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영화-3D카메라, 그리고 3D 프린터
과거 인간들의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욕구는 수백 년 전부터 증폭되어왔다. 더욱 생생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남기기 위해 극사실주의 그림이 발전해왔고 사진기가 발명되었다. 하지만 순간의 찰나를 기록할 수 있는 사진은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더 역동적인 장면을 남기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매 순간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이어붙인 뒤 연속적으로 재생시키는 방법으로 최초의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의 기술이 점점 발전하여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영화, 합성을 통한 S/F영화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게 된다. 가장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는 바로 3D영화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3차원으로 X,Y,Z축으로 이루어져 입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에 작품의 표현이나 소리, 영상처리 기술에 따라 현실적이라고 느낄 수 도 있지만 입체적으로 보인다면 얼마나 더 현실적일까? 촬영장비 제조회사에서도 고가의 3D 카메라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3차원 기술은 단순히 영상 촬영이나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좁은 범위에서만 존재할까? 3차원 기술은 영화나 컴퓨터에서 뿐만 아니라 이제는 프린터까지 응용되고 있다.
산업용 3D 프린터에서 가정용까지
일반적인 프린터라 함은 사용자가 작성한 문서 또는 스캔한 문서를 출력하는 장치를 말한다. 그렇다면 3D프린터는 글자 또는 그림을 입체적으로 출력하는 장치일까? 언밀히 말하자면 출력이라고 보기 보다는 제작이라고 봐야 맞지 않을까 한다. 3D프린터는 일반적인 인쇄기와 다르게 특수목적을 지니고 있다. 글과 그림을 인쇄하는 것이 아닌 물체를 직접 소형화 하여 출력할 수 있다. 이전까지 산업디자인에서는 도면을 출력하고 디자인 한 모양대로 석고나 찰흙을 다듬어 목업을 만들어 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재료를 섞어 심지어 구동까지 가능하도록 출력이 가능하다. 3D프린터 제조회사인 Z-Printer는 산업용 3D프린터 제조회사라 가격도 만만치 않고 일반인이 사용하기엔 상당히 거리가 멀다. 하지만 최근 3D프린터가 각광받으며 가정용 3D프린터를 제조하는 회사가 생겨났고 소셜펀딩크라우드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선 가정용 3D프린터 뿐만 아니라 펜 형태를 지닌 3D프린터를 투자유치했다.
그렇다면 산업용으로만 쓰이던 3D프린터가 가정용으로도 제조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렴한 열 경화성 플라스틱 실을 사용하는 프린터
3D프린터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인쇄기인 경우 타자기부터 잉크젯, 레이저 인쇄기 등 다양한 출력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3D프린터 같은 경우 문서출력을 용도로 만들어진 프린터와 다르게 카트리지나 토너를 사용하지 않는다. 3D프린터에는 총 3가지 방식이 존재하며 재료와 출력방식도 다르다. 석고나 나일론 가루가 담긴 통에 바인더라는 접착제를 뿌리며 재료를 응고시키는 방식, 광경화성 플라스틱 즉, 레진을 사용하여 빛을 쪼인 부분을 경화시키는 방식, 열 경화성 플라스틱 실을 층층이 쌓아 경화시키는 방식이 있다. 석고와 나일론 가루를 사용하는 3D프린터는 재료값은 비싸지 않지만 프린터 가격이 기본적으로 수천만원에 해당하고 레진을 사용하는 프린터는 레진 가격이 1kg당 $200~$300 이기 때문에 유지보수비용이 상당히 부담된다. 하지만 열 경화성 플라스틱 실을 사용하는 프린터 같은 경우 재료값이 1kg당 $10 ~ $50 이내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DIY로 제작이 가능할 정도로 오픈소스로 공개된 정보가 많다. 다만 재료값과 기기값이 다른 프린터에 비하여 저렴한 대신 열을 이용한 출력물이기 때문에 열조절에 실패할 경우 출력물이 변형 될 우려가 있다. 타 기기에 비하여 출력물의 디테일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큰 차이는 없으므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것이다.
3D 프린터의 치명적 매력과 단점
재료와 출력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3D프린터는 매우 흥미로운 장비이다. 어느 물체든 3차원으로 스캔을 할 수 있다면 축소시켜 모형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응용한다면 3D프린터로 건물을 출력하여 각종 실험을 거쳐 건물의 안정성을 실험하거나 자동차를 공기역학적으로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2002년 미국에선 3D프린터를 활용한 수술이 있었다. 샴쌍둥이를 분리하는 수술은 시간이 엄청나게 소모될 뿐만 아니라 한 아이를 살리면 한 아이가 죽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수술이다. 하지만 분리수술을 22시간 만에 성공했고 두 아이 모두 살릴 수 있었다. MRI로 쌍둥이가 붙어있는 부분을 촬영하여 3D프린터로 인쇄했다. 인쇄물에는 내장과 뼈 뿐만 아니라 혈관까지 재현이 되어있었기에 인쇄물을 자르는 연습으로 실제 수술에서 당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3D프린터 출력물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과 인공 뼈 까지 만들어 수술에 성공한 사례가 있었다. 이렇게 3D프린터를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정말 무한대일 것이다. 하지만 스캔한 데이터나 도면만 있으면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악용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YouTube에서는 3D 프린터로 총기류의 도면을 이용하여 실물과 똑같은 총을 제작했고 장전하면 발사까지 되는 총을 만들어내는 영상이 등장했다. 이를 활용하여 현재 존재하는 물건의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해 내거나 이를 제조사에 보고하여 이롭게 하는 작업을 한다면 3D프린터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제품이든 무작정 찍어내어 무기를 제조하는 등 악용한다면 3D프린터의 치명적인 오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D프린터의 등장으로 프린터는 단순히 출력을 하는 장치가 아닌 물체를 분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컴퓨터를 위한 장치가 아닌 건축, 군사, 생명, 의료 영역까지 확장하여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대를 거듭하면 거듭할 수록 진정한 융, 복합적인 기술들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복제의 고정관념을 깨버린 3D 프린터. 미래기술을 예측하는 사람들은 3D 프린터가 단순히 건축과 의학 등 공학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음식 재료를 넣고 음식도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3D프린터의 기술 융합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