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는 한국 전자책 스타트업 미리보기
2011년 09월 26일

 

교보문고는 상반기 전자책 판매량이 100만권을 돌파했다고 밝혔고, 예스24와 인터파크 역시 전자책 판매 비중이 전년동기 대비 6~9배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해외 특히 미국에 비해 특히 국내 전자책 시장의 성장이 더뎠기 때문에 괄목할 만한 시장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만한 성장을 보인 것은 전자책 시장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요소로 일컬어지는 디바이스, 네트워크, 컨텐츠가 뒤늦게나마 어느 정도 갖춰진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전자책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잘 팔리는 컨텐츠는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실용서나 자기계발서에 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서점별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교보문고에서는 '3분 안에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설득기술'이, 알라딘과 예스24에서는 '최상위 1%의 공부법'이 가장 많이 팔리는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이 주로 판매되었다. 지금의 종이책 시장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아직도 대형 출판사에서 조차 전자책으로 출판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이 이렇듯 더딘 성장을 보이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요소 중 디바이스 부분의 영향이 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킨들, 누크와 같은 전자책 전용 리더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이고, 소수의 태블릿 PC와 함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디바이스가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즉, 모든 도서는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와의 직접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종이책을 단말기로 옮긴 형태의 전자책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멀티미디어적인 요소나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전자책만이 현재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자책 관련 스타트업들의 어떤 해결책은 꺼내들고 왔을까?

 

퍼블스튜디오의 옆집아이


퍼블스튜디오(대표 이해원)는 인터랙티브 앱북 '옆집 아이'를 지난 7월 아이패드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했다. 옆집아이는 퍼블스튜디오의 순수 창작 작품으로서, 영화 같은 방대한 스토리와 게임 같은 오락기능을 갖춘 아이패드, 아이폰용 신개념 동화책이다. 처음부터 스마트 기기에 맞는 스토리와 일러스트를 기획하고 개발했기 때문에 스토리 흐름과 인터랙션이 자연스럽다는 점이 장점이다.



퍼블스튜디오는 옆집아이 캐릭터를 바탕으로 ‘옆집아이 율동동요’ 풀3D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며, 종이책, 다이어리, 캘린더, 스티커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를 실현했다. 현재는 옆집아이는 한국어, 영어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제작을 준비중이다.


인터랙티브 전자책 플랫폼, 모글루


모글루(대표 김태우)는 누구나 쉽게 인터랙티브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일반인은 아이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가지고 쉽게 나만의 전자책을 만들 수 있다. 기본형은 무료로 사용하지만 스티커, 캐릭터 등 부가서비스는 유료다. 전문가는 모글루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저작물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판매한다. 플랫폼 이용은 무료지만 수익 중 일부나 수수료를 모글루에 제공해야 한다.



모글루는 아이북스처럼, 모글루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진 전자책을 모아 판매하는 별도의 앱도 만들 예정이다. 오픈베타는 10월부터 제공된다. 김 대표는 “국내 전자책 시장이 작다보니 아직 파트너가 많지는 않지만, 국내외 대형 출판사와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책 제작 전문 출판사, 아이이펍


아이이펍(대표 김철범)은 전자책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출판사이다. 저자와 함께 기획 단계부터 주요 독자층을 설정하고, 이에 맞춰 전자책 출간 계획을 세운다. 현재 아이이펍은 국내 전자책 유통사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유페이퍼, 북큐브, 리디북스 등과 거래하고 있으며 해외는 애플의 아이북스(iBooks), 아마존(amazon) 등이다.



아이이펍은 이번 9월 한달만 10권이 넘는 전자책을 출판했다. 또 출판사들의 전자책 방향에 대한 컨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위에서 살펴본 세 회사들은 모두 10월 12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http://www.book-fair.com/en)에 참가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이들의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다.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국립 디지털 도서관에서 열리는 '디지털 북 페스티벌 2011'을 통해 이들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셀프 퍼블리싱 시스템 활용 방안' 등 11개 주제를 다루는 '스마트 퍼블리싱 컨퍼런스'도 동시에 진행되어 출판계 뿐만 아니라 일반에게도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7월 아마존닷컴은 2009년 크리스마스 대목의 전자책의 판매량이 하드커버 종이책 판매량을 앞질렀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된 것에 비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국내의 전자책 시장은 아직 전초전이다. 전용 전자책리더보다는 스마트폰의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은 사용자들이 항상 지니고 다니며 끊임없이 만지작 거리는 기기이기도 하므로 오히려 이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 위의 스타트업처럼 해외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전자책 시장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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