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요우커(遊客)에 관한 6가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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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의 마음을 사기 위해 한국이 분주하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명동지역, 제주도, 국제공항 등 중국 관광객 방문이 잦은 10개 점포를 선정해 알리페이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달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중국 노동절인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연휴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여행 및 유통 업체들과 손을 잡고, '외국인 맞이 캠페인'을 전개한다.

한국의 스타트업들 역시 뒤지지 않는다. 온라인을 통해 한국에서 정품 한국 화장품을 직구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중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미미박스와, 여행매거진 짜이서울등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2014년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600만 명, 이들은 자그마치 14조 원에 달하는 돈을 썼다고 한다.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0년에는 30조 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요우커(遊客)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링은 한국의 모든 기업가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그러나 또 한 편, 요우커(遊客)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진심 어린 이해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삼성그룹 중국 지역 전문가 출신으로, 중국인 부인을 두고 있는 삼성증권의 전종규 팀장과 2014년 '요우커 노믹스'라는 주제를 심층 보도한 바 있는 한국경제의 김보람 기자가 공동으로 저작한 '요우커 천만 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라는 저서는 요우커라고 하는 새로운 금맥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충실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오늘은 '요우커 천만 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의 다양한 통찰들을 바탕으로 요우커들의 속내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하자.

1. 홍콩의 소변 사건, 요우커에게 한국은 홍콩의 대체제다?

작년 4월, 중국의 한 젊은 부부가 홍콩 관광 중 거리에서 아이에게 소변을 보게 했다가 논란에 휩싸이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중국 본토인들과 홍콩인들 사이에 큰 온라인 논쟁을 일으킨 이 사건의 발단은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본토에서 온 중국인 부부가 2살 난 딸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보채자 그냥 길거리에 소변을 보게 한 행동에서 시작되었는데 이 광경을 본 일부 홍콩인들이 부부를 둘러싸고 카메라로 촬영을 하자, 이에 화가 난 부부는 촬영 중이던 한 남자와 시비가 붙었고 카메라 메모리카드까지 빼앗으며 격한 싸움이 일어났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다른 남자의 카메라에 촬영됐으며 이 영상은 현지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돼 순식간에 100만 조회 수를 넘어서며 열띤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홍콩의 거주민들은 거주민의 6배에 달하는 요우커들이 홍콩으로 대거 진입하면서, 상점마다 생필품의 과부족 사태와 인플레이션, 고질적인 교통 체증이 발생해 중국 본토인들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차 있던 상황이었다. '홍콩 지배권'에 대하여 중국 정부와 대립이 확대되고 있는 홍콩의 정부는 홍콩 거주인들의 민심을 사기 위하여, 요우커에 대한 규제를 약속하기까지 했다.

요우커들이 입국 시, 홍콩 체류 기간을 연간 7~10일로 축소하고, 8,000위안 내에서의 해외 소비에 대한 규제를 확실히 하는 등의 방안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정치적인 이유로 홍콩은 내수시장의 소비 30%를 담당하는 요우커들의 입국을 규제하게 된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중국다움과 서구적인 특별함을 보유한 홍콩이라는 옵션을 뒤로 한 요우커들에게, 일본이라는 대안 역시 백 점 만점은 아니었다. 지난 5년간 중국 해외여행 붐이 전 아시아적인 현상이었음에도 일본은 연간 6%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 여행객 증가율을 보인 바 있다. 이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센카쿠 열도 분쟁 등의 사건, 사고들과 함께 극우로 치닫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행동에서 기인하는 데, 본토 대륙의 요우커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주요인이었다.

이와 같은 홍콩 정국의 변화와 요우커들의 일본과의 불편한 관계 등의 대외적 요건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지리적 접근성과 쇼핑 인프라 등 요우커들의 여행 목적과 동기화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2014년 전년 대비 48%가 늘어난 600만 요우커 붐으로 이어지며, 1년 동안 14조 원을 소비하기 시작한다.

2. 타징지(她经济), "집안일은 남편, 쇼핑은 와이프에게"

타징지(她经济)는 자기만족 성향이 강한 중국 여성들의 소비패턴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소비에만 집중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한다. <요우커 천만 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에 따르면, 자기 만족적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 여성은 '가벼운 가격과 빠른 변화'를 지향하는 주체이기도 한 데, 소황제 세대, 즉 포스트 80세대 중 2억 여성인구와 산업화 부흥 세대인 35~49세 구간의 1억 7,000명의 인구 집단이 소비의 주류이며, 바로 이들이 명동과 제주도를 점령하고 있는 진정한 요우커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파워는 중국 인바운드 쇼핑 품목을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2013년에는 향수/화장품 품목(73.1%), 의류(40.8%), 식료품(32.7%), 인삼/한약재(18.9%), 신발류(13.5%)가 쇼핑의 최상위 다섯 가지 항목이었다. 이와 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여성해방'이라는 구호를 신중국 건설의 기초로 삼은 마오쩌둥이 남녀 평등사상을 중시하며 여성을 정치 및 사회 전면에 등장시키고 이와 함께 한 가구에 한 자녀만을 허용하는 일태화 정책에 따라 남녀 성비가 왜곡되며, 여성을 우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3. 8090허우(后) , 프리미어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른다

여전히 우리에게 요우커들이란 깃발을 든 가이드를 쫓아 우르르 몰려다니며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명동과 동대문의 거리를 걷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요우커 천만 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는 8090허우(后) 세대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8090허우(后) 세대는 1979년 중국 정부의 '1가구 1자녀'산아 제한 정책으로 1980년대와 1990년대 태어난 사람을 지칭하며, 빠링허우(80后), 지어우링허우(90后)세대 라고 부른다. 이들은 '소황제(小皇帝)'라 불리기도 하며 중국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미래 중국의 중추가 될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은 2013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며, 중국 소비 시장의 주력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서울 하면 떠오르는 경복궁-덕수궁-명동-남산이라는 도식적 동선을 넘어 새로운 체험 위주의 개별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 단순히 관광, 쇼핑중심에서 벗어나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자 한다고 한다.

이를 반증하는 재미있는 자료가 있는 데, 편의점 CU가 8,200개 점포를 대상으로 2013년과 2014년 국경절 연휴 기간(10월 1~7일) 중 은련 카드 사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명동이 있는 중구의 매출 비중은 18.1%에서 12/5%로 대폭 감소했지만 이태원과 경리단길이 있는 용산구의 비중은 61.6%, 중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는 경동 시장이 있는 동대문구는 3.5%로 늘어났다고 한다. 8090허우(后) 세대의 여행 스타일 및 소비 형태는 이와 같이 한국의 로컬을 중심으로 한 삶을 체험하며, 지역 문화를 향유하는 개별 / 스마트 관광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4. 1 세대 한류 Vs. 신한류

<요우커 천만 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에 따르면, 1세대 한류와 신한류 붐의 차이를 이전과는 다른 '구매력'에서 찾는다. 90년대 초중고 시절을 보냈던 중국의 '원조 한류' 청소년들이 이젠 어엿한 중국의 소비시장 주체로서 신한류의 붐을 소비하고 있다.

또한, 신한류를 이끄는 한국의 기획사 및 콘텐츠 제작사들 역시 지난 10년 동안 중국 시장에 대한 학습을 통해, 기술력에 기반한 콘텐츠 수익구조를 개선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원조 한류'를 이끌어 왔던 한국의 SM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IT 회사로 진화하고자 하는 비전을 밝힌 바 있는 데, "SM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와 음악, 콘텐츠를 기반으로한 가상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아티스트와 팬들만 있는 세상이 바로 가상국가다. 사상도 국경도 필요 없다. 이렇게 하려면 아티스트와 팬을 밀접하게 연결해야 한다.  IT가 핵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머신 러닝과 클라우드 플랫폼 환경 구축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5. "천송이 얼굴 주세요"와 성형 확인증

요즘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미인은 쑤저우와 항저우에서 나왔지만 현대 중국 미인은 서울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의 원정 성형 여행이 일종의 문화적 보편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성형외과를 찾은 중국인은 1만6282명(전체 외국인 환자 중 67.6%를 차지함)이며 이들이 쓰고 간 돈은 562억이다. 서울 역삼동의 리츠 칼튼 호텔은 이와 같은 요우커 성형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호텔 안으로 성형외과와 스파를 들여, 성형외과와 스파를 연계한 럭셔리 숙박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고 한다.

한편 이와 같은 한국의 원정 성형 여행이 유행처럼 번지며, 인천 국제공항의 출입국 관리 사무소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 데, 일부 요우커들이 여권 사진과 얼굴이 전혀 달라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번지다 보니, 한국의 몇몇 병원은 환자의 여권 번호와 병원 이름을 적은 '성형 확인증'을 발급해준다고 한다.

6. '조선족 커넥션'과 오갈 데 없는 한국 여행사

"천송이 얼굴 주세요"를 외치는 중국의 성형 요우커족들을 위한 성형외과 앞의 환전소를 조선족들이 점령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국내에서 활동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3인 이상) 유치 전담 여행사는 총 191개인데 그 중 약 5% 정도만이 국내의 대형 여행사들의 자회사이며, 85% 이상이 중국계 회사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한다.

한국 여행사들은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들을 내보내는 아웃바운드 여행사들과 끈끈한 관계, 즉 '꽌시'의 벽을 허물 길이 없고 언어 문제까지 겹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낸 것이 조선족이라는 것이다. 가이드 역시 조선족의 몫이다. 요우커를 잡기 위해 식당, 면세점, 숙박업체 등에서 가이드에게 손객 수수료를 30~40%를 주기 때문에 중국어 관광 가이드시장은 조선족의 세상이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롯데, 신라 면세점에서 인바운드 여행사에 수년째 1조 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다는 기사가 보도 이외에, 중국인 관광 시장의 어두운 면이 부각되기도 했다. 또한 다수의 중국 전담 여행사가 판매 중인 천편일률적인 저가 패키지 상품들 덕분에 한국 여행의 퀄리티를 현저히 낮추어 버리는 예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품은 20~30만 원대의 저가 상품으로 숙소는 서울 외곽인 장흥 등으로 배치하고 한 끼에 5,000~6,000원짜리 저렴한 식사만 제공하는 식이다. 심지어 20만 원대 상품은 찜질방에서 잠을 재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요우커 천만 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의 다양한 퉁찰들을 기반으로, 요우커들에 관한 속내에 대해 알아보았다.

'조선족 커넥션', 저가 상품 패키지의 난립 등 요우커들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는 예들 역시 무시할 수는 없지만, 8090허우(后) 세대를 타겟하여, 기존 시장의 모순을 혁신해 나아가는 한국의 스타트업들의 도전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요우커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관광 정보를 중국어로 제공하고 있는 '짜이서울'의 장재영 대표는 최근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중국인을 위한 쇼핑몰과 함께 숙박과 교통 서비스까지 뛰어들었다. 요우커를 위한 모든 서비스 영역을 버티컬로 통합하여 제시하겠다는 비전이다. 샘플 화장품 구독모델로 창업하여, 창업 3년 만에 300억대의 투자를 유치하며 화장품 판매를 위한 종합 플랫폼 회사로 성장한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 역시 데이터 분석에 따라 회사의 전략을 유용하게 적용하여 중국 시장을 적절히 대처해 나아가고 있다.

하형석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전략적 결정을 할 때 절대 도박을 하지 않는다. 중국은 세계에서 뷰티 산업이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지금까지 데이터와 현상을 면밀하게 살피며 미미박스의 비즈니스 모델도 계속 바꿔왔다. 2012년에 화장품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구독)에서 시작해, 커머스에 초점을 맞추게 됐고, 미국과 중국 진출에 이어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모바일 거래액을 보면, 모바일 비중이 지난해 5월에만 해도 2% 수준이었는데, 같은 해 12월엔 80%가 됐다. 이와 같은 트렌드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변화의 파도가 크다 보니 여기에 올라타면 한 번에 쭉 올라가게 되더라. 

곧 천만 요우커들의 코리아 러쉬를 예측할 수 있는 향후 10년의 기간이 홍콩 정국의 변화와 요우커들의 일본과의 불편한 관계라는 대외적 요건과 신한류라는 문화 현상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거대한 기회임은 틀림없다. 이와 같은 물결을 타고 16억 대륙 시장을 호령할 한국의 스타트업의 탄생을 기대한다.

이 한종
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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