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지난 해 하반기를 휩쓸고 어느새 2013년 봄이 됐다. 그 동안 한국의 콘텐츠 기획 방식도 많이 변했다.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김민규 교수를 모셔 그 변화에 대한 얘기를 청해 들었다.
- 한국 콘텐츠 생산자의 자신감
강남스타일이 더웠던 작년 7월에 출시돼 유투브에서 인기를 끌더니 전세계 사람들이 그의 춤을 따라하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수십, 수백 명이 모여 말춤을 추고 시골할아버지와 유럽의 꼬마아이는 강남스타일을 따라 불렀다.
"콘텐츠 만드는 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이제 우리가 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거죠". 싸이가 콘텐츠 시장에 가져온 영향 중 가장 큰 것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콘텐츠 기획자들이 "이전에는 해외 시장에 대해 '뭐 해도 되겠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젠 처음 기획단계부터 해외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이와 같은 경향이 보이고 있다. SK Planet이 작년 12월 출시한 모바일 플래시몹 게임 Popsoup은 처음부터 영어로 제작됐다. 어디를 살펴봐도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 이외에는 한글을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여타 한국의 모바일 게임에 비해 외국에서의 참여가 활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둬 '국제적인' 플래시몹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 소외받는 틈새 시장
콘텐츠를 위한 새로운 마켓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안에서 니치 마켓을 찾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
그는 종종 학생들에게 시장에서 신경 쓰지 않는, 가끔은 무시되기도 하는 부분을 찾는 과제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의 과정은 굉장한 기회가 있는 틈새 시장을 찾아낸다. 김 교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보세요"라고 물었다.
먼저, 한국 내에서의 시장은 매우 작을지 모르지만 성공은 완전한 독점을 일컫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김 교수는 시각장애인과 같은 특정한 시장을 노리는 것이 국제적인 성공을 달성하는 데 더 쉬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이러한 사업 모델은 많은 기업가가 꿈꾸는 사회적 가치 또한 얻을 수 있다.
- 인간의 기본적 욕구, '플러스 알파'
또 김 교수는 콘텐츠가 성공하는 데에는 기존의 방식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애니팡은 아주 기본적인 게임의 방식에 '소셜'을 덧붙여 성공했다. 여타 모바일 게임들도 기존의 게임에 '소셜'을 더해 새롭게 만들고 있다.그는 '플러스 알파'는 "인간의 아주 기본적인 욕구" 중의 하나라고 말하며 또 다른 '플러스 알파'를 찾으면 그것이 "the next big thing"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마 벌써 '플러스 알파'를 찾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고, 이제 막 고민해보기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IT 인프라가 탄탄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한국에서 이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