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우분투에 대한 해외컬럼을 번역하여 소개합니다.
원문 "Ubuntu on smartphones is doomed to fail (but I really hope it doesn’t)"
지금 당장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을 하나 말하라고 한다면, 그 중 하나는 아마 새로운 모바일 운영 체제일 것이다.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폰과 곧 출시될 블랙베리 10까지, 스마트폰 시장의 모바일 운영체제는 확실히 포화상태다.
최근 우분투 리눅스 운영 체제가 모바일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됐다. 영국의 소프트웨어 회사 ‘캐노니컬’은 왜 운영체제 포화사실을 간과했을까?
모바일용 우분투는 흡사 iOS, 안드로이드, 웹OS의 혼혈아 같은 모습이다. 훌륭하게 설계된 오픈 소스지만, 실패할 운명이 농후하다.
왜 그런 것일까? 이유는 우리의 앱 생태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발자는 새로운 운영 체제를 위한 앱을 제작하기 전에 항상 다음과 같은 문제에 봉착한다: 달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우리는 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OS에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가?” 이미 윈도우 폰이 골치를 앓고 있는 이 문제는 우분투에게도 역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애널리스트 잭 골드의 말을 빌어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료한 요약을 내렸다. “생태계 없이는 제대로 된 모바일 솔루션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우분투가 이대로 끝일 거라는 생각은 않는다. 우분투는 단순 모바일 운영 체제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강력한 데스크탑 운영 체제이기도 하다는 점이 우분투의 강점이다. 캐노니컬은 운영 체제 확장이 가능토록 설계했다. 모바일이든, 데스크탑이든 화면 크기에 상관없는 다양한 사용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다.
확장 설계는 이미 많은 기업에서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성공 사례는 없다. 모토로라는 이와 비슷한 개념의 ‘랩독(Lapdock)’ 제품을 당차게 시장에 출시했지만, 훌륭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실패를 거두며 사장되었다. 비싼 가격뿐만 아니라 랩독이 지원할 수 있는 기기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이런 기반에서 성공 가능성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Windows 8’이라는 확장 가능한 디자인으로 이와 유사한 제품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Windows 8은 키보드가 없는 테블릿과 터치스크린이 없는 데스크탑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Windows 8 역시 확장성면에서 실패했다. 사용자라면 누구나 다 동의하듯, 터치스크린 없이는 모든 기능을 온전히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화면 크기의 제품에서 문제없이 구동되는 운영 체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당연 어려운 일이다.
이제 모바일과 데스크탑을 구분하는 기준은 성능 차이가 아닌 화면 크기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모바일과 데스크탑 간의 차이가 우분투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 캐노니컬이 과연 이 기회를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골드는 이런 모든 노력에 대해 회의적이다.
“모든 기기는 각기 그들만의 쓰임새(use case)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도 모두 차별화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하나로 모두 해결한다’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골드의 말은 다소 실망스러운 이야기로 보이지만, 캐노니컬이 우분투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확장성은 분명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다. 확장성을 제외하고는, 현재 우분투의 운영 체제가 내세울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말이다.
골드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모바일 세상에 진출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가 훌륭하다는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