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 벤처 파트너스와 퀸스브릿지 벤처 파트너스의 공통점
2월 4, 2019

래퍼 중 가장 뛰어난 사업가는 닥터 드레(Dr. Dre). 음악적 커리어는 너무 길어서 다 얘기할 수 없지만, 사업가로서 그는비츠 바이 닥터 드레라는 헤드폰을 제작해 애플에 그것을 넘기며 엑싯을 했다. 꽤 큰 이익을 남기고 헤드폰 사업에서 떠난 그는 다시 음악 작업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의 승부사들(The Defiant Ones)'을 비롯한 음악 영화나 다큐멘터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애플에 헤드폰을 판 덕에 2018 세계 최고의 부자 래퍼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순위권 밖에 있던 그가 단숨에 3위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1, 2위는 누구일까? 우선 2위는 시락(Ciroc)을 비롯해 주류, 음료 사업에 손을 대 큰돈을 번 션 컴스(Sean Combs, 한때는 Puff Daddy 혹은 Diddy라 불렸다). 1위는 제이지(JAY-Z). 제이지는 딸의 생일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통째로 대관하는 등 남다른 스케일의 돈 씀씀이(?)를 보여주고 있다. 큰 씀씀이만큼이나 그는 실제로도 큰 사업을 많이 했다. 미국 농구 구단을 인수하여 자신의 희망대로 연고지를 바꾼 일은 (현 브루클린 넷츠) 그야말로 레전드로 통한다. 또한 음원 서비스 타이달(Tidal), 에이전시이자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락 네이션(Roc Nation)까지 그 이력이나 사업 규모는 다채롭다. 다른 래퍼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의류 사업이나 헤드폰 사업, 주류 사업에 뛰어든 반면 제이지는 스포츠 바를 비롯한 공간 산업을 시작했고, 뷰티 브랜드에 손을 대기도 했다(Carol’s Daughter라는 브랜드, 로레알에 인수되었다). 뷰티 브랜드 역시 브루클린에서 시작되었는데 자신의 홈타운인 브루클린에 애정이 있는 제이지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이지 지난해 래리마커스와 (Larry Marcus, 래리는 사운드하운드와 판도라 미디어에도 투자한 바 있다)와 '마시 벤처 파트너스(Marcy Venture Partners)'라는 자신의 벤처 캐피털을 세웠다. 여기서마시(Marcy)’는 자신이 살았던 빈민 주택 이름이기도 하다. 그런데 래퍼 중에 자신이 살았던 곳의 이름을 따 벤처캐피털을 만든 사람이 또 있다.

바로 나스(Nas). 나스 또한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곳의 이름을 따 '퀸스브릿지 벤처 파트너스(Queensbridge Venture Partners)'를 만들었다. 한때 제이지와 죽일 듯이 디스전을 하며 랩 역사에 남을 랩 전쟁을 치렀던 두 사람은 나이가 든 뒤 극적으로 화해하고 현재는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 나스 역시 사업가로서 면모를 지니고 있는데, 상업적인 노선 및 트렌드와 접점을 유지해 오며 음악으로도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제이지와 달리 작가주의적인 면모로 유명한, 역사에 남을 정도의 작품을 남긴 나스는 자신의 사업 역시 (약간은)진정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스는 우선 '매스 어필(Mass Appeal)'이라는 미디어 그룹에 투자한 바 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매스 어필의 레이블과 계약도 했다. 매스 어필은 오랜 시간 그래피티를 다루는 매거진으로 알려졌는데, 디지털과 병행하고 미디어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두면서 좀 더 공격적인 행보를 선보이는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매스 어필은 양질의 서브컬처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어드바이저로 남아 있는 상태. 나스는 가사 해석 및 컨텐츠 제작 플랫폼인 '지니어스(Genius)'의 어드바이저이기도 하다.)

기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나와 있는 것만 보면 나스 개인이 투자한 회사는 25, 그의 VC인 퀸스브릿지 벤처 파트너스의 투자사는 18곳으로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중에 간혹 시리즈 B, C 라운드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시드나 시리즈 A 라운드이다.

사실 두 사람 모두 이전의 미디어 인터뷰에서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는 밝혔다. 대다수의 많은 래퍼들이 음악 외의 일에서는 실패를 거듭하거나 그저 음악으로 돈을 벌어 부를 과시하는데 그치지만 제이지와 나스는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부자 걱정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이 벤처캐피털 리스트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일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

bluc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주로 음악에 관해 쓰고, 가끔 영화에 관해서도 씁니다. 긴 시간 여러 온라인, 오프라인 매거진과 함께 일했고 뉴스 서비스를 비롯한 미디어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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