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푸드(4food)라는 햄버거 가게에서는 아이패드를 설치해 놓고 아이패드로 주문을 받는다. 햄버거에 아보카도를 넣거나, 파인애플이나 치즈를 넣는 등 고객이 직접 여러 가지 조합으로 주문한다. 또 자신이 만든 레시피를 인터넷에 올려 공유할 수도 있고, 다른 고객은 인터넷에 공개된 레시피에 좋아요를 누르고, 평가가 높은 레시피 그대로 주문할 수 있다.
C&A라는 브라질의 의류 소매점은 옷걸이에 숫자 액정판이 달려있어, 이 옷은 어느 정도 ‘좋아요’를 받았는지가 표시된다. 덕분에 소비자는 쇼핑할 때 다른 사람들이 이 상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확인하고 옷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하는 새로운 마케팅 활동 'O2O(On-line to Off-line)'는 KT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5 ICT 10대 주목 이슈’에 선정되며, IC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앱을 통해 음료를 선택한 후,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면 주문이 완료되어 음료 주문을 위해 따로 줄을 설 필요가 없는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Siren Order)’라던지, 상권에 대한 가상의 영역을 설정하여 쿠폰, 이벤트, 프로모션 등과 같은 마케팅 및 주변 맛집, 지역 행사 안내, 자동 체크인 기능을 제공하는 SK Planet의 지오펜스 솔루션(GeoFence Solution), 다음 카카오의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통한 온라인 캐릭터 상품 및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전략 등은 성공적인 O2O 마케팅의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이 향후 1순위 사업 분야로 O2O 영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O2O 비즈니스가 소셜커머스의 전철을 밟으며 머니 게임의 장으로 변질할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O2O커머스 시장의 핵심 자원으로 자본을 꼽으며, “O2O 커머스 영역은 그 자체로 플랫폼 비즈니스적인 성격을 가진다. 일면 서비스 자체가 단순해 진입 장벽이 낮아 보이지만 판매자와 구매자 네트워크를 장악하게 되면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승자 독식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라며 국내의 취약한 벤처 생태계 현실 상 다양한 분야에서 O2O커머스의 성공 사례가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냉장고 옆에 지저분하게 붙어 있거나 휴지통에 던져졌던 동네의 찌라시들을 모아 소상공인들의 O2O 광고 플랫폼으로 발전하여, 500억 원대의 회사 가치를 가지게 된 '배달의 민족’과 같이 한국의 스타트업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척해 나아갈 O2O 비즈니스 영역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오늘은, 2000년에 설립된 일본계 ICT 비지니스 전략 컨설팅 기업 D4DR과 EC연구회의 새로운 저서, '오투오 마케팅 혁명 : 28가지 전략' 의 O2O 마케팅에 관한 통찰들을 기반으로 한국의 스타트업이 취해야 할 O2O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공간의 가치를 활용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전략
일본에서는 각 지점을 돌아다니며 스탬프 모음판에 포켓몬 스탬프를 찍어오면, 상품으로 교환해 주는 ‘포켓몬 스탬프러리’라는 이벤트가 유명하다고 한다. 또한 인기 애니메이션의 무대가 된 실제 마을이나 지역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 거리나 풍경을 그대로 꾸며 놓은 경우가 많다. 특정한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은 그곳에 가야 하는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이는 O2O 마케팅의 핵심 컨셉인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에게만’과 일맥상통한다.
일본의 지도 검색 서비스 업체인 마피온(Mapion)은 2008년부터, 이와 같이 공간의 가치를 활용한 모바일 영토 정복 전쟁이라는 위치 기반의 게임을 런칭했다. 유저는 자신이 있는 곳의 위치 정보를 발송하여 자신의 영지로 공표하고 여러 지역을 다니며 이를 반복함으로써 전국 통일을 목표하는 하는 게임이다. 2013년 2월 기준으로 이용자 수는 10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게임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여행 중 숙박, 교통 등의 다양한 소비 활동을 유도하기 때문에, 마피온은 철도 업체나 지방자치 단체, 상점가 등과 같은 새로운 고객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 한 예로 ‘겐페이 알현 ! 겨울 전쟁(2011년 12월~2012년 3월)’이라는 이벤트는 마피온이 전국 관광협회와 협력하여 전국 100개 지점을 도는 스탬프러리를 1184년에 벌어진 ‘겐페이 전투’에 적용하여 시행한 이벤트로, 참가자 수는 전국 18만 명이 넘었고, 경제 효과는 54억 엔 (한화 약 540억원)에 달했다. 또한 구로타 구와 미나토 구 상점가에서 행한 ‘2대 타워를 되찾자!(2013년 1월~2월)는 도쿄 스카이 트리와 도쿄 타워 주변을 돌면서 스탬프를 모으는 스탬프러리 이벤트였는 데, 431개 상점이 참가했고 이 기간에 총 13만 명이 방문해 4,000만 엔(한화 약 4억 원)을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와 같은 마피온의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모객을 유도하는 쿠폰 및 포인트 시스템 혹은 매장 방문을 위한 체크인 서비스에 있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자칫 스팸과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잉여로 간주할 수 있는 쿠폰 및 포인트 시스템에 스토리 텔링과 참신한 기획을 더하여, 고객을 능동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승화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O2O 마케팅 전략을 단지 쿠폰을 전송하고 싼 가격으로 모객하는 수단으로 간주하면 기존 오프라인 이벤트 마케팅과 다를 바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오프라인의 경험을 전달하며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포지셔닝해야 할 것이다. 마피온의 하마야 겐지 이사는 O2O 마케팅을 ‘즐거움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규정한다.
2. LTV(고객의 평생가치) 중심의 프레임과 행동 정보 마케팅
일본 최대 화장품 포털 사이트 앳 코스메스토어(@cosmestore)는 인터넷 기반의 정보 공유 및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오프라인 사업에 진출한 예이다. 기존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고객들이 호평하는 친근함과 일상감과 편안함을 그대로 계승하여 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랭킹 코너 등을 갖추어 인기 상품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온라인 사이트와는 달리 상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온라인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은 후에 오프라인의 앳 코스매스토어로 발걸음을 옮기는 쪽과 오프라인 상점에서 상품을 보고 체험한 후 웹 사이트에서 재검토하여 구매하는 쪽, 두 방향의 O2O 효과를 노렸다.
기존의 온오프라인 상의 고객을 통합 아이디로 관리하며, 고객 정보를 수집하여 매출 공헌도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이에 기반하여, 등급별, 행동 패턴별로 고객을 분류하고, 고객 행동 패턴별로 개별화된 전략을 시행한 후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최근 대부분의 오프라인 매장은 쇼루밍(Show rooming)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쇼루밍이란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을 확인한 후 마음에 드는 상품을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앳 코스매스토어는 이를 극복해 내는 매우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기존의 데모그래픽 세그멘테이션 (Demographic Segmentation, 소비자를 나이, 성별 직업 등의 기준으로 파악하여 분류하는 방법)을 넘어, 고객의 최근 구매일, 구매 빈도, 구매 금액을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O2O 마케팅을 통해 거꾸로 온라인 상에서보다 효율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나아가고 있다. 이와 같이 온오프라인을 융합하여, 우수 고객들의 평생 가치(LTV)를 높이는 전략만이 온라인에서의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거대 유통사의 서비스 대비,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3. O2O 시대의 큐래이슈머(Curasumer)의 역량을 핵심자원으로 승화시키는 전략
덴마크의 블록 완구 제조사인 레고는 2012년 여자아이들 대상의 신제품 레고 프렌드를 출시해 예상 목표의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전년 대비 2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레고의 성장을 지원한 것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레고의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팬들에 의한 아이디어 클라우드 소싱 덕분이다. 그 원동력이 바로 ‘레고 쿠소’라는 웹사이트이다. 레고 쿠소에서는 레고 제품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시 모집하고 있는데 매일 20여 건의 응모가 이루어지며, 응모작 중 1만 명 이상의 지지를 받은 기획안은 레고에서 상품화를 검토한다고 한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프로슈머(Prosumer)개념을 넘어, 전시회의 큐레이터와 같이 제품을 자신의 기호에 맞게 꾸미고 다양하게 활용하여 자신의 개상에 맞게 구성하는 큐래이슈머(Curasumer)그룹과의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O2O 시대 필수 역량이 되었다.
이는 큐래이슈머(Curasumer)가 양산해 내는 콘텐츠들의 확산성과 스토리텔링의 효과 때문이기도 한데, 큐래이슈머(Curasumer)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 및 품질 개선 필요성을 다른 소비자보다 먼저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며 시장을 앞서 나아간다. 이들의 콘텐츠는 기업의 이해와 논리만을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데에 지친 고객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며 확산해 나아간다. 스웨덴 출신의 광고 전문가 펄 크롬웰(Per Cromwell)은 ‘바이럴리티의 해부(Anatomy of Virality)’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좋은 스토리 텔링이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이 만든 이야기를 재해석하여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하는 기술에 기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일본계 ICT 비지니스 전략 컨설팅 기업 D4DR과 EC연구회의 새로운 저서, '오투오 마케팅 혁명 : 28가지 전략' 의 O2O 마케팅에 관한 통찰들을 기반으로 한국의 스타트업이 취해야 할 O2O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적인 3가지 사항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국의 스타트업들 역시, 옴니 채널(Omni-Channel), 즉 컴퓨터, 모바일, 오프라인 매장, TV 홈쇼핑 등 여러 개의 쇼핑 채널을 전체(Omni)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비자가 어떤 채널에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한 쇼핑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부분에서 애플의 “사용자 경험과 스토리 디자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애플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그들의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소매 환경과 온라인에서 보이는 브랜드의 이미지에 일관성을 부여하며,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을 폭넓게 통제한다. 이 과정에 있어서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O2O의 수직적 통합의 시작일 수 있는 ‘스타트업의 존재 이유’와 ‘본질에 대한 질문'과 함께, 스스로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는 버티컬 영역에서 새롭게 등장할 스타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