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종의 스타트업 읽어주는 남자 #2] 월드 베스트 디지털 마케팅 어워드 40

스타트업에게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과연 '사치'일까? '돈이 없어서 마케팅을 못 한다'라는 스타트업의 말은 그저 핑계에 불과한 것일까? 업계의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말, "부재(不在)는 혁신(革新)을 잉태한다."의 말을 인용하며, 한정적인 자원만을 탓하지 말고 기발하고 속도감 있는 스타트업다운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혹자는 스티브잡스가 가장 싫어했던 단어가 '마케팅'과 '브랜딩'이었으며 제품 자체에 집중하고 소비자와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런 입소문 마케팅이 시작된다는 의견을 주기도 한다.

둘 다 맞는 말들이다. 하지만 막상 나의 서비스, 혹은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책상 앞에 앉으면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의 창업자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전통적 미디어가 붕괴하고 플랫폼이 파편화되는 상황속에서 나의 서비스가 취해야 할 포지셔닝과 스토리텔링의 성격을 규정하기란, 마케터의 입장에서도 크나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다미안 라이언(Damian Ryan, 이하 다미안)이 집필한 '월드 베스트 디지털 마케팅 어워드 40'이란 저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훌륭한 통찰을 던져준다.

다미안은 디지털 및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이자 베스트 셀러 작가로서, 현재 런던의 디지털 미디어 전문업체인 미디어벤추라(Mediaventura)의 경영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월드 베스트 디지털 마케팅 어워드 40'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국제적으로 성공한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 사례 40여개를 엄선하여 각 사례 별로 타겟그룹, 캠페인 전략, 실행 방법 및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례들이, 대기업(폭스바겐, 맥도널드, 히드로 공항, 할리데이비슨, 도이치 텔레콤등)의 마케팅 캠페인을 중심으로 정리되어있지만, 최근 디지털 마케팅의 주요한  키워드인 "반응형 디자인(responsive design)에 기반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큰 맥락과 흐름을 파악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본 글에서는 몇 가지 주요한 사례들을 살펴 보며, 스타트업의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과 개념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Case study 01. 하인즈의 '빈즈 포 그로운 업즈(Beanz for Grown Upz)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신제품 하인즈 파이브 빈즈(Heinz FIVE Beanz)를 홍보한다. 

과제 :  파이브 빈즈에 다양한 종류의 콩이 들어 있음을 부각하고, 성인 소비자들이 베이크드 빈(삶은 콩 통조림)에 더많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영국)


▲빈즈 포 그로운 업즈 마케팅 소개 영상

본 마케팅 캠페인은 페이스북 앱을 개발하며  시작되었다. 간단한 성격 테스트를 통해, 신제품 하인즈 파이브 빈즈에 들어간 다섯가지 콩 중 자신이 어떤 콩과 비슷한 성격의 어른으로 성장했는 지 알아볼 수 있는 앱이었다.  다섯가지 콩들은 각각의 개성과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성격 테스트의 답변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3가지 경품 행사를 전개하였다.

  • 캠페인 기간 동안 매 시간 5명의 팬을 무작위로 선정해 그 사람과 비슷한 성격의 콩에 이름 새겨 선물로 증정
  • 테스트에 참여한 사용자는 신제품 구입 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다운로드할 수 있음
  • 친구들과 앱을 공유하면 파이브 빈즈 선물 꾸러미를 받을 수 있는 경품 추첨에 자동으로 응모

 결과 : 

  • 2주동안 2만 2천명 이상의 팬들이 자기 이름이 새겨진 콩을 받고자 캠페인에 참여
  • 10,404명의 사용자들이 친구들과 이 앱을 공유
  • 페이스북 페이지의 팬수가 3만 명 증가
  • 1,080만 명에 도달하였으며, 페이스북 이외의 뉴스사이트, 블로그, 트워터를 통해 300만 명이상에게 도달

Case study 02. 할리데이비슨의 관광 제품군의 오토바이 매출을 끌어 올린다. 

과제 :할리데이비슨의 관광 제품군의 오토바이 매출을 끌어 올리고 타깃 집단의 관심을 끄는 '24시간 시범주행'이라는 키워드를 알린다.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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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캠페인은 한 남자가 얼떨결에 할리데이비슨을 얻게 된다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단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제작하며 시작되었다. 온라인으로 그 마지막 장면을 공개한 다음, 젊은 영화 제작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영화의 시작 부분을 만들어 보라는 크라우드 소싱 콘테스트를 개최하였다. 그 결과 시작은 제각각 다르지만 마지막 장면이 똑같은 단편 영화가 여러편 만들어졌고 상위 8개의 영화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시사회를 통해 상영되었다. 오픈로드필름 페스티벌 행사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으며 그 결과, 수 천명의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며 '24시간 시범 주행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 :

  • 43% 매출 상승 : 캠페인 기간 중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관광 모델의 판매량이 43% 증가
  • 33,072분 : 사이트 총 이용시간
  • 10,559회 : 상위 8개 영화의 총 조회수
  • 41,340명 : 사이트 순방문자수

Case study 03. 폭스 바겐의 신차 골프 블루모션의 효율적인 연비를 증명한다 

과제 : 폭스 바겐의 신차, 골프 블루모션의 효율적인 연비를 색다르고 흥미로운 방법으로 전달한다.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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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마케팅 캠페인은 구글맵과 스트리트뷰 기능을 잘 버무려 노르웨이의 E6 고속도로를 수천 개의 구간으로 나누고, 이를 블루모션 룰렛이라는 실시간 게임으로 전환하였다. 게임은 폭스바겐의 골프 블루모션이 디젤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고 E6번 고속도로를 운전해, 언제 어디서 연료가 떨어질지를 알아 맞히는 내기에 사용자들을 참여하는 방식이었고, 정확하게 맞힌 사람은 이 차를 경품으로 받게 되었다. 사용자들은 응모기회가 한 번 뿐이었기 때문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차의 장점이나 블루모션의 기술을 자세히 공부하며, 공기 역학을 테스트해야 했다. 사용자들은 차가 주행하는 동안 캠페인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자동차의 위치, 속도, 연료량등이 캠페인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었다. 결국 차는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1,570Km 지점에서 멈추었고, 크누트 힐러스라는 사람이 행운의 당첨자가 되었다.

결과 :

  • 1개월의 캠페인의 기간동안 16만명 이상이 블루모션의 웹사이트에 방문하였다.
  • 5만명에 가까운 노르웨이인이 내기를 걸었다.
  • 5만명에 가까운 노르웨이인이 27시간에 달하는 주행 과정을 온라인으로 지켜 보았다.
  • 당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6,000개의 게시물이 등록되었다.

위의 세 가지 사례들은, 소비자들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마케팅 캠페인의 슬로건이 입체화되고,  완성되어가는 좋은 예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캠페인을 단순히 페이스북앱이나 온라인 게임을 만들고 UCC 단편 영화를 공모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것은 타겟 고객 집단에게 브랜드의 핵심 메세지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확장할 수 있는 매트릭스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즉, "반응형 디자인(responsive design)에 기반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방법론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게 된 수단들임을 인지할 수 있다.

자, 다시 스타트업을 위한 마케팅이라는 화두로 돌아와 보자.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지만, 속도감 있고 기발한 마케팅만큼이나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것은 긴 호흡이다. 부디 차근차근히 인게이지먼트 퍼널(Engagement funnel, 고객의 제품 최초 인지 시점부터, 구매까지 이르는 단계)의 전환율의 변화를 꼼꼼히 살피고, 개선해나가는 본질에 충실하자. 거대한 자본 없이도 창의적이고 다양한 마케팅 시도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한종
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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