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구글에 매각한다. 이후 매튜는 구글에 합류하여 크롬 OS를 개발을 이끌었다. (http://www.papakipos.com)
개발, 창업, 투자 등 전 분야에 걸쳐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그는 현재 투자자로서 테크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여성 기업인이 이끄는 회사나 여성 벤처캐피탈 등 여성과 관련된 곳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그는 2018년 1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그가 가진 일에 대한 모토는 ‘다른 사람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엔지니어로서, 연쇄 창업가로서, 투자자로서 그가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불가능한 일에 계속해서 도전하길 바란다. 또 매튜처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이해가 깊은 사람이 더 있다면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서도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비석세스는 2019년 1월 서울을 방문한 매튜 파파키포스를 만나 그가 가진 투자 철학과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들어봤다.
1.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투자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작년(2018년) 서울에 살면서 총 5군데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e-스포츠, 서보 모터, 여성 건강 및 영양, 여성 생리용품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시간관리 앱을 만드는 회사이다. 이 중 네 곳은 한국 VC의 추천이 있었고, 나머지 한 곳은 인큐베이터가 주관한 네트워크 이벤트에서 만났다.
2. 이 곳에 투자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를 할 때 기초가 되는 당신만의 철학이 무엇인가?
우선 내가 투자하는 회사는 적어도 50% 이상 여성이 세웠거나 여성이 경영하는 회사여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여성이 세운 스타트업이 남성 창업자보다 매출도 높고 투자자를 위한 이익 배분률도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직 많은 남성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라 좋은 투자처를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내가 가장 초점에 두는 선정 기준은 탄탄한 팀 구성, 좋은 기술 계획, 잠재력 있는 시장성(평가 가치 100억 달러 이상) 그리고 세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 여부다.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업이 아니면 나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무기 회사 같은.
3. 엔지니어 출신의 투자자로 알고 있다. 주변에 은행, 증권 등 금융 출신의 투자자들과 자신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실리콘밸리의 경우 투자자들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30년간 쭉 그래왔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한국에서 엔지니어 배경을 가진 투자자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내가 일한 최고의 미국 투자팀은 엔지니어, 금융, 마케팅, CEO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쿠팡,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 IT 업체가 상장을 하면 더 다양한 배경의 투자자를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엔지니어 배경을 가진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다른 금융 배경을 가진 투자자와 비교해 기술에 대한 검증이 더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금융계 출신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일례로 나는 블록체인 쪽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을 생각이다. 전혀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 배경 투자자가 보지 못하는 엔지니어링 가치를 발견하곤 한다. 나는 다른 사람이 쉽게 놓칠 수 있는 깊은 기술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4. 당신처럼 엔지니어 배경을 가진 투자자를 만나 피치할 경우 창업자에게 줄 수 있는 충고는?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디테일을 보여달라. 이탈률이라던가 숫자를 이용해서 자세히 말해달라. 당신이 보유한 기술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내가 모르는 기술에 대해 가르쳐줘도 좋다. 아니면 이전에 했던 괜찮은 작업에 관해서 이야기해줘도 좋다.
5. 당신이 생각하는 '글로벌'은?
글로벌은 한국을 제외한 시장.
6.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고려해야 할 점은?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일찍 준비해야한다. 대표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면 글로벌 진출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언제쯤 미국이나 유럽에 사무실이 필요한지, 본사를 옮길지 해외 지점을 만들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매출 대부분이 한국 밖에서 발생하거나 고객 대부분이 한국 밖에 있다면, 그말은 당신의 사무실이 한국 밖에 있어야한다는 이야기다.
7. 한국 스타트업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 중에는 여성이 상당히 많다. 처음엔 한국에서는 여성 창업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여성들이 이끄는 스타트업 중 몇몇은 규모가 상당했는데 이것이 한국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e-스포츠, 모터, 화장품, 문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또한 뛰어난 엔지니어도 많고.
단점이라면 한국어가 한국 밖에선 사용하지 않는 언어라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면 영어를 하루빨리 배워야 한다.
8.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회사 이름은 비석세스이다. '성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공한 스타트업은 장기 경쟁력을 갖추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직원에게 생계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다. 만약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면, 그 스타트업은 꽤 잘하고 있는거다.
9. 한국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한국 음식, 친구들, 패션, 그리고 음악을 매우 좋아한다.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룬 경제적 성장 스토리는 나에게 큰 영감을 줬다. 한국 스타트업이 곧 경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삶, 안전, 글로벌 문화 리더십 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 있으면서 많은 빈곤층 노인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매우 슬펐다. 이 부분에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공기 오염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져서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10. 다음번 한국을 방문하면 만나고 싶은 창업자나 스타트업이 있는가?
당장 투자할 계획이 없지만 이번에 (서울에) 잠시 방문한건데 투자하고 싶은 회사 세 곳이나 찾았다. 여기는 스타트업의 열기가 아주 뜨거운 나라인 것 같다. 그리고 한국 VC가 투자 규모를 늘리길 바란다. 실리콘밸리, 뉴욕, 파리, 런던 등 기타 지역과 비교해 이것 때문에 스타트업 성장이 더딘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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