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대되는 국내외 남성 뷰티∙패션 스타트업 5선
2016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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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뷰티∙패션 시장
남성 뷰티∙패션 시장은 각각 1조 원, 7조 원 규모의 시장이다. 그동안 뷰티∙패션 시장에서 남성은 패션이나 뷰티에 별 관심이 없는 존재로 이해되었고,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남성 뷰티∙패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관한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장에서의 남성은 어떤 존재일까?

뷰티, 그리고 패션 시장의 남성
뷰티 시장의 남성은 우선 자기 자신에게 매우 게으른 존재다. 여성은 세안부터 시작해서 기초화장, 색조화장, 패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하면서 매일 아침 긴 시간을 투자하지만, 남성은 반복 가능한 규칙을 정해놓고 최소한의 시간에 이 번거로운 작업을 끝내려고 한다.

이처럼 뷰티시장에서 남성과 여성의 행동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바로 ‘화장’ 때문이다. 여성은 대부분 ‘화장’을 기본으로 생각하며, 화장을 위해 정성스럽게 세안하고 매번 피부상태를 테스트한다. 하지만 ‘화장’하지 않는 대부분의 남성은 일상적으로는 피부를 점검할 수 없고 관심도 적다. 그래서인지 여성의 권유에 의해 피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남성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패션 시장의 남성은 뷰티시장에서처럼 게으를 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서툴기까지 하다. 경험적으로 볼 때 남성의 쇼핑시간은 여성에 비해 현저하게 짧으며, 어울리는 옷을 잘 찾지 못한다. 남성복은 특히 양복의 경우에는 여성복보다 너무도 단순하지만 버튼 수를 신경 쓰거나 커브스, 넥타이핀 정도조차 챙길 수 있는 남성이 드물다.

남성과 쇼핑,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한 가지 더 큰 문제가 있다. 불행히도 '쇼핑' 그 자체가 남성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교외 아울렛에 있는 소파에 혼자서 멍하니 앉아있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온 남성일 가능성이 크다. 옷이나 화장품이 자신에게 맞는지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확인하고, 성분을 따지고 다른 가게와 가격을 비교하고 할인율을 계산해보고 자신의 과거 사용경험을 되새겨보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한정된 쇼핑시간 동안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남성에게는 불편하고 어렵다.

남성 뷰티∙패션 시장의 스타트업
뷰티∙패션 시장의 스타트업은 이렇게 게으르고 서툴 뿐만 아니라 쇼핑에도 익숙하지 않은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의 게으름을 위해서는 제품을 여성과 달리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 번 구매 결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도록 해야 하고, 한 번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서툶에 맞추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아래에서 소개할 남성 뷰티∙패션 분야의 국내외 주요 스타트업들은 남성의 이러한 뷰티∙패션에 대한 니즈에 대해 (1) 단순화 (2) 섭스크립션 (3) 전문가 상담 등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사업자별로 추진되는 비즈니스 모델 간의 상호 벤치마킹을 통해 향후 더욱 세련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스웨거(SWA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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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거(SWAGGER)는 남성화장품 분야에서 단순함과 상남자의 두 가지 컨셉으로 남성화장품에 집중하고 있다. 스웨거 브랜드를 통해 단순하고 기능적인 저가격대의 남성전용 화장품을 만든다. 헤어 스터너 왁스, 페이스 올 인원 로션, 남성 향수 샤워젤 등 헤어, 페이스, 바디 분야 10여 종의 제품이 있다.

스웨거는 최근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의 적극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와 달리 해외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성장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남성화장품 분야 국내 경쟁사의 해외 진출 시점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외시장의 동반진출을 통한 상호 시너지 창출을 통해 시장의 성장세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다만 스웨거의 제품들은 타사제품들과 마찬가지로 기존제품 이상의 단순함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화장품 시장에서 기존 제품과 전혀 다른 신제품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브랜딩, 기존 제품과의 단순 차별화, 트랜드 주도와 같은 마케팅적인 투자 이외에도 사내공모나 고객설문 등을 통해 지속해서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프로세스 구축을 통해 그런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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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단순함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구매의 단순함 측면에서 비즈니스를 발굴한 사업자들이 있다. 한 번의 구매 결정으로 섭스크립션(Subscribtion)을 하도록 지원하여 추가적인 '쇼핑'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어차피 쇼핑할 때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는다거나, 별다른 기준 없이 다양한 화장품 사이를 방황하던 남성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면도기 분야의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이다.

남성이 가장 많은 쇼핑을 하는 분야는 무엇일까? 전기면도기를 사용하지 않다면, 면도기가 가장 자주 구매해야 하는 뷰티용품일 것이다. 달러 쉐이브는 면도기와 면도날, 그리고 면도 크림과 애프터 쉐이브를 패키지화하여 월 단위(또는 격월단위)로 배송해준다. 소비자는 '면도날 종류'만 선택하면 된다.

섭스크립션 사업자들은 독일의 할인점인 '알디(Aldi)'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알디는 일반적인 할인점과 달리 PB 상품 중심으로 구성하되 각 카테고리별로 몇 개 안 되는 옵션을 저렴하게 공급한다. 알디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들을 상품의 특성과 가격의 측면에서 비교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만약 샴푸가 필요하다면 알디를 방문해서 한 종류만 있는 샴푸를 구매하면 되는 것이다. '알디'를 믿기만 한다면, 쇼핑에 수반하는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던 '비교'를 불편함으로 보고 제거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알디는 설립자가 사망하기 전까지 알디는 독일의 유통시장을 장악했었다.

맵씨(MAP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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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이 강한 패션 시장에서 제품의 단순화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남성 패션 시장의 스타트업들은 '선택'의 단순화에 주목하고 있다. 상의와 하의, 그리고 몇 가지 악세사리를 '패키지화'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인 맵씨(MAPSSI)의 경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남성복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매자는 맵시 앱을 통해 미리 매칭된 옷 중에 하나를 선택하거나 상담 등을 통해 적합한 옷을 추천받고 그 옷을 판매하는 판매자를 통해 옷을 구매하는 것이다.

플랫폼 형태의 비즈니스를 채택하여 성장 잠재력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선은 패키지 제공 방식을 좀 더 다양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개인 선호를 우선 수집하고 이에 기반을 두어 추천하는 방식은 괜찮기는 하지만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다. 패션상품은 영화와 같이 개인의 취향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의 지역이나 직업, 상황 등 다양한 특성에 따라 그에 적합한 옷이 달라질 수 있다. 향후 개인정보에 따른 분석과 함께 고객의 선호∙구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통해 추천기능을 지속해서 강화해간다면, 패션업계의 넷플릭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라입스(STRIPES)와 보노보스(BONOBOS)

bonobos
국내 스타트업인 스트라입스(STRIPES)와 미국의 보노보스(BONOBOS)는 전문가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전략으로 단순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우선 타겟팅이다. 스트라입스의 경우 단순화에 적합한 양복, 특히 셔츠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스타일 전문가 파견을 통해 고객의 선택을 돕는다. 직장인의 경우 회사 근처의 커피숍에서 스타일리스트와 상담하고 치수를 측정하여 이에 따라 셔츠, 양복과 코트 등을 제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스트라입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 유인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과 몇 분간의 상담으로 '셔츠' 이상의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문제점 역시 있다. 가정방문을 통해 고객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매장에서 다양한 옵션을 테스트해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스트라입스가 '맞춤 셔츠'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정보를 좀더 파악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보노보스는 오프라인 매장 한 쪽에 있던 피팅룸에 주목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했다. 오프라인 매장 전체를 피팅룸으로 재정의하고, 방문한 고객에 대해 상담과 함께 다양한 조합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사이즈에 맞는 옷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게 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고객은 '치수'에 대한 제약 없이 덜 번거롭게 다양한 의류를 쇼핑할 수 있다.

사실 보노보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국내의 웨딩드레스 대여 비즈니스와 매우 흡사하다. 보노보노의 비즈니스 모델은 자신에게 맞는 옷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을 대상으로 전문가를 통해 다양한 핏을 경험하고 치수를 측정하여 그에 맞는 옷을 추천받을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남성고객에게는 특정한 날짜를 정해 다양한 옷을 직접 입어보는 것 역시 매우 번거로워 보인다. 보노보스와 스트라입스는 서로 상반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김건우 기자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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