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벨리] 투자자의 고민 (3)(4)
11월 8, 2013

C. Downround –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책임져라

첫째, downround 상황이다. downround는 이전 투자가격 보다 낮은 가격으로 펀딩을 받는 것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투자자 모두 지분율이 상당히 희석된다. 어쨋든 downround가 무슨 이유에서 발생했든, 회사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회사와 투자자 모두의 과실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의 창업자/경영진이 사업을 잘 못 수행한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투자자 역시 지난 라운드에서 회사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했을 수도 있고, 투자자가 회사의 이사회에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고, 기존투자자가 downround하기 싫으면 자기들끼리 투자금을 모아서 후행투자를 해도 되는데, 그렇게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BeeOrBug의 이전 valuation이 $80M이었고, 만약 이번에 premoney value $40M에 펀딩을 받으면, 가장 쉽게는 지분의 가치가 50% 떨어지게 된다. 그나마 제일 먼저 투자했던 Lytton Ventures는 평균매입가격 보다는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겠고, Series B를 리드한 Hamilton Ventues는 투자원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고, Series C를 Lead한 Palo Alto Partners는 투자원금 $12M의 펀드 장부상 평가금액이 $6M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보통주 주주 및 창업자 역시 지분가치가 50%로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물론 평가상의 가치가 올랐다 내려가는 것이지만, 원래 주식투자도 평가익을 얻으면, 그 시점부터 손실을 계산하기 때문에, 심정적 손실은 50%이다. 여하간 Downround가 투자자/창업자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지만, 구조에 따라 어느 한쪽이 더 힘들 수 있다.

Downround도 상황에 따라 우선회수권 (liquidation preference)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downround가 되는 경우가 있고, 우선회수권 금액을 조정하면서 downround가 될수도 있다. 우선회수권은 우선주 투자자의 가장 중요한 투자금 보호장치로 만약 우선회수권 금액을 유지하면 투자자들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만약 BeeOrBug의 Series D가 premoney value $40M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도 우선회수금액은 기존투자자들의 투자원금의 합인 $28M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보통주 주주들은, 일반적으로 창업자, 불리하게 된다. 이전에는 회사가치에서 우선회수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35% ($28M/80M) 이었는데, 이제는 70% ($28M/40M) 수준까지 올라가서 보통주의 몫이 적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우선회수권을 모두 날리는 경우가 있다. 똑같이 BeeOrBug의 Series D premoney value가 $40M으로 투자가 되는데, 이전 우선회수권을 “0″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즉, 투자자와 보통주 지분이 50%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투자자의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인 우선회수권이 없다면, 우선주의 제일 중요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통주 주주에게는 dowround가 되더라도 손해보는 것이 크지 않다. 우선회수권을 없애버리는 주요 이유는 우선회수권이 회사의 매각이나 직원 영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선회수권이 높으면 보통주의 이익실현이 어려워지고, 그렇게 되면 직원옵션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직원 영입에 중요한 스탁옵션의 효과성이 떨어진다. 회사 매각시도 인수 회사는 최대한 직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딜을 원하는데, 우선회수권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운로드 (1)D. Pay-to-Play – 패를 더 받아보고 싶으면 판돈을 내라

둘째는 pay-to-play 상황이다. 이는 명칭그대로, play하고 싶으면 pay해라, 즉 포커판에서 패를 한장 더 받아보고 싶으면 콜이라도 따라오라라는 얘기이다. 포커판과 상황은 동일하다. 만약 따라가지 않으면 아무리 자기가 이전에 넣은 판돈이라도 패를 접는 순간 더 이상 자기의 몫은 없다. Pay-to-play의 기본철학은, 회사가 어려울때 회사를 계속 지원하는 투자자는 혜택을 얻거나 손실을 최소화하고, 회사를 저버리는 투자자에게는 패널티를 주는 것이다.

투자도 포커와 마찬가지로 pay-to-play를 할지 말지는, 자기 패가 지금은 좋지 않지만 앞으로 조금이라도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될때 고민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으로 투자에서는 포커판만큼 가혹하지 않은 중간 영역이 존재한다. 따라서 pay-to-play는 정상적인 upround시에는 발생하지 않고, 거의 항상 downround와 함께 들어오는 조항으로, 우선회수권 (liquidation preference)과 지분율에 영향을 미친다. Pay-to-play 조항도 적용방식은 투자계약하에서 정하기 나름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이 기존투자자의 우선주내 지분율 (pro rata)만큼 투자하지 않으면, 모든 기존 우선주가 보통주로 감자 전환되고, 동시에 우선회수권이 다 사라지는 방식이다. Palo Alto Partners의 우선주주주간 지분율은 약 26%이고, 금번 Series D에서 기존주주에게 할당된 투자금액이 $5M이면, Palo Alto Partners의 pro-rata 참여는 $1.3M ($5M * 26%)가 된다. 만약 $1.3M을 투자하지 않으면 기존 $12M 투자 우선주는 10:1 비율로 보통주로 감자 전환되고 (감자 비율도 정하기 나름이다), $12M의 우선회수권 역시 사라진다. 그리고 $1.3M이 아니라 $1.2M만 투자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드시 $1.3M을 참여해야 한다. $1.3M 때문에 $12M을 날리겠는가? 상황따라 다르다.

다른 방식으로는 기존투자자가 참여한 수준만큼 기존투자가 지켜지는 방식이 있다. 동일하게 Palo Alto Partners에게 배정된 금액이 $1.3M인데, 이런 저런 사정상 딱 절반인 $650K만 투자하면, 기존 우선주의 50%만 보통주로 감자 전환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우선주로 남는 것이다. 우선회수권 역시 투자금액인 $12M의 절반만 사라지고, 나머지 절반인 $6M은 그대로 남는다. 이런 상황이 되면, 의사결정이 1/0의 디지털이라기 보다는 무수한 경우의 수가 아날로그적으로 존재한다. 참여해주는 만큼은 그 정성을 인정해주겠다라는 것이다.

알버트는 BeeOrBug의 사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Downround, pay-to-play 등 조항을 떠나서, 그리고 기존에 투자한 금액과 무관하게 회사 자체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주도한 투자이고, 짧은 시간내에 downround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지만, 어쨋든 “throw good money after bad”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는 싫었다. 일단 회사의 가능성과 사업모델의 가능성, 그리고 CEO로서 다른 공동창업자인 아비브를 교체한다면 충분히 실행면에서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restart가 된다면 “after bad”할 돈도 사라지는 것이니, 그때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Restart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투자자를 다 보통주 전환후 감자하여, valuation을 $1~2M 정도로 낮추고, 새로 펀딩을 받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가끔 창업자와 투자자의 이해가 일치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는 하는데, 많은 경우는 그냥 회사를 접는다. 그것이 깔끔하다. 알버트도 일단 restart는 옵션에서 제외시켰다. 그리고 현재로서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 벨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벨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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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찬
HoChan Lee is Managing Director of KTB Ventures. He focuses on investments in the areas of information technology, digital media, entertainment and consumer service. He has led more than 15 investm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has actively participated in cross-border business development efforts between Korean companies and portfolio companies. (lee.hoc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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