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화장품 브랜드 ‘포레덤’ 윤소운 대표 –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진화된 시점이다”
6월 19, 2019

이번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읽을 것도, 내용 안에서 짚을 수 있는 것도, 그리고 다른 곳에 적어놓은 부분도 많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늘 배우는 것이 많지만, <포레덤>(Foretderm) 윤소운 대표의 이야기는 담백한 내용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 여러 일을 해오셨다는 점에서, 그리고 내용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인터뷰이지만 인터뷰 전체가 담은 톤 그 자체로부터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무엇보다 여성 창업자가 가야 할 길도, 여성 창업자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환경도 그 과제는 많이 남아있지만 앞으로 나아질 시간 이전에 지금 시점이 지금까지의 역사상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점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여성 창업자의 이야기를 듣는 Female Founder Formation, <포레덤>의 대표이자 브랜드 디렉터인 윤소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하나만 써도 충분한, 당장 내가 쓰고 싶은' 제품

-최고의 그로스 해킹은 '좋은 제품'

-제일 큰 리스크는 뷰티 시장에 만연해 있는 '편견' 

-스스로 한계를 긋지 말고, 본인의 잠재력을 믿고, 수많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

-세금, 인건비, 사업 마일스톤 이 세가지 요소를 놓치지 마라

<포레덤> 윤소운 대표,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이자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6년 동안 6번의 커리어를 만들어 왔다.

프로필

제주에서 화장품을 만들고 있는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 윤소운입니다. 동물을 사랑하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진취적이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바꾸려는 노력 없이 불평만 하는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6년 동안 6번의 다른 커리어를 거친 후 지금의 회사를 창업하였는데요. 다시 돌아보니 정말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 같습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여 제일기획,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 스타트업으로 넘어와 <오늘의집(버켓플레이스)>과 <플레이팅(셰프의 요리 배달 서비스)>에서 일을 했구요. 이후 건축스튜디오 <PH+>에서 공간디자인 일을 하다가 디자인스튜디오 <Deepdivedesign>을 창업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화장품 브랜드인 <포레덤>을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장 현실에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바꾸려는 노력 없이 불평하기보다는 만족할 만한 환경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훨씬 압축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하루하루 스스로 만족할 만한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도전이 어디서 끝을 맺을지는 모르지만, 매일 잠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도 충실히 살았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합니다.

1.다양한 경험을 해오신 프로필이 인상적입니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셨는데,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던 당시,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피부가 완전히 뒤집히면서 민감성 피부로 바뀌어 고생하였습니다. 좋다는 화장품은 다 써보고, 마스크팩, 앰플, 세럼 등 다 사용해도 단기적으로는 피부가 좋아 보이는 것 같다가 피부가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당시 함께 일하던 팀 동료의 언니분이 피부과 전문의 선생님이었는데 상담을 받으며 사람의 피부가 가지는 속성을 더 깊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일시적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는 비싼 화장품들은 장기적으로 민감성 피부를 악화시킨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결국은 피부 자체가 회복하는 자생력을 키워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개만 써도 충분한, 일시적인 효과보다 피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 건강함을 추구하는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팀 동료와 피부과 원장님 그리고 저 이렇게 세 명이 의기투합하여 평생 내가 쓸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자는 목표로 2018년 <포레덤>을 창업하였습니다.

2.화장품 산업은 기성 업체들로 포화 상태가 아닙니까? 

지금의 화장품 시장은 거대한 일상 소비재 마켓인 만큼 다양한 문제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피부라는 건 스스로 재생되는 존재인데, 계속해서 외부자극이나 잘못된 상식으로 관리를 하는 생활 습관이 피부 재생력을 손상하게 됩니다. 게다가 뷰티 인더스트리가 계속해서 위기의식을 조성하고 과도한 마케팅을 통해 오히려 피부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는 문제도 있죠. 그러다 보니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민감성 피부 환자들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풀어가기 위해 피부에 대한 편견을 하나씩 하나씩 깨줄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큰 그림을 기반으로 'Cosmetic Simplicity'라는 슬로건 아래 첫 번째 제품을 만들 때 '하나만 써도 충분한, 당장 내가 쓰고 싶은' 제품으로 재생+수분 크림을 만들었습니다. 저 또한 민감성 피부로 고생을 했기 때문에 민감성 피부인 분들이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성분 공부를 하고 여러 가지 조합으로 샘플을 만들어 써 보았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제품을 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제작 기간에 스스로 테스트를 많이 하다 보니 피부가 더 안 좋아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품이 마음에 들게 잘 나와서 저도 계속해서 쓰고 있고, 덕분에 피부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3.<포레덤>을 사용했을 때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포레덤>은 재구매 고객 비율이 90%가 넘는데요. 저희 제품을 통해 고객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 최고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제품 제작 시기에 계속해서 성분을 조정해 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힘들게 만들었던 게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고객이 진정+보습에 특화된 화장품 하나만 써도 피부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전체 화장품 소비에 쓰는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에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4.<포레덤>에게는 어떤 리스크가 있나요? 

제일 큰 리스크는 뷰티 시장에 만연해 있는 편견 자체입니다. 성분과 효과에 상관없이 마케팅 논리에 따라 만들어진 화장품 시장의 가격 정책은 굉장히 기형적입니다. 성분을 공부하고 시장을 연구하면서 고가의 화장품이 성분적으로 우월한 부분은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21만 원짜리 화장품이 3만 원짜리 화장품보다 7배 효과적이라고 볼 수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특정 성분에 대한 마케팅 스토리가 높은 가격을 정당화시키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소비자 관점에서 성분을 일일이 공부하고 정확한 가성비를 따지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높은 가격의 화장품은 좀 더 나을 거라고 직관적으로 판단하게 될 수밖에 없죠. 최근에 인플루언서들의 뷰티 제품이 품질 논란에 빠진 것도 현재 시장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봅니다. 소비자로서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니까 유명하거나 비싼 제품을 믿게 되는 것이죠. 이런 리스크를 초기 진입 브랜드 입장에서 극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극복할 방법은 굉장히 심플한 것 같습니다.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고 기다린다'입니다. 고객분들의 진심 어린 리뷰를 보며 확신을 얻었습니다. 마케팅 인프라가 부족하여서 시간이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성장의 방향성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그로스 해킹은 '좋은 제품' 아닐까요?

5.그렇다면 여성 창업가로서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중요한 소비 주체인 여성 고객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성 고객이 정말 원하고, 지갑을 열 수 있는 제품이 뭔지를 파악하는 것은 여성 창업가가 아무래도 더 유리한 것 같아요. 물론 일을 하다 보면 여성 사업가, 특히 젊은 여성 사업가라는 점에서 어려운 점들도 있습니다만 여성이기 때문에라는 생각으로 불공평함의 피해자로 느끼기보다는 자신만의 능력에 집중해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여성 창업가 관점에서 느끼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나아졌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이 고성장을 하고, 시장을 잠식하려면 아무래도 투자 유치라는 동력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요. 이런 투자 유치 부문에서 여성 창업가들이 어려움을 더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투자업계와 창업계는 여전히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이고, 투자자와 창업가 간의 인맥 형성이 전제된 후 본격적인 투자 유치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부분은 젊은 여성 창업가들에게는 아직 어렵고 낯선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기존의 남성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는 다른 형태로 여성 창업가들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매우 성공해서 투자의 주체가 되어 해결하게 될지도 모르죠.

7.여성 창업가로서, 혹은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헤처나갈 수 있는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냉정하게 봐도 젊은 여성 창업가들, 사회에 갓 진출하는 여성들만이 겪는 어려움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건 지금만 그런 게 아니죠. 오랜 역사와 함께한 어려움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가장 사회적으로 진보된 순간 아닐까요? 지금, 이 순간이 여성이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기에 가장 진화된 시점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한계를 긋지 말고, 본인의 잠재력을 믿고, 수많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전하는 여성들이 주도하여 개방적이고 발전적인 창업 네트워크를 많이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근력 운동을 꼭 하세요. 운동을 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이 생깁니다.

8.실질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그런 대표님도 창업 과정에서 놓쳤던 것들이 있으시다고 들었어요.

세금, 인건비, 사업 마일스톤 이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세금의 경우 세무 대리인이 있어도 직접 공부하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세금 때문에 놓친 금액이 대단히 크더군요. 두 번째는 본인의 인건비도 명확하고 철저하게 계산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책임감만으로 일을 하며 본인의 인건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사업은 잘되는데 개인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는 이상한 함정을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10명 이하의 소규모 팀일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재분배도 잘 신경 써야 합니다. 개개인에게 다른 인센티브를 책정하면 동기부여보다는 오해가 더 커지는 것 같고요. 대표까지 포함해 모든 팀원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투명하고 일관된 인센티브 구조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특히 여성 창업가분들이 이런 재무에 대한 부분에 약해 놓치는 부분이 많죠. 어렵고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꼭 알아 두고 신경 써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 확장에 대한 마일스톤이 명확하게 짜여 있어야 합니다. 매출 볼륨이 작은 초기 사업체는 회사 사이즈가 수시로 바뀌게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창업가가 사업의 성장을 노리고 있지만 크게 실수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확장의 기회에 대해 과도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모든 기회 중에서 좋은 기회를 선별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정말 좋은 기회와 단순한 확장의 기회는 명백히 다르더군요. 사업을 키울 욕심에 비전이 틀어지는 기회를 억지로 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떳떳하다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입니다.

9.<포레덤>이 가져갈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포레덤> 브랜드의 일차적 목표는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화장품을 좋은 퀄리티에 적당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무리해서 제품 라인업을 늘리지 않고 정말 꼭 필요한 제품을 신중하게 출시할 계획이구요. 더 나아가 올바른 뷰티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일단은 자신 있는 제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단기적 목표 중 하나입니다.

10.인터뷰가 끝나가는데요, 우리 매체 이름은 '비석세스'입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성공'은 무엇입니까?

시간적 자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진짜 가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11.마지막 질문입니다.  10년 전의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요?

투자를 시작하고, 사업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해라, 그리고 세금 공부를 해라, 이렇게 세 가지를 10년 전 나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당시 1년 가까이 캐나다와 뉴욕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는데요. 어학연수 같은 데에 돈을 쓸 바에 세계여행을 하거나 차라리 주식투자를 하라고 10년 전 저에게 말해주고 싶네요.

 

Image Credits: 포레덤, https://www.foretderm.com

 

bluc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주로 음악에 관해 쓰고, 가끔 영화에 관해서도 씁니다. 긴 시간 여러 온라인, 오프라인 매거진과 함께 일했고 뉴스 서비스를 비롯한 미디어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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