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경영진 VS. 투자자 (4)
10월 11, 2013

경영진 VS. 투자자 (4)

 

D. Series D 펀딩 계획

이사회에서 회사의 영엽현황, 사업전략 등에 대한 얘기가 끝나고 잠시 쉬기로 했다. 휴식 이후에는 Closed Session이다. 이사회는 일반적으로 Open Session과 Close Session으로 나뉜다. Open Session은 이사회 멤버뿐만아니라 회사의 주요 경영진 (영업담당 VP, 사업개발 VP, 재무담당 VP 등)과 투자자중에서 Board Observer (이사회 참관권리)를 가진 투자자 등이 참석을 하는데, Closed Session은 주로 이사회멤버만 참여한다. 그리고 M&A 등 중요하고 confidential한 얘기는 Closed Session에서 진행된다.

이제는 회사의 CEO인 마크, 공동창업자 아비브, 잭, 제이콥, 알버트 및 회사변호사인 존, 이렇게 6명만 남았다. 잭이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언제나 긍정적인 제이콥이 먼저 펀딩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제이콥은 마크에게 펀딩 계획이 어떤지, 그리고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valuation에 대한 기대가 어떤지를 물었다. 마크는 지난번 Series C 때 만났던 VC들과 가볍게 얘기를 시작했고, 지금 리스트업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Valuation은 현재로서는 flat round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후행투자시 valuation이 직전 라운드 valuation 보다 높으면 up round, 낮으면 down round, 동일한 가격이면 flat round라고 한다. up round면 당연히 제일 좋은 것이고, flat round는 사실상 펀딩 이후 기간동안 회사의 가치에 변화가 없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이고, down round는 뭔가 직전 라운드 valuation이 과도하게 평가가 되었거나, 펀딩 이후 회사 가치가 오히려 하락한 것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사회 Closed Session에 앉아 있는 사람중에 알버트가 가장 곤혹스럽다. 자기가 강하게 주장해서 1년반전에 투자했는데, 이번 Series D 라운드가 얼마만큼이라도 up round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현재의 분위기로 봐서는 down round가 되지만 않아도 다행이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최근 소셜 분야에 대한 VC의 관심이 조금씩 식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이때 회사변호사인 존도 최근 소셜분야 valuation이 하락중이라고 언급하였다. VC는 한달에 한건 정도 투자를 해도 많이 하는 것이지만, 벤처전문 로펌은 한달에 수십건 이상의 투자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오히려 VC 보다 훨씬 많은 케이스를 접하고, 투자 시장에 대한 분위기를 가장 잘 파악하는 위치에 있다.

잭, 제이콥, 알버트 모두 자신이 알고 있는 VC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였고, 다음번 이사회 이전에도 계속적으로 진행상황에 대해 업데이트를 요청했다. 그리고 VC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내 달라고 하였다. VC가 VC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가장 많이 보기 때문에, 그래도 가장 효과적인 피드백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images (3)

 

E. 갈수록 꼬이는 펀딩 환경

몇주만 있으면 곧 2011년도 Thanksgiving 기간이다. Thanksgiving은 11월의 네번째 목요일로, 일년중 미국내 인구 이동이 가장 많은 주간이다. 또한 Thanksgiving 다음날은 Black Friday라는 연중 가장 대표적인 세일기간이기 때문에, 쇼핑몰마다 차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펀딩이 필요한 벤처회사들에게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Thanksgiving부터는 연말 Holiday Season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VC들이 휴가도 많이 가고, 일 자체도 진행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Thanksgiving 이전까지 투자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지 않았다면, 펀딩이 새해로 넘어갈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BeeOrBug의 이사회 멤버들과 경영진은 계속적으로 Series D 펀딩 진행 상황에 대해 이메일이나 통화로 업데이트를 주고받고 있다. Series D 펀딩이 지난 이사회때 생각했던 것 보다 쉽지가 않아 보인다. 알버트도 회사를 주변의 친한 VC에게 소개시켜줬었는데, 현재 회사의 단계로는 이전 Valuation 이상으로는 투자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였다. 다른 이사회 투자자 멤버인 잭이나 제이콥에게서도 비슷한 업데이트를 들었다. CEO인 마크는 아직도 up round를 자신하고 있지만,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알버트는 이전에도 투자회사의 CEO가 펀딩환경에 매몰되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적이 몇번 있다. 아마도 이번 펀딩과 맞물려 CEO를 교체하는 것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하였다. 펀딩 이전이 투자자가 CEO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고, 돈이 회사 은행계좌로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CEO 교체가 쉽지는 않다.

여하간 지금까지 만난 VC 중에서 회사의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한 곳은 Middlefield Partners와 Alma Ventures 등이다. 하지만 두 곳다 구두로 언급하기는 down round이어야 투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그리고 기존투자자의 참여를 강요할 수 방안을 넣을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valuation이 낮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기존투자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Pay-to-play 조항까지 들어갈 수도 있겠다. 아니면 Recap까지도 생각해야 하나. 투자자로서는 valuation이 낮아지더라도 우선회수권한이 있는 투자원금 (liquidation stack)이 유지되기를 원할 것이고, 경영진으로서는 계속적으로 후행투자를 지원하지 않는 투자자가 빠지는 방식인 pay-to-play를 그나마 선호할 것이다. 그리고 천성이 너무 낙천적이고 무엇을 해도 새로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recap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 벨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벨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호찬
HoChan Lee is Managing Director of KTB Ventures. He focuses on investments in the areas of information technology, digital media, entertainment and consumer service. He has led more than 15 investm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has actively participated in cross-border business development efforts between Korean companies and portfolio companies. (lee.hochan@gmail.com)

익명 댓글

ava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