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et in China
2012년 07월 25일

중국 출장을 꽤 오래 다녀왔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뿐 아니라 워드프레스 역시 막혀있는 국가인지라 블로그 포스팅 할 기회가 없었네요. 글을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답답한 몇 달이었습니다.

중국은 인터넷이 ‘느리면서 빠른’ 곳입니다. 일단 접속이 가능한 모든 외국 서비스가 다 느립니다. 속도 벤치마크 결과도 한국의 1/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전국 평균치라 대도시의 경우 조금 더 빠르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반면, 자국 서비스는 상당히 빠릅니다. Sohu, Sina, Baidu 등 포털, 주요 MMORPG 게임, Youku, Tudou 같은 동영상 서비스도 전혀 끊김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느린 망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접속하는데도 서비스 품질에 무리가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마침 Tech in Asia에 비슷한 취지의 글이 소개되었습니다. (“Is China’s Internet Fast?”) 객관적으로 빠르지 않은 브로드밴드지만, HD 퀄리티 영상 (720-1080p) 시청에도 큰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처럼 3G만으로도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의 네트워크 환경은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현지 사업자에게는요.

반면, 해외 사업자에게 중국 인터넷은 속도만으로도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최근 만난 몇몇 해외 서비스 사업자들은 입을 모아 중국에서는 규제/검열 등으로 인해 서버를 중국 현지에 두지 않으면 CDN을 써도 속도가 크게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확한 Scheme은 모르겠으나, 중국에서 해외 서비스에 접속할 경우 해외에서 호가 들어와 중국 내 검열기관을 지나 다시 해외로 갔다가 중국에 있는 유저에게 전해진다고 들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스토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에버노트가 중국 로컬 서비스를 런칭한 이유는 단순 브랜드 때문만은 아닐겁니다. 실제로 이번에 만난 해외 사업자는 중국 로컬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서버를 중국에 두고 서비스를 런칭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관련 정책은 참 일관적으로 ‘Intranet’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구글/페이스북/트위터를 막고, 카피캣인 Baidu/Renren/Weibo를 키우고 있습니다. ‘The Great Firewall’은 영어로 된 ‘Tibet Independence’, ‘Tianmen Shooting’ 검색은 막지 않으나, 중국어로는 모두 차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얼마전 장쯔이 관련 루머도 중국에서 중국어 검색은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중국으로의 인터넷 서비스 진출은 파트너십에 기반한 Localization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파트너라고 해봐야 대형 사업자 몇 개 뿐이므로, Rip-off 당하는 사례도 정말 흔합니다. 막상 진입하고 나서 엉뚱한 정부 규제로 인해 서비스가 막힐 수도 있습니다. 정부 기관도 SARFT (광전총국)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산하 Branch(?)가 여럿 있고 저마다 다른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름도 못들어본 정부 기관/공기업에서 찾아와 ‘새로운 규제가 생겨서 너희가 100원을 지출하게 생겼는데, 10원을 주면 해결해주겠다’고 제안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차라리 중국 서비스의 Globalization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다수의 중국산 게임을 한국에서도 Publishing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컨텐츠 수출에 상당한 금전적/비금전적 Incentiv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Weibo 같은 서비스의 실제 Active Usage와 서비스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이번에 만난 글로벌 기업의 중국 지사에서 들은 얘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중국 시장은 계륵과도 같다고 합니다. 시장이 크고 매력적인 건 알겠는데, 난이도가 너무 높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앞 뒤 다 재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똘똘이 스머프가 맞을지, 손실을 무시하고 달려드는 돈키호테가 맞을지는 중국 문호가 본격 개방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증명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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