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유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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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에서 일하는 지인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다.

명예퇴직을 해야 할 때도 머지않은 것 같아요. 더는 지시받고 일하는 것도 못 할 짓인데, 내가 하고 싶은 걸 정해서 사업을 하고 싶기도 해요. 때마침 언론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에 관해서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던데. 그래서, 스타트업을 한 번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솔직히 위와 같은 질문에는 좀처럼 쉽게 대답하지 않는 편이다. 지인의 사정을 겨우 30분 정도 듣고서 그의 모든 환경을 이해할 수도 없고, 누군가의 미래에 대해 조언한다는 것 자체도 개인적으로는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직접 겪었던 일과 수많은 스타트업을 지켜본 경험으로 몇 가지 생각을 공유한다.

첫째,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의 99%는 아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미 출시가 되었을, 전혀 특별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스타트업 플랫폼인 '엔젤리스트(AngelList)'에 등록된 기업의 수만 세어봐도 240만 개가 넘는다. 그곳에서 비슷한 스타트업이 있는지 검색을 해보라.

둘째, 최근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준비하는 사업은 5년 안에 사라질 확률이 70% 이상이다. 미국에서 한때 잘나가던 하드웨어 제작 플랫폼 '쿼키(Quirky)'는 2,000억 원 넘게 투자를 받고도 2015년 9월 파산했다. 미국에서 100억 원 이상을 투자받은 기업들 가운데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사라진 곳만 100곳이 넘는다.

셋째, 회사를 이끌어갈 때 필요한 리더십은 책을 읽고 열심히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종류의 역량이 아니다. 아무리 유명한 책이나 강의에 담긴 지식이라도 실제로 회사의 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저마다의 상황도 모두 달라서 누군가에겐 성공의 사례가 나에겐 역효과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스타트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기억해두자. 당신의 모든 것을 담아 시작한 스타트업이 망한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조급함'일 것이라고.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를 빨리 실행해야 할 것만 같은 조급한 마음, 내 스타트업을 빨리 성공시키겠다는 조급한 마음, 책에서 본 것처럼 멋진 리더가 되겠다는 조급한 마음, 지인들에게 빨리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조급한 마음.

이제 2017년, 나와 당신 모두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 마음이 급해지더라도, 그 마음에 등을 떠밀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 '인내심'을 가지고 더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먼저 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분명히, 누구에게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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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
CEO of Tech Digital Media, beSUC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