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여행준비를 시작할 시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5월부터 9월 사이에 여행을 간다. 이외에도 12월~1월 사이에 연말, 설 등으로 인해 여행수요가 늘어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면 3월 중순인 지금부터는 여름 여행을 꿈꾸고 계획해야 하는 시간이다.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우선은 여행을 가야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TV에 나온 피렌체라는 도시가 가고 싶다든지, 최근에 취미가 생긴 스노클링을 즐기기 위해 팔라우를 가고 싶을 수도 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강원도 펜션으로 가거나 휴양을 목적으로 일본 온천, 보라카이, 피지로 향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한국인이 많지 않은 혼자만의 여행지를 찾아서 떠나기도 한다.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들
일반적인 유럽여행처럼 한 도시에 머물 것이 아니라 여러 도시를 다니기 위해서는 숙소에서부터 관광명소, 대중교통 현황 등 계획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도 많다. 이런 계획을 직접 하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여행사 가이드가 좋은 선택이기는 하지만, 가이드를 통한 여행이 꼭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무작정 떠나는 배낭여행도 20대가 아니라면 하기 힘들다. 국내 여행지도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할 방법이 많아 부담은 적지만, 준비하기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여행 관련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여행 프로그램과 패키지를 제공하는 여행사나 각 지역의 호텔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숙박 중개업, 주요 관광지 정보사이트의 성격을 띠고 있다. 국내 숙박중개 중심의 야놀자(yanolja)나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짜이서울(zaiseoul) 등이 그러한 성격의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이런 유형 외에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해외관광 시장 개요
한국과 관련된 전체 관광시장 규모는 약 65조 원이다. 500억 달러로 평가된 우버(Uber)의 기업가치(2015년)와 유사한 수준이다. 상당히 큰 규모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글로벌 해외관광(국내 여행 제외) 산업 규모는 1조3천억 달러(한화 약 1,50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5년 해외여행자 수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11억8천만 명을 기록했다.
방문객 한 명당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는 룩셈부르크(한화 약 600만 원), 호주(한화 약 530만 원), 마카오(한화 약 400만 원)로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는 인접 국가인 일본이나 홍콩과 비슷한 1,250 달러(한화 약 145만 원) 수준이다. *UNWTO 기준
내국인 국내 관광 vs 외국인 국내 관광 vs 내국인 해외관광
내국인의 국내 관광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24조 원(문화체육관광부 기준) 규모다.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숙박 여행의 경우 강원도를, 당일 여행의 경우 경기도를 여행지역으로 가장 선호한다. 그리고 여행자를 기준으로 할 때 숙박여행은 1.9회, 당일 여행은 2.8회를 다녀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행일수로는 숙박여행이 5.3일, 당일 여행이 2.8일에 해당한다. 그리고 여행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가시간∙여유부족이 40%를 넘어 압도적인 이유로 꼽혔다.
2015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해외 방문객 수는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1천1백만 명 규모이며, 이로 인한 관광수입은 약 150억 달러(한화 약 17조 원)이다. 관광객 대부분(80%)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하며, 제주도 방문객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2010년 13%, 2014년 18%)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2015년 약 1,900만 명이 해외로 출국했고, 주로 중국(440만 명)과 일본(400만 명), 미국(150만 명) 등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이 해외관광의 주요 대상지며, 과거보다 유럽 여행자 수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가별로 최대 20만 명 수준(독일, 영국 기준)에 불과하다. 해외여행객이 쓴 돈은 1인당 1,100달러(한화 약 130만 원)로, 합산하면 총 210억 달러(한화 약 24조 원) 규모에 해당한다.
마이리얼트립(MyRealTrip)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행 가이드에게는 여행지의 각종 기념품 가게들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었다. 그런 탓인지 가이드를 따라 기념품 가게를 방문할 때마다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여행객을 모집할 방법이 없는 가이드와 쇼핑 코스를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는 여행객 모두에게 불편한 진실이다.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은 이처럼 고질화된 여행의 불편함에서부터 비즈니스 기회를 찾았다. 현지에 거주하는 가이드와 관광객을 이어주는 플랫폼을 통해 기존 가이드 여행으로부터 받는 불편함을 제거하고 가이드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비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티켓∙패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여 일일 예약 건수 700건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의 비즈니스 모델은 해외 여행객 등 해외시장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앞으로는 내국인 여행객뿐만 아니라 해외국적 여행객을 위한 서비스로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플레이윙즈(Playwings)
경험적으로 볼 때,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경우에 여행경비의 절반 정도가 비행기값으로 지불된다. 그런데 다른 여행경비와는 달리, 비행기 표는 예약 시기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지금까지는 비행기 표는 예약 취소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예약 후 더 저렴한 티켓을 발견하더라도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았다.
항공권 가격을 최저가로 확실히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행을 준비하는 기간에 항상 항공권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일이다. 개인에게는 불가능했던 이 방법을 대신해주는 회사가 있다. 바로 '플레이윙즈(Playwings)'의 특가알림 서비스다. 일본∙중국, 미국∙캐나다, 유럽 등으로 구분된 여행지역을 예약해두면 할인티켓 정보를 알람으로 받을 수 있다.
프립(Frip)
휴식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면, 여행하는 동안 경험하는 것에는 사실 제약이 있다. 많은 사람이 각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닐 뿐만 아니라, 만리장성이나 앙코르와트, 프랑스의 에펠탑 같은 유서 깊은 건축물을 방문한다. 그뿐만 아니라 뉴욕의 TKTS에서 구매한 표로 뮤지컬을 보고, 프랑스∙미국의 와인 투어를 즐기고, 멋진 풍경이나 전망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리스 산토리니와 같은 지역으로 향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는 국내 여행이 해외여행만큼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액티비티들을 국내에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혼자 하기 힘든 취미활동, 단순한 자전거 타기부터 시작해서, 패러글라이딩이나, 윈드서핑, 카약 등을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런 활동도 좋은 여행 테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그런 취미 활동은 진입장벽이 높다. 어느 날 갑자기 드라마를 보다가 패러글라이딩에 관심을 가지게 됐더라도, 또는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고 바둑을 배우고 싶어졌어도, 그런 활동을 같이할 친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프립(Frip)'은 그런 니즈를 가진 사람들에게 충분한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프립' 앱에 게재된 활동 중 관심 있는 활동을 찾아 참여하거나 개인이 직접 모임을 만들어 친구를 구하는 방식으로 그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홈페이지에서는 달빛 하이킹, 초급 승마 레슨, 히말랴아 푼힐 트래킹, 아프리칸 댄스, 강남 클라이밍, 바둑입문 클래스, 수제 맥주 테이스팅 등 다양한 액티비티 이벤트가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스투비플래너(STUBBY Planner)
여러 도시를 경험해보고 싶은 여행자에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난관은 여행스 일정을 짜는 것이다. 도시마다 숙소를 일일이 찾아보는 것에서부터 끝나지 않는다. 고속버스 출발시각은 언제인지, 항공편은 따로 없는지, 렌트나 페리 편 확인은 혹시 빠뜨리지 않았는지 등 교통편을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예약이 필수적인 버스를 예약 없이 타려고 하다가 여행일정이 지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스투비플래너(STUBBY Planner)'는 지도에서 여행도시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이 어려운 문제를 상당히 해결해준다. 여행하고 싶은 도시를 입력하는 순간 항공권, 교통, 숙소, 티켓 등 항목별로 구분된 1인당 예상비용이 산출된다. 스카이스캐너(skyscanner), 레일유럽(RailEurope), 부킹닷컴(Booking.com) 등과 연동되어 구간별 교통편∙숙소 할인 정보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먼저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 남겨놓은 팁들도 자동으로 표시된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동안 같은 지역을 여행하는 동행자들의 정보도 제공된다. 앞서 여행 간 사람들의 여행경로나 경험담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일정을 짜는 것은 물론, 완성된 일정표를 다운받아 내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기능적으로 완벽한 여행 일정표를 추구하는 '스투비플래너'지만, 웹페이지의 디자인이나 사용 편의성이 다소 부족한 부분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연간 1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처음 접속한 고객에게는 그런 부분이 사이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 부분 등 취약점을 점진적으로 보완해간다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애니스푼(ANISPOON)
국내외를 불문하고 여행 중 가장 자주 하는 활동은? 바로 음식을 먹는 활동이다. 일본 여행 중 먹는 어묵이나 사케, 인도 여행 중 허름한 가게에서 먹어본 현지 카레,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다 맛있는 이탈리아 젤라토 등 수많은 맛있는 음식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이미 수많은 음식이 국내에도 진출해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변형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애니스푼(ANISPOON)'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통해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스타트업이다.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 중 자국 요리에 재능있는 누구나 '애니스푼'에서는 검증 후 호스트가 되어 손님들을 초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노르웨이 집밥, 이탈리아 가정식, 덴마크 핫도그, 일본 양배추 롤 등의 요리가 제공된 바 있다. 호스트 대부분이 이벤트 형식으로 자신의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애니스푼'에서 제공 중인 '집밥' 리스트 숫자가 제한적인 부분은 아쉽다. 호스트 확대가 비즈니스의 핵심 성공 요인인 만큼 다양한 확보채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에 여행 중인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음식을 통해 한국인들과 만날 기회를 주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행객으로서는 여행경비도 절감하고 다양한 한국인들을 만날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서울지역에만 외국인이 집성촌을 이루는 지역들이 다수 존재한다. 서래마을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차이나타운이나, 이촌동 일본인 타운, 용산2동 힌두타운, 이태원의 이슬람∙나이지리아 타운, 광희동 몽골타운, 왕십리 베트남타운, 혜화동 필리핀타운, 창신동 네팔타운 등이 그런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인 타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는 음식점 운영의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한국인에게는 외국 현지음식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리스트가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