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드 #5]들리지 않는 소리가 당신의 지름신을 깨운다, 사운들리(soundly)
7월 21, 2014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라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고 이상한 말이다. 이것을 비가청 주파수라고 부르는데, 돌고래나 박쥐 같은 동물들은 이 음역의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그리고 이제 한국의 한 스타트업은 이 들리지 않는 소리를 이용해, TV 화면이 시청자의 스마트 폰에 말을 걸게 만들었다. 티 커머스(T- commerce)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사운들리(Soundly)'가 그 주인공이다.

사운들리는 지난 5월 개최됐던 비론치 2014(beLAUNCH 2014)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팀이었다. 당시 부스를 탐방했던 월간 웹의 이종철 기자는 사운들리를 두고 '비론치 전시 기업 중 가장 기술력이 돋보이며 원천 기술의 승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최근에는 소셜 커머스 기업 '위메프'와 제휴를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술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소개를 위해 한재선 퓨처플레이 CTO와 함께 역삼동 마루 180에 입주해 있는 사운들리 김태현 대표를 만나보았다.

DSC_0261▲사운들리 김태현 대표

-사운들리 서비스, 상당히 독특한데요.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예를 들어 '별에서 온 그대'를 보고 있으면 그 안에 전지현이 신고 있는 구두에 대한 정보가 바로 내 스마트폰으로 도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말이죠.

주로 간접 광고 형태로 상품들이 노출되고 있는데요,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실제 검색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노력을 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적재적소에 스마트폰에 상품 관련 쿠폰이나 가격 등의 정보가 뜬다면 사람들이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도 높아지죠.

- 사운들리의 핵심 기술은 어떤 것인가요.

상품 정보를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비가청 주파수 대역(10kHz ~ 300GHz)의 음파신호(워터마크)로 만들어 방송 신호에 실어서 전달하는 것입니다. 시청자는 들을 수 없지만, 휴대폰은 인지할 수 있죠.

하지만 전달된 음파신호가 어떤 상품인지 인식하려면 사운들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모바일앱을 약간 수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모바일앱이 음파신호를 인식하고, 사운들리 서버로 보내면 그 음파신호에 해당하는 상품 정보를 보내주는 것이죠.

저희의 핵심 기술은 첫째로 방송신호에 실은 음파신호가 손실 없이 온전하게 스마트폰에 도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음파신호가 TV라는 매체를 통해 화면에 나오기 전까지는 수많은 장비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왜곡과 간섭이 생겨 신호가 손실돼요. 이렇게 왜곡을 거치더라도 원래 신호를 복원해낼 수 있는 것이 사운들리의 기술입니다. 두 번째로는 음파신호를 인식하기 위해 대기 중인 모바일앱이 최소한의 전력, 즉 배터리 소모가 적게 수신될 수 있게 하는 것이고요.

- 음파신호를 손실 없이 온전히 스마트폰으로 전달하기 위해선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요.

크게 보면 방송신호의 음향 데이터는 세군데서 왜곡과 손실이 일어납니다. 방송국의 인코더에서 음향 데이터의 손실 압축이 일어나고, 망사업자 쪽(IPTV의 경우)에서는 트랜스코딩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변형되죠. 마지막으로 TV 스피커의 특성에 따라 왜곡이 일어납니다.

이와 같이 각 구간에서 일어나는 신호의 왜곡과 손실을 면밀히 분석해서, 원본 음파신호가 최종적으로 스마트폰에 도달할 때까지 파괴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도록 견고하게 코딩(Coding)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신기술에서 사용하는 여러 코딩기술과 유사하지만, 사운들리는 여러 왜곡을 고려해서 독자적인 형태의 코딩기술을 보유하고 있죠. 이건 저희의 핵심기술이고 공개할 수 없네요. 양해해 주세요.

- 배터리를 가장 적게 닳게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뭔가요.

사용자가 언제 TV를 시청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항상 음파신호 수신 대기 중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배터리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신호 수신 빈도를 줄여야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사용자가 TV를 시청할 때 앱을 띄워서 신호 수신을 시작하는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한 솔루션이라 할 수 없겠죠. 대신 일정 주기로 신호를 수신하는 건 어떨까요? 물론 이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상황과 문맥에 따라 신호 수신을 활성화하거나 중지하는 독자적인 방식을 개발했죠. 예를 들어, OS와 하드웨어의 동작방식에 따라 언제 수신할 때 베터리 측면에서 유리한지 파악해서 활성화하는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 숨겨진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전용 앱이 따로 필요한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운들리는 앱을 직접 만들지 않고, 쿠팡이나 위메프같은 커머스 업체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하고 그들의 모바일앱에 사운들리 기술을 탑재하도록 하는 것이죠. 사운들리가 독자적인 앱을 개발해서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마케팅적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저희는 기존 커머스 업체와 협력하는 모델을 택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앱 안에 저희 기술을 탑재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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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제공할 때 타 기업과 제휴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는지요.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시스템에 코드 한 줄만 추가하면 될 정도로 쉽기 때문에 바로 도입할 수 있고 특별한 개발적 어려움은 없어요. 그런데 저희 기술과 해당 기업의 앱이 잘 어우러져 동작하는가에 대한 부분은 사용자가 많은 앱일수록 조심스럽습니다. 잘못 업데이트가 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사용자에게 실수가 노출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앱에 탑재한 기술이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도구를 저희 측에서 제공할 생각도 하고 있어요.

- 사운들리의 핵심 기술을 커머스 이외의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저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지하철 안내 방송에 비가청 주파수를 심어서, 사람들에게 도착역을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대부분 이어폰을 꽂고 있기 때문에 안내 방송을 놓치는 경우가 있거든요. 신호를 받은 스마트폰이 내려야 할 곳을 알려준다면 그런 일을 방지할 수 있겠죠.

그리고 원트리즈뮤직이나 샵캐스트처럼 특정 매장에 저작권 없는 음악을 스트리밍해주는 서비스들이 있는데, 그런 곳과 협업하면 음악 중간에 신호를 심어서 매장 내 고객에게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도 있어요. 이런 오프라인 사업도 가능해지는 거죠.

- 결국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하고, 적재적소에 특정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비즈니스에는 다 적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그런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계신가요.

일단은 TV 방송 쪽에서 주 사업모델을 찾기 위해 찾으려 하고 있고요, 아직은 시장도 저희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사업이 정형화되면 그 이후에 다른 분야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방송 분야, 특히 티 커머스(T-Commerce) 분야에서는 재미있는 문제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TV에 등장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들을 어떻게 다 모을 것인가 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이자 저희의 도전 과제고요. 이 부분을 풀 수 있다면, 티 커머스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음향 쪽에서도 비가청 주파수의 경쟁 기술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여러 개 있을 텐데요.

가장 유명한 것은 오디오 핑거프린팅(지문) 기술이죠. 음향의 특정 패턴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드라마의 특정 대사가 방송되면 그 음성패턴을 찾아서 드라마에서 보이는 상품을 알려주는 것이죠. 하지만 이를 위해선 모든 음성신호를 듣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엄청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가 택한 방법이 워터마크 기술입니다.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의 원본 데이터에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특정 마크(Mark)를 삽입하는 기술입니다.

또 하나 흔하진 않지만, 심리 음향 기술이 있어요. 사람이 소리를 인식할 때 큰 소리를 듣고 나면 작은 소리를 못 듣는 특징을 이용한 거죠. 큰 소리가 나는 장면에서 아주 작은 소리의 음향신호로 데이터를 삽입하는거죠. 하지만 큰 소리가 나는 장면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적용하기 제한적이라 할 수 있죠.

- 비가청 주파수 음파기술을 이용해서 기술적으로 더 발전시키려는 방향이 있나요.

일단 저희 기술이 거리 측정에도 사용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전자기파는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측정이 거의 불가능한데요. 소리는 좀 느린 편입니다. 그래서 반사파나 도착할 때까지의 지연 시간을 분석해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해요. 지금 기술로는 10cm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데요. 이후에는 밀리미터 단위로까지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지향성을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죠. 음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자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지향성이나 직진성같은 것들도 추적이 가능한 건가요.

스피커 마이크를 여러 개 사용할수록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요. 만약 그 사람을 둘러싸고 공유기, 세탁기, TV 등 여러 가지 하드웨어가 놓여 있다면 이것들이 모두 다른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중간에 사람이 어디에 서 있는지 삼각 측량 비슷하게 파악할 수 있죠. 마치 위성이 3개 있을 때 정확한 위치를 분석할 수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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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스타트업을 하면서 사운들리가 느끼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일단 정부에서 많은 R&D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제공해주는 방식이 조금 바뀌면 더 안정적으로 테크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경우 인건비가 사실상 비용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도 인건비로 투자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비용 사용 규정이 불합리하게 책정되어 있죠. 이런 부분만 개선돼도 훨씬 나아질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후배가 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꼭 조언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나요.

딱 하나 고르자면, 사업을 하는건지 연구를 하는건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예요. 저도 그걸 아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왜냐하면 엔지니어는 연구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거든요. 오랜 기간 엔지니어로서 공부한 뒤 사업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아요. 만약 사업하고 싶은 것이라면 연구가 아닌 사업과 기획적인 부분에 대한 좀 더 많은 공부와 열중이 필요합니다. 연구를 하더라도 그 방향성을 사업성에 맞춰야하고요.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저도 아직 제대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테크인사이드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테크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신이 나서 기술 이야기를 늘어놓는 장면을 매번 만나게 된다. 그동안의 인터뷰에서 창업 스토리에 대해 길게 늘어놓느라 정작 깊이 있는 기술 이야기는 꺼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첫 창업을 중학생 때 시작해 일리노이대 엔지니어링 박사과정을 거친 후, 한국에서 테크 스타트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김태현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운들리는 올 8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엔지니어로 시작했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사운들리가 그려나갈 커머스의 미래가 기대된다.

Editor’s Note: 국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우수한 테크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와주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비석세스에서는, 선배 기술 창업가이자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의 기획과 도움으로 국내 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테크인사이드(techinside)’ 코너를 선보입니다. 다음 [테크인사이드]는 개인용 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 ‘노매드커넥션’를 소개해드립니다.

인터뷰 진행 :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
LC : 배현경 인턴 기자

정 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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