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지분

지난주 우리 생태계에 던져진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분명 더벤처스와 그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일 것이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더벤처스는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부터 중소기업청의 팁스(TIPS) 사업 선발 및 수혜를 이유로 과도한 지분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직 수사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도 않았고, 그에 앞서 팁스 사업이 국내 생태계에 있어 많은 순기능을 한 것이 사실이기에 본 칼럼에서는 해당 사건, 혹은 해당 사업에 대해 단정적인 논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대부분은 실물도 없고, 또 실제로도 종이 상에 적혀있는 숫자에 불과한 스타트업의 지분이 과연 무엇이기에 이렇게 생태계가 시끌시끌한 것인지, 그리고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함에 '지분 배분'에 관해 중요한 몇 가지는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에 본 칼럼에서는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지분은 회사 일부를 의미한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지분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금(Equity)에 대해 발행하는 주식 전체를 100으로 볼 때 그 중 얼마만큼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유율이며, 그에 따라 일반적으로 퍼센트(Percent)로 표시된다. 다시 말해 어떤 회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회사가 발행한 주식 전체 중 10%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은, 지분이 그 정의에 따라 단지 ‘자본’의 일부를 의미하는 것임에도, 그 자본이 실제적으로는 회사의 통제력을 나타내는 유일한 것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일부'를 의미하기도 한다. 게다가 만약 그 지분이 우선주(Preferred Stocks)가 아니라 의사결정권(의결권, Voting Right)을 포함하지 않는 보통주(Common Stocks)로 구성된 것이라면, 해당 주식을 양도하는 것은 회사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일부까지 양도한다는 것이므로 스타트업은 지분 양도 및 지분율 구성에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 본 내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석세스 미국 이연수 변호사가 기고한 내용 참조

  1. 지분은 사실 굉장히 비싼 것이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장부상의 가치(Book Value, 재무제표상에서 부채를 뺀 자본의 총계)가 매우 작다. 따라서 외부 투자 유치 시 그 대가로 제공하는 지분의 비율이 예를 들어 30%로 상당히 높다 하더라도 낮은 주당 액면가(Face Value)로 인해 실제로 제공되는 주식의 액면가 총합(=[(주당 액면가) * (제공 주식 수)])은 높은 통화적 가치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액면가가 5,000원에 불과한 삼성전자의 보통주가 증권시장에서는 130만 원, 그러니까 실제 액면가의 260배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는 것처럼, 기업의 주식 혹은 지분의 가치가 항상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때 기업 주식의 실제 가치는 해당 기업의 실적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달라진다.

실적이 없는 스타트업에게 있어 그 주식과 지분이 가지는 실제 가치는 주로 해당 기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로 형성되며, 이는 '*가치(Valuation)'라는 이름으로 표현되고, 만약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를 가정해 본다면 [(투자유치액) / (밸류에이션)]이 해당 투자에 대해 제공해야 하는 지분이 될 것이다.

*가치는 투자 유치 전의 가치인 '프리머니 밸류에이션(Pre-money Valuation)'과 그에 투자금을 더한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Post-money Valuation)'으로 나누어 사용되나 본 칼럼에서는 편의상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을 '밸류에이션'이라 부르기로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숫자를 대입해 설명해 보자.

만약 Eun5e.com이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이때 머지 않은 미래에 Eun5e.com의 가치가 50억 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A 투자자와 Eun5e.com의 창업자는 협상을 통해 다음과 같은 투자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기업 가치(밸류에이션): 50억 원
  • 투자금액: 10억 원
  • 지분 = 10억 원 / 50억 원 = 20%

문제는, Eun5e.com의 창업자가 이와 같은 협상을 통해 20%의 지분을 대가로 A로부터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경우, [(자산의 총계) = (부채 총계) + (자본 총계)]라는 '회계방정식'에 따라 대차대조표(Balance Sheet)의 모든 항목이 실제 투자금인 10억 원이 아닌 50억 원의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하여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정은 다음 투자 유치 시의 가치 증대에 따른 A 투자금의 가치 증가와 더불어 (i.e., 다음 라운드에서 100억 원의 밸류에이션을 협의하고 A의 지분이 15%로 희석된다면 A가 가진 지분 가치는 15억 원으로 5억 원 증가) 적지 않은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지분 제공을 통한 투자 유치가 사실은 매우 비싼 자금조달 방법임을 스타트업은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1. 잘못 설계된 지분 배분은 불필요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에 런웨이(Runway, ‘활주로’라는 뜻으로 스타트업에게는 효과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이전에 생존할 수 있는 기간, 그리고 생존을 위한 자금을 의미)를 마련하기 위해 올바른 지분율을 설계하는 것보다, 그것이 얼마의 지분을 대가로 하는 것이든 일단 자금을 유치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지분이 회사의 일부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분을 대가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사실 회사의 일부분을 판매하는 것이라는 것을 스타트업은 반드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해당 투자가 우선주가 아닌 보통주를 그 대가로 양도하게 되는 것이라면 해당 투자가 단지 회사가 가지고 올 미래 성과의 일부를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는 그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의결권까지 넘겨주는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보통주를 양도하게 되는 경우라면 스타트업은 실제 투자를 유치하기 이전에 해당 투자자의 과거 경력 및 자사 사업에 대한 이해도 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들과 자사 사이의 궁합을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잘못 설계된 초기 투자에 대한 지분율은 향후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데 불필요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스타트업은 반드시 이해해야만 한다. 창업 초기자금을 마련하는 데 급급해 소규모의 투자를 유치 하면서 수십 퍼센트, 혹은 그 이상의 지분을 넘겨주었다면 이는 분명 향후 추가투자를 받을 때 협상의 앵커(Anchor)로 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스타트업이 정말 매력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투자사들이 서로 투자하고 싶어 안달하지 않는 경우라면, 후속 투자자 대부분이 과거 투자에서 양도된 지분을 빌미로 부담스러운 규모의 지분을 요구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해당 기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스타트업의 장기적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도한 지분을 요구한 투자자가 (특히 보통주 투자의 경우라면) 자신이 투자할 기업의 주주명부에 올라와 있는 것을 절대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스타트업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설계 없이 마구잡이로 지분을 양도하는 것은 향후 창업자, 혹은 공동창업자들이 충분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거나, 충분한 구성원 지분(Employee Equity, 관련 칼럼)을 남겨놓지 못해 불필요한 어려움과 비용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스타트업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맺음말

지분과 관련된 내용이 큰 틀에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술적인 내용이기에 사실과 창업 경험이 있는 창업자라 하더라도 그 내용을 전부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필자 역시도 매우 자주 전문가에게 법률 자문을 구한다(이연수 변호사의 관련 비석세스 칼럼). 그런 차원에서 적절한 지분 구성에 관한 것은 사실 초기 투자사들이 연약한 스타트업을 공정하게 대우함으로써 보호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실제로 미국의 초기투자사들은 기존에 소개한 바 있는 SAFE 등의 투자장치를 만들어 초기 기업에 대한 공정성을 보장하려 하고 있고,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권리 및 의결권 보호를 위해 초기 투자에 대한 지분이나 구성원 지분 등은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발행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생태계라 하더라도, 그것이 스타트업에게 '몰라도 될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쪼록 오늘 함께 다룬 내용이 스타트업이 지분에 관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고 더욱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미래와 권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더욱 좋은 준비로 스타트업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이번 칼럼을 마무리한다.

“지도자는 패배할 권리가 있지만 놀랄 권리는 전혀 없다(A leader has the right to be beaten, but never the right to be surprised)”

이은세와의 직접 소통은 그의 개인 블로그인 http://eun5e.com 을 통해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Cloudfront.net

Eunse Lee is a Co-founder and a Special Partner at ELEVEN:ZULU CAPITAL, a Los-Angeles-based venture capital firm, which invests in early stage companies. Prior to his career as an investor, Lee was a management/strategy consultant at a firm he founded and led multiple cross-border projects in the industries such as ICT, Service, Automotive and FMCG. He is also a visiting professor of business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at Yonsei University and Yonsei School of Business MBA in Seoul, Korea, and an advisor to a number of Korean Government agencies and startups. 이은세는 미국 Los Angele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VC인 ELEVEN:ZULU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Special Partner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창업한 경영/전략 컨설팅펌인 EICG에서 경영 및 전략 컨설턴트로 자동차, 교육, 소비재, 서비스, IT/ICT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지휘하였다. 실제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강연자로 선별된 자리에서 자신의 전략프레임워크인 The Fan-oriented Strategy에 대한 내용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MBA에서 기업가적 시각 위에서의 전략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