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해달라고 조르는 친구. 막상 연결을 해주려고 하면 꽤 까다롭게 군다. 결국 핸드폰을 던져주며 카톡 보고 고르라고 소리치게 만든다. 선량한 마음으로 시작한 주선은 참 귀찮기만 하다. 상대의 의사를 물어보고 연락처를 교환해주며 때로는 첫 만남에 동행하는 친절함 까지도 불사한다. 그렇게 남 좋은 일만 하고 돌아왔지만 정작 본인이 싱글이라면 옆구리는 더 시리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ttting(팅팅팅). 주선자도 될 수 있고 싱글로써 어필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주선자 중심 소셜 데이팅 서비스 팅팅팅
카톡과 유사한 UI를 가지고 있는 ttting은 한 눈에 봐도 ‘쉽고 간편’ 하다. 우선 주선자의 입장으로 ttting을 이용해보자. ttting에 접속한 후 소개팅 해주고 싶은 친구를 최대 6명까지 골라서 목록에 올린다. 그리고 각 친구에 대한 소개 글을 달아 놓는다. 이때, 해당 친구를 아는 다른 사람도 롤링페이퍼처럼 말을 덧붙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사람에 대한 솔직한 평판들이 적힌다. 내 친구들은 내가 올린 6명의 싱글친구 목록을 보고 ‘와우’나 ‘포크’로 관심을 표현한다. 와우는 ‘이 사람 괜찮네.’ 라는 정도의 반응이면 포크는 소개해달라고 진심으로 원하는 표현이다. 누가 누구를 포크로 찔렀는지는 주선자만 볼 수 있다. 연결을 해주냐 마느냐는 주선자의 손에 달려있다.
주선자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역할을 다 했으면 이제 다른 친구들이 올려놓은 싱글친구 목록을 구경하러 갈 차례다. 그 동안 친구의 페이스북이나 미니홈피를 타고 들어가 친구의 친구를 살펴보곤 했을 것이다. 발자국이 남을까봐 두려운 마음을 안고 말이다. 이제는 마음 편히 친구의 친구를 구경할 수 있다. 그것도 명백한 솔로로만.
“소개팅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들은 소개팅 해주기전까지 잘해주거든요. 밥도 사주고 술도 한잔 하자고 하고. 이런 부분을 BM으로 넣어보려고 해요. 예를 들어 포크 하나 찌르고 (주선자에게)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보내는 식으로요. 그러면 혜택이 있으니 주선자도 즐거운 마음으로 소개팅 연결을 해줄 수 있죠.”
더불어 다양한 제휴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주선자가 소개팅 연결을 해주면서, 어느 레스토랑에서 만날지 추천을 해주는 정도로 해당 레스토랑 쿠폰을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윤 대표는 기존의 소셜데이팅 서비스와의 차별 점으로는 신뢰도 높은 큐레이션을 강조했다. 신뢰도는 큐레이션의 주체가 누구냐의 차이에서 온다. ttting은 친구가 선별한 6명의 싱글친구 중에서 소개를 받으므로 신뢰할 수 있다.
꽤 잘나가는 회사에서 스타트업으로
디자인을 전공한 윤 대표는 이미 대학시절 실력을 인정받아, ‘삼성디자인멤버십’에 발탁되어 활동했으며 졸업과 동시에 삼성에 입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용감 혹은 무모하게도 삼성에 가지 않고 창업을 선택했다.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았어요. 제 안에서 열정이 용암처럼 끓고 있는데 대기업에 입사해서 서서히 대기업의 틀에 맞춘 사람이 되기는 싫었어요. 제가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아마 (대기업에 가더라도) 되게 잘 지낼 것 같은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싫었어요. 그보다는 도전하고 싶었어요.”
윤 대표는 28살이던 2009년, 세 명의 지인과 함께 데어즈를 설립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찾아낸 후 해결을 담은 제안서를 들고 무작정 찾아가는 식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서서히 여러 대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브랜드, 미디어 관련 UX 컨설팅을 하는 꽤 잘나가는 회사로 키웠다. 이대로만 해도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도전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스마트폰이 몰고 온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자처하고 나섰다.
“문제 있어? 그럼 바꿔.”
‘주변에 괜찮은 싱글들 참 많은데, 이들을 어떻게 연결시켜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결국 ttting을 출시하기에 이른 것처럼 윤 대표는 솔루션이라는 단어를 중요시한다. 일상의 작은 문제들도 놓치지 않으려는 그의 머릿속은 ‘문제인식-> 고민-> 해결’ 의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듯 했다. 그는 고민을 즐기는 사람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ttting 외에도 4개의 대박 서비스가 더 준비되어있으니 말 다했다. “고민을 많이 하는 걸 두고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당연히 실행이 뒤따라야겠지만요.”
물론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들이 윤 대표 혼자만의 아이디어는 아니고 데어즈 멤버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이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이를 가능케 했다. “같이 생각을 하는 거죠. 저희 회사는 멤버개념이어서 내가 생각하고 네가 디자인하고 이런 개념이 없어요. 누구나 기획을 하고 자기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자기가 PM이 돼서 작업을 해요.” 이런 회사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은 그가 꾸는 꿈에서 비롯된다.
“회사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은 매출 8천억이고 또 제가 퇴사하는 게 꿈이에요. 뭔가를 생각해서 만들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여건이 안 되는 게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뭔가를 하고 싶은 사람이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신입이 처음에 들어와도 명확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그걸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회사요.”
젊은 나이에 성공적으로 회사를 키운 비결을 묻자, “대표가 돈을 많이 안 가져가면 회사가 살더라고요.(웃음)그리고 실력보다는 신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보다 우리가 열심히는 한다. 그러니 운이 올 거다.” 라며 웃었다.
잘되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운이 좋다고들 하던데, 윤 대표도 자신이 운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겸손한 고정멘트인지는 모르겠으나,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이 따르는 건 확실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