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채용,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12월 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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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 경영을 하면서 이 말보다 중요한 말은 없다고들 한다. 좋은 인재를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라지만, 스타트업을 실제 운영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왠지 와 닿지 않는 경구이기도 하다. 권투보다는 종합격투기에 가깝고  클래식 바이올린보다는 힙합과 흡사한,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성공을 일구어 가는 과정이 곧 스타트업의 일상이자 본질일 진 데, 이와 같은 전쟁을 함께할 사람들을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뽑아 어떤 자리를 맡길 수 있을까?

#1. "남이 내 돈 안 벌어준다"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에게, "남이 내 돈 안 벌어 준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권도균 대표는 전자신문에 연재한 스타트업 멘토링 시리즈의 '스타트업이 경력자를 채용할 때'라는 컬럼을 통해, "유명세를 좇아 '상전'을 모셔서는 안된다. 스타트업의 멤버로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일을 해 직접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요리 못하는 식당 주인이 주방장 때문에 골치를 썩다가 망한 식당의 예를 들며, 창업자가 직접 개발 할 수 없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다면 당장 그 일을 직접 배우라고 조언한다. 이는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슈퍼맨(SUPERMAN)형 창업자가 되라는 뜻은 아니다. 창업초기의 CEO는 회사의 핵심역량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채용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투자자 및 고객으로 하여금 그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장기적인 비전과 꿈, 혹은 업계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관리형 인재로서 스타트업계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당신에게 수 많은 실패를 연구할 것을 권한다. 알리바바의 잭 마는 실패의 도리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한다. "무수한 실패가 없었다면 오늘의 알리바바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큰 나무 밑에는 거대한 영양분이 있다. 많은 사람의 실패와 잘못에서 영양이 만들어진다. MBA와 실제 상인간에는 차이가 있다. MBA 출신은 창업하기도 어렵고, 창업해도 성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MBA는 어떻게 해야 성공하느냐만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창업 이후 내가 얻은 최고의 지혜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실패하는지를 끊임없이 사고한다는 것이다. 성공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고 이 가운데는 배울수 없는 요소가 있다. 실패의 도리는 비슷하다. 그래서 배울 수 있다.”

 이처럼,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번듯한 사무실과 고용을 통한 권한 위임이 아닌, 창업자 본인 스스로의 열정과 DNA가 지속가능한 비지니스 모델로 성장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검증의 과정에 집중하는 자세이다.

 

#2. "당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없음을 이해하라"

 하지만 당신이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당신의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당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빨리 처리해야 할 일이 쌓이기 시작할 때가 찾아 오면, 다른 차원의 용병술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창업자는 인사관리, 재무행정, 팀의 사기 진작까지 자신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투자해 사업의 모든 영역에 관여하게 된다. 창업자에게 비즈니스는 자기 자식과 같은 애정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접근은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적합한 전략의 적용을 선순환구조로 이끌어내기보다 창업자의 자기 만족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효율적인 리더십을 성취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당신의 비즈니스에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회사 외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전자와 후자를 균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근무시간 외에 친구와 가족, 그리고 좋은 책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당신의 비즈니스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3. 큰 비전을 그리는 전문가가 되도록 역량에 집중하라.

 훌륭한 리더는 신뢰할 만한 사람을 고용하여, 그가 전문 영역을 이끌어나가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위대한 리더는 때때로 일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다. 만약 당신에게 주변 사람들의 전문성과 헌신, 시간 투자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영감을 주는 역량이 있다면, 당신은 더 이상 실행이 아니라 전략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조직이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이처럼 주변 사람들과의 신뢰를 통해 잉태된다.

 조금은 어렵겠지만, 리더 스스로 모든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최우선 과제를 결정하는 것이 당신의 몫이다. 최우선 과제란, 핵심적이고 굵직굵직한 전략적 미션들이다. 리더로서 최우선 과제를 선별할 수 있는 직관과 본능은 지속적으로 연마해야 한다. 이외의 수많은 “To do list” 항목은 팀원들에게 맡겨라.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들은 때때로 당신을 마비시켜, 유의미한 진전을 이끌어 내는 데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스타트업에게 있어, 채용의 의미는 성장 주기별로 그 정체성을 달리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창업자의 리더쉽을 단계별로 새롭게 재정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리더십에 관한 다른 관점을 적용해보자. 리더가 된다는 것은, 수 많은 종류의 일을 잘해내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리더란, 개발, 전략과 비전 혹은 통찰 등 비즈니스의 한 가지 영역에서 위대한 역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Writer's Note : 본 글은 필자가 1년 전 기고하였던, "훌륭한 리더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새롭게 재구성한 글입니다.

이 한종
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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