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머니 비트코인 이야기-#4 15억짜리 피자와 비트코인의 경제적 효과
September 27, 2013

넥스트 머니, 비트코인 이야기

(비트코인이 가져올 파괴적혁신과 금융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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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5억짜리 피자와 비트코인의 경제적 효과

다소 느닷없을 지 모르겠지만 피자 얘기부터 해보자. 기네스북에 등재된, 현재 판매/배달되고 있는 피자 중 가장 크고 (아마도 ) 비싼 피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소재한 빅마마스앤파파스 피자에서 판매하는 200불짜리 피자다 (바로가기). 특이하게 정사각형 모양인 이 피자는 한 변이 54인치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200불이면 꽤나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지만 한 판으로 약 50명 이상이 먹을 수 있다고 하니 그리 비싸다고 볼 수는 없겠다.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판매된 피자 항목이 있다면 단연 지난 2010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거래된 어떤 피자의 몫일 것이다. 놀라지 마시라, 이 피자 두 판의 가격은 (지금 시세로) 무려 15억에 달한다. 빅마마스앤파파스의 피자 마냥 거대한 사이즈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혹시 순금 또는 다이아몬드 토핑이라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라지사이즈의 파파존스 피자였을 뿐이었다.

2010년 5월 18일 저녁(미국동부시간) 라즐로(라는 닉네임의 이용자)가 비트토크 게시판에 피자 거래를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라지 사이즈 피자 두 판을 자신에게 보내주면 10,000BTC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자신이 먹다가 남겨놓은 피자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한 판이 아닌 두 판이 필요하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관심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이 제안에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누구도 선뜻 피자를 보낼 생각은 하지 않는 듯 했다. 유럽에 산다는 한 이용자가 말했다. “내가 거래하고 싶은데 여기서 어떻게 피자를 보낼 수 있을까?” 라즐로가 대답했다. “난 잭슨빌에 살아, 우리집 근처의 피자 배달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결제를 하고 우리집으로 보내면 어때? 아내와 난 보통 파파존스를 먹어” 누군가 댓글을 통해 지적한대로, 당시 시세로 보자면 밑지는 장사였다. 당시 10,000BTC는 41 달러 정도였고 라지사이즈 피자 두 판은 30불 정도면 충분했으니 그냥 환전을 해서 직접 주문하는 게 보다 경제적인 선택일 수 있었다.

글을 올리고 4일째되는 22일 오후 드디어 그는 거래에 성공해 피자를 수령했다고 알렸다. 피자를 판매한 닉네임 jercos 에게 진심어린 감사 인사도 전했다. 기쁨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이었다. 함께 올린 ‘인증샷(사진)’에는 파파존스 라지사이즈 피자 두 판이 식탁 위에 올려져 있었고, 라즐로의 딸로 추정되는 어린 여자 아기가 손을 뻗어 그걸 잡으려 애쓰는 사랑스러운 장면도 담겨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실험이 성공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사상 최초의 비트코인 피자 구매가 이뤄졌다며 환호했다. 이에 호응해 라즐로는 거래를 더 계속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누구든 관심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그 후 몇 건의 피자 거래가 더 성사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상황이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잠잠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 게시글은 일종이 성지가 되었다.

석달 후 8월이 되자 그가 제시한 피자 두 판 가격인 1000BTC이 600 달러에 육박했다. 그동안 15배가 오른 것. 11월이 되자 “와우 2600 달러짜리 피자였네!” 같은 댓글이, 이듬해 4월이 되자 “맙소사 이젠 18000달러야!”, 이런 식으로 5월엔 70,000달러가 되더니 6월엔 150,000달러, 해가 바뀌어 2013년 2월엔 무려 300,000달러짜리 거래가 되었다. 지금 시세로는 앞서 밝혔듯이 대략 15억원(1BTC 당 140달러)이다.  

이 드라마틱한 에피소드에는 비트코인의 가능성과 한계가 그대로 압축돼 있다. 우선 비트코인의 가치가 그동안 얼마나 급상승했는지 이처럼 잘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 것이다. 지난 2009년 등장 이후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십만배 가량 상승했다. 2013년만 봐도 비트코인의 구매력은 710%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달러의 구매력은 1.4% 감소했다. 초기 비트코인 이용자들, 마이너(채굴자)들이 순식간에 거부 반열에 오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법, 이처럼 급격한 가치상승이 교환수단으로서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서 대부분 쓰지 않고 보관만 하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급격한 가치상승이 과열된 투기심리 때문이라며 거품 붕괴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정반대의 지적도 존재했다. 사실 비트코인이 16세기 튤립 투기 열풍과 유사하게 곧 붕괴될 것이라는 경고는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하지만 몇 차례 견조한 상승과 안정적인 추이를 보여주며, 적어도 급격한 붕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조차도, “(지금처럼) 비트코인의 생성(발행)이 계속 낮은 수준으로 이루어진다면, 가격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과 함께 돈방석에 앉게 된 이들이 그리 많은 건 아니다. 피자 두 판을 15억에 판매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비트코인이 가져올 진정한 경제적 의미에서의 혜택은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고르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와 같이 몇몇 사람의 운좋은 대박이 아니라, 산업화-시스템화된 형태로 말이다.

미국의 유력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Andreessen Horowitz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의 얘기를 들어보자. 그가 비트코인에 빠진 이유는 그동안 새로운 금융비즈니스를 시작하려고 했던 많은 이들이 봉착했던 여러 문제점들을 이 새로운 가상화폐가 일거에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금융사업에 있어) 온라인 사기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고 그것 때문에 막대한 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수학기반 화폐가 흥미로운 점은 거래당사자를 전혀 믿지 않고도 안전하게 (온라인)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죠."(원문바로가기)

비트코인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온라인 금융 비즈니스는 지금보다 더 효율적이고 더 저렴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전 세계 인구 중 은행시스템으로 부터 소외되어 있는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휴대폰만으로 (저렴하게)금융의 혜택을 누리게 될 수도 있다(휴대폰 보급률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한참 넘어섰다).

 

유럽중앙은행 비트코인의 다음과 같은 특장점들로 인해 가상화폐가 보다 널리 쓰이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인터넷의 접속과 이용이 늘고 있으며 가상 커뮤니티의 이용자 역시 증가하고 있음

- 이커머스의 증대 특히 가상화폐의 이상적인 기반시장이 될 디지털 재화 분야에서의 두드러진 성장

- 다른 전자 지불수단 대비 높은 수준의 익명성

- 다른 전자지불수단 대비 낮은 거래수수료

- 가상 커뮤니티에서 요구되어지는 더 직접적이고 빠른 거래 처리

 

비트코인이 가져올 혜택과 장점들을 좀 더 자세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아주 적은 수수료(50원 가량)로 국제적인 지불과 송금이 가능

  • 지불시스템을 설치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판매/수납 가능

  • 정부정책에 의해 개인이 보유한 부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

  • 위키리크스 처럼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어느 나라 어떤 비영리단체에든 쉽게 기부가 가능

  • 사다리타기나 회비를 걷을 때 손쉽게 멤버들로부터 돈을 걷고 사용

  • 보다 쉬운 결제 가능 : 인터넷에서 신용카드 사용할 때 겪는 불편함(카드번호/유효기간/비밀번호 등 기입) 없이 손쉽게 온라인 결제 가능

  • 계좌를 이체할 때 겪는 불편함 없이 손쉽게 결제가 가능

  • 프라이버시 보호 : 비트코인 결제 시에는 꼭 필요한 정보만 셀러에게 제공, 불필요한 개인정보 유출 방지

  •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함께 제공되는 개인금융정보 등이 일체 공개/제공되지 않고 거래

  • 복잡한 페이먼트시스템과 카드사 승인 시스템에 따른 온라인 커머스 개설의 불편 해소

 

비트코인이 유사한 가치저장 수단인 금(Gold) 보다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 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지난 수천 년간 금은 가장 안전한 부의 저장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여전히 적잖은 사람들이 국가 화폐 보유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금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금을 압도하는 여러 장점을 갖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금은 쉽게 나눌 수 없다 : 보유한 금을 잘게 그리고 정확하게 잘라서 다른 사람에게 지불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소숫점 8자리까지 쉽게 나누어 지불할 수 있다

  • 금은 바로 식별하기 어렵다 : 일반인이 순금인지 아닌지 보는 순간 바로 식별하기는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의 경우 진짜 비트코인을 받았는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다

  • 금은 바로 중량(액수)을 알기 어렵다 : 그러기 위해선 언제나 정확한 저울을 들고 다녀야 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얼마의 액수인지 바로 알 수 있다

  • 너무나 당연하게도, 금은 인터넷을 통해 전달할 수 없다

  • 심지어 오프라인에서 운송할 때에도 도난 등 사고의 위험과 그에 따른 부담과 비용이 수반된다

  • 금은 법에 저촉되거나 압수당할 수도 있다 : 실제로 1930년대 미국 루즈벨트 행정부는 금 보유를 법으로 금지시킨 적이 있다. 비트코인은 정부가 쉽게 그 거래를 막을 수 없는 시스템적 구조를 갖고 있다

 

비트코인이 지닌 이 같은 장점과 가능성으로 인해 점차 비트코인의 활용이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라 가치 또한 더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그것의 잠재 가치를 역설하기 위해 제시하는 예시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

“신용카드 회사가 주유소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2% 입니다(미국의 경우). 이 수수료만 사라져도 주유소 사장의 이윤이 두 배가 될 것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한 해동안 사용하는 가솔린은 650억 갤런에 이릅니다. 갤런당 3.6불이라고 했을때, 무려 2340억 달러가 비트코인 경제로 흘러들게 됩니다. 만약 비트코인의 시장가치총액이 2340억 달러가 된다면, 비트코인 하나의 가치는 34,400 달러가 됩니다”

뭐 이런 식인 셈이다. 국제 이주자 송금규모가 연간 570조원에 달하는데 위의 예시에서와 같이 대입하게 되면, 그야말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오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투자에 신중하라고 얘기한다. 이 새로운 금융시스템과 화폐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실험 중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순식간에 전세계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분명해보인다. 모든 혁신이 그렇듯이 사람들이 기존 시스템에서 절박하게 느껴온 부분을 일거에 해소시켜주었거나 그럴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과 장점만으로 투자의 성공까지 쉽게 낙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혁신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게 될 것이다. 그 지지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이 실험은 아직 진행형이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Editor’s Note : 비트코인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가상이지만 충분히 화폐로 통용될 수 있기에 그 가치가 유동적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2013년 1월에 1비트 코인이 $13달러였던 것에 반해 유럽금융위기와 맞물려 가치가 폭등하여 1비트 코인이 $266 까지 치솟았다가, 하루만에 $54까지 폭락하는 경우도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이제 각국 정부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와 과세를 시작한다는 점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며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비트 코인이 말하는 통화 개념의 가치 혁명,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요? 김진화님의 연재를 통해 그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 기사에서 다루는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는 beSUCCESS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차이가 있음을 밝힙니다. 

인터넷과 제조업, 영리와 비영리 그리고 국내외의 경계를 오가며 사회혁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오르그닷을 비롯한 3개의 (사회적)기업과 1개의 비영리 공익법인을 (공동)설립했다. 여러 방송 및 매체에서 활약했고, 활발한 기고와 강연 등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와 사회혁신 방법론을 소개해 왔다. UN지구환경회의에 한국대표단으로 참석했으며, 글로벌 청년 사회혁신가로 선정(영국문화원)돼 활동했다. 세계 최초의 한화-비트코인거래소 Korbit의 공동설립자이자 이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