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돈 부터 벌어라 –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 인터뷰
7월 30, 2012

군고구마 장사, 티셔츠 판매 사업, 음식배달 서비스... 수 년간 쉬지 않고 창업을 시도해 온 29살 청년에게 남은 것은 1억의 빚 뿐이었다. 이미 집안에 손을 벌려 받았던 5천만원도 휴지조각이 된 터였다. 어머니도 이제는 지쳤는지 "당분간 고향에 내려 올 생각은 말아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하지만 그에게는 어릴적부터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었다. 청년은 노점에서 떡볶이를 팔기 시작했다. 만 2년 후, 청년은 가맹점 100개를 돌파한 떡볶이 프랜차이즈의 CEO로, 전 언론의 주목을 받는 유망한 청년 CEO가 되어 있었다. 이 청년이 바로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다. 그가 단순히 유망한 청년 CEO였다면 beSUCCESS가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그를 굳이 찾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beSUCCESS가 그에게 인터뷰를 청한 이유는 그를 통해 진심어린 격려를 받고 살아있는 조언을 얻고 있다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간증' 때문이었다.

국대떡볶이를 방문한 건 오후 4시, 매콤한 떡볶이 향이 회의실에 가득했다. 매일 오후 4시마다 직원들이 집적 떡볶이를 만들며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매콤한 떡볶이향과 함께 김상현 대표와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돈 벌 궁리부터 해라

주변 사람들은 저를 만날 때마다 국대떡볶이 맛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셔요. “나는 국대떡볶이 맛있더라.” “왜 밀가루 떡을 쓰느냐”, “나는 내가 만든 떡볶이가 제일 맛있다.”, “다른 집 떡볶이가 더 맛있더라.”라는 얘기들을 수도 없이 들어요. 다 고마운 얘기들이에요. 그런데 그 얘기들을 다 들어줄 수가 없어요. 맛이라는 것은 굉장히 종합적인 감각이거든요. 사탕을 입에 물고 있다가 먹는 떡볶이랑, 배부를 때 먹는 떡볶이랑, 상황에 따라 떡볶이 맛이 다 달라요. 그 얘기들을 다 들을 수는 없어요. 실제로 가장 맛있는 떡볶이는 ‘배고플 때 먹는 떡볶이’지요.

맛에 대한 평가는 그런 주변 사람들의 얘기들이 아니라 ‘매출’입니다. 매출이야말로 사업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평가입니다. IT기업라고 다르지 않을 거에요. 저는 제가 만드는 국대떡볶이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국대떡볶이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입맛에 맞는 사람들이 이만큼이나 있으니까 제가 이렇게 계속 떡볶이를 팔고 있지 않겠습니까? 회사라는 건 서비스로 가치를 제공하는 일은 하잖아요. 그 서비스에 가치가 있으면 사람들이 돈을 지불해요. 반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은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그만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돈을 못 벌어서 못 먹고 살면 그게 무슨 가치가 있는 일이겠어요?

김상현 대표의 '돈 벌 궁리부터 하라'는 말에 왠지 허가 찔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IT 비즈니스의 경우, 당장의 매출보다는 유저수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게 더 급선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IT 비즈니스 역시 수익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궁극적으로는 '매출'과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한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할 때 고객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김대표는 IT 스타트업 역시 어떠한 가치를 고객에게 줄 것인지 고민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을 창출해 궁극적으로는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에 대해서 너무 터부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돈 벌어서 우리 엄마 지켜 줄 거고, 우리 엄마 호강시켜 줄 거에요. 그 돈으로 내 주변 사람들 지켜 줄 수 있는 거잖아요. 돈은 나쁜 게 아니에요. 돈은 따뜻하고 선한 거에요. 우리 모두 돈 벌어서 선하게 쓸 거잖아요?

김상현 대표의 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남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돈을 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돈에 대해 애증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김상현 대표는 어쩌면 사업의 궁극적 목표라고도 할 수 있는 '돈'에 대해 따뜻함과 나눔이라는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있었다.

 

뭐라도 해라

요즘 김상현 대표를 존경하는 젋은 스타트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에 김상현 대표는 '존경'이라는 말은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역시 김상현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오는 청년들이 적지는 않은 듯 했다. 김상현 대표는 다짜고짜 찾아와 사업계획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저는 이렇게 저렇게 해서 어떤 사업을 하겠습니다!”라는 청년들에게 “그래, 그러면 뭐라도 하고 와라.”는 말을 해준다고 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계획만 얘기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해 줄 말이 없어요. 얘기할 거리 자체가 없어요. ‘어떻게 하겠다.’라는 말이랑 ‘어떻게 해오고 있다.’라는 말은 정말 0과 100의 차이에요. 그리고 가끔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용기가 안나요. 용기를 낼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주세요.” 그렇게 물어보면 저는 이 말 말고는 해줄 말이 없어요. "용기를 내세요!" 용기라는 건 무섭고 겁이 나는 데에도 실행하는 게 용기거든요. 도전할 때 겁도 나지 않고 아무런 걱정도 없이 실행하는 건, 그건 용기를 낸 게 아니에요. 용기는 스스로 내는 것 말고는 해답이 없어요.

 

폼나는 일 찾지 마라

국대떡볶이를 처음 시작할 때 길거리 노점에서 떡볶이를 팔았어요. 그 때 저희 어머니께서 보시고는, “너 이 자식 대구 바닥에 내려올 생각도 하지 마라. 남사스럽다.”고 꾸짖고 내려가셨어요. 그런데 요즘은 “대구 언제 내려올 일 없냐.”고 먼저 물어보셔요. 그런데 저는 지금도 똑같이 떡볶이를 팔고 있거든요? 길거리 노점에서 떡볶이를 팔면 폼이 안 나요. 엄마도 부끄러워하는 거에요. 그런데 떡볶이를 지금은 잘 파니까 비올 때 비 피할 집도 있고, 차 있고, 어머니 용돈도 많이 드릴 수 있거든요. 애초부터 폼나는 일은 없어요. 뭐든지 잘하면 다 폼나요. 얼마 전에 TV를 봤는데, 상아백의 임상아 대표님이 나오더라고요. 그 분 얘기를 인용하는 게 더 좋은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1가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9가지 일을 해야 한다.” 가방을 만들려면 원단도 떼야 되고, 가위질도 해야 되고, 박음질도 해야 되고, 하기 싫은 일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데 앉아서 디자인만 하려고 하면 되겠어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기 싫은 일 9가지를 해내야 돼요.

 

본질에 충실해라

저는 인맥을 관리하고 사람을 관리한다는 표현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요. 네트워킹이라는 게 사람을 만날 기회가 되는 거지, 그 네트워킹 자체가 도움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자신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에는 오히려 소비적일 수도 있는 일이에요. 특히 제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건 없고,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것만 있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어요. 저는 ‘본질’에 대해서 중요하게 얘기하는데, 자신이 해야 하는 본래의 일, 본업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신의 본질에 충실하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됩니다. 투자를 받는 방법, VC만나는 방법, Exit 하는 방법들을 찾아 다닐 필요 없어요. 본질에 충실해서 잘 만들었을 때 선보이면 되는 거에요. 그때 세상을 확 놀래주면 되는 거에요. 그걸 지금부터 따지지 않아도 회사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누군가가 찾아와서 비싼 가격에 회사를 사갈 거에요. 참고로 저는 그런 것들이 있는 줄도 몰라서 안했습니다.

김상현 대표는 어떠한 화제가 제시될 때, 그 화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업에 임하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명확하게 정의했다. 김상현 대표에게 '본인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떡볶이'라고 답했다.

누구든지 떡볶이는 팔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조금 더 떡볶이를 잘 팔 수 있다는 것, 그게 제 본질인거죠. 가끔 사업에 대해서 한참을 설명해 주시는데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들이 있어요. 장황하게 설명하고 거창하게 설명하는 건, 본인 스스로도 그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모른다는 거에요. ‘저 떡볶이 팔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명료해요. ‘어플 만들어서 팝니다.’, ‘온라인으로 사람들 데이트 시켜주고 먹고 삽니다.’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명료해요.

 

김상현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왜 많은 스타트업인들이 김상현 대표를 멘토로 모시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김상현 대표는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했고 잘난 척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이 모든 이야기는 100% 다 실수로부터 배운 교훈들이다. 잘못하고 아파 본 후에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들이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3년 뒤에도 자신은 떡볶이를 팔고 있을 것이라는 김상현 대표. 인터뷰가 마칠때 쯤, 김상현 대표는 요즘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있다며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의 자서전을 선물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와 무료진료와 재산기부 등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자 했던 이길여 회장의 글을 읽으며 김상현 대표가 가고자 하는 바가 어디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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