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흥미있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독일기업이 인큐베이팅을 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배달주문업계의 영웅을 노리는 요기요를 인큐베이팅 하는 팀유럽이 20여명의 스타트업 관계자를 모아 요기요 및 팀유럽에 대한 설명회 시간(Team Europe Blog Forum)을 가졌던 것이다.
그 후 한달도 지나지 않아 요기요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소문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엄청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서비스 런칭 2개월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요기요에 대해 궁금했다.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일까?
마침 요기요의 루돌프 정 대표를 만나러 간 당일은 비가 구슬프게 내리고 있었다. 이런날이면 배달주문이 더욱 생각나기 마련이다.
원스톱 음식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기요’는 한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 중 하나다. 배달음식이 하나의 문화로 굳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찾아서 전화주문 할 필요 없이 PC와 스마트폰에서 다섯 번의 클릭만으로 음식주문이 가능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루돌프 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와 요기요의 경영철학은 물론, 앞으로의 사업비전 그리고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시 유의점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9개의 키워드로 재구성 해본다.특히 최근에 요기요는 실제 주문자만이 등록할 수 있는 클린리뷰와 별점, 실제 주문건수를 이용한 인기도 랭킹기능 등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신뢰성 있는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의 크기"
처음으로 궁금했던 점은 다양한 국가 중에서 한국. 한국에서도 왜 배달주문 서비스를 선택했는지다.
루돌프 정 대표는 한국시장의 매력을 시장의 크기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연간 8~10조 원 수준의 시장 규모. 물론 이시장 전체가 요기요의 목표시장은 아니다. 한국시장에서 배달주문 서비스의 시장 규모가 매력적으로 큰 것은 사실이다. 배달에 익숙한 한국의 음식주문 문화도 긍정적 고려 대상이었다.
"배달업체들의 중간장터 역할"
요기요는 처음 계획보다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한 성장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발빠른 대처와 급격한 성장세를 보는 내부의 시각이 궁금했다.
초기 반응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처음 사업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았던 영향도 있다. 팀유럽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루어져 추가투자결정이 이루어진 상태다. 배달주문의 경우 새로운 시장이 아니다. 기존에 존재했던 시장이다.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 즉, 장터의 기능을 해주는 것이다.
"요구수준이 높고 까다로운 한국 고객들"
국가마다 그들의 독특한 특성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배달주문서비스를 하면서 느낀 특성은 무엇일까?
한국의 특수성 중 하나는 한국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구매 성향일 것이다. 실제 구매까지 많은 검색을 하고, 많은 종류에서 중에서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재확보"
질문은 서비스에서 사업자체로 이어졌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궁금했다.
우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회사의 브랜드를 많이 따진다. 이는 독일도 비슷한 현상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의 성공모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롤모델로 삼을 만한 기업의 성장사례가 없다보니 젊은인재들이 스타트업에 오길 꺼린다. NHN, NC soft, 넥슨 등 성공적인 창업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매년 이러한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타나야 젊고 유능한 친구들이 스타트업계에 많이 몰릴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부른다"
인재확보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인재확보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요기요는 이미 많은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들을 요기요로 모을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인재 채용에 있어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효과가 크다. 우수한 인재 한명이 들어오면 그 인재가 다른 인재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외부에서 봤을 때 '아 이사람이 저기서 일하네. 괜찮은 회사일거야'라는 일종의 구전 효과가 나타나면서 사람을 모을 수 있다.
"가치경영"
요기요는 이미 중소기업 수준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단기간에 사람들이 모이면 이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선장의 역할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요기요만의 비법이 궁금했다.
사람들은 다 같이 한자리에 모여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으로 결속력을 높일 수 있다. 요기요는 주 1회 전 직원이 같이 모일 수 있도록 한다. 서로 물리적으로 자주 마주치다 보면 서로의 유대관계도 높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치경영을 추구한다. 직원들에게 큰 틀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이 가치에 동참하고 모두들 큰 방향에서 하나의 움직임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최고 수준의 결과물. 즉, 프로정신과 실행 위주의 적극적인 행동을 강조한다.
"단기차익보다 사람"
요기요는 독일의 팀유럽이 투자한 회사이다. 루돌프 정 대표는 팀유럽의 한국지사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궁금증은 팀유럽으로 이어졌다.
팀유럽 기업에 투자하고 그 기업을 키우는 인큐베이팅 회사다. 하지만 단기적인 차익에만 중점을 두고 EXIT에만 초점을 두는 기업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다. 훌륭한 경영능력을 가진 인물을 많이 확보하고 그들의 역량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자체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각 기업들을 이끌고 갈 훌륭한 경영인들을 확보하고 그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현지화"
아직까지 성공적인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사례가 부족하다. 다양한 기업에서의 경험.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분야에 경험이 있는 루돌프 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해외진출 방안이 궁금했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진출을 할 경우 한국에서 모든것을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해당 국가마다 독특한 특성이 있다. 이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현지 전문가의 능력이 필요하다. 한국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지사정에 능통한 현지 전문가를 잘 활용하고 그들에게 판단의 권한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시설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요소의 경우 어느지역이나 공통적으로 적용가능하지만 서비스의 경우 현지화가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한 내공"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그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점이다. 기업에 대한 생각. 시장을 보는 시각 등 그의 다양한 경험이 묻어나 있었다. 루돌프 정 대표는 지친 업무속에서도 인터뷰 내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해를 잘 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에서는 직접 화이트보드에 그래프까지 그려가며 설명을 도왔다. 그의 적극적인 성격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한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 과정에서 그 성장세의 비밀이 조금씩 풀려 나갔다. 1년 후의 요기요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년 후 다시 인터뷰를 할 기회가 온다면 루돌프 정 대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시장과 기업을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