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반인들이 집을 빌려줘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그 집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는 서비스인 Airbnb가 대표적이다. 그 관심은 우리나라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의 Airbnb를 자처하는 bnbhero, 코자자 등 유사 서비스가 성업중이다. 차를 공유하는 카쉐어링 서비스에 있어서도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미국의 ZipCar와 이후에 생겨난 한국의 그린카, 쏘카(SoCar) 등의 서비스들이다.
우선 렌터카에 대비한 카쉐어링 서비스의 장점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짧은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다. (1시간이나 30분 단위)
2. 복잡한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어서 간편하게 사용가능하다.
미국에서 Zipcar가 성공한 것도 이런 세세한 장점들 때문일까라고 생각해본다면, 사실 그렇지는 않다. Zipcar의 탄생은 꽤나 환경운동적인 성격이 강했다. 도시는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혼잡을 빚었고, 주차문제도 심각했다. 개인별로 차량을 소유했을 때보다 공유할 시에 환경친화적임에 포커스했다. 하지만 비즈니스적인 접근이 부족해 고객을 끌어모으는데에는 실패했다. CEO가 교체되고 나서 성장세를 보였는데, 디맨드(칼 웨버 지음)에 따르면 '매력적인 서비스'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들어 야후 검색보단 구글 검색이 매력적이고, 소니 리더보다는 아마존 킨들이 매력적이며, 기타 장난감 업체들보다 레고가 매력적이다. 마찬가지로 '매력적으로' 웹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게 가까이에 있는 자동차를 예약해서 RFID가 내장된 카드로 차문을 열고 사용할 수 있다. 보험 가입 양식을 따로 작성할 필요도 없다. 단순한 교통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대중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는데, 왜 카쉐어링을 굳이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가용으로서의 자동차가 주는 혜택은 어디든지 나를 데려다줄 수 있다는 것과 같이 단순한 교통 수단으로서의 의미 이상이다. 그 외에 Zipcar는 마케팅이나 시장 침투에 있어서도 지대한 공을 들였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반면 한국의 카쉐어링 서비스들은 어떨까?
그린카는 이동형 대표가 2008년 미국 뉴욕주립대 교환 교수로 갔다가 Zipcar를 이용해본 후 매료되어 만든 서비스이다. 그런만큼 일단 잘 따라하고 있다. 카쉐어링 서비스에 흥미를 느끼고 사용할만한 초기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그린카는 서울시를, 쏘카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초기 투자 자본이 많은 서비스인만큼 인프라를 전체에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데, 이를 단계적으로 공략해 나가는 것도 Zipcar를 잘 따라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쏘카의 경우, 애초에 제주도의 외부 관광객을 타게팅한 것처럼 보이지만 회원의 50% 이상이 현지인이라고 한다. 저녁시간, 주말에 수요가 많은 렌트카에 반해 법인차량들은 그 시간에 놀고 있다. 이를 공유하고 수익을 share하는 방식 역시 잘 따라했다. 카쉐어링 서비스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간편한 렌탈 프로세스도 잘 갖춰 놓았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는 '공유 도시'를 표방하여 카쉐어링을 비롯한 공유 경제 모델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유경제 모델인만큼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Airbnb의 경우 사용후기와 SNS를 통해 이를 보완한 사례로 유명한데, 이는 자신의 집을 내놓거나 상태가 확실하지 않은 집에서 숙박을 해야할 수도 있는 C2C 사업이기 때문에 신뢰가 중요했다. 하지만 릴레이라이즈 같은 서비스를 제외한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카쉐어링의 경우 업체가 관리하는 차량을 렌탈하게 되어있고 차량 보험도 가입되어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퀄리티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가 있게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가격에 반영되었다고 볼 경우 사용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저는 집카를 이용하는 것이 곧 '녹색이 되어가는 것(환경 보호)'이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주머니에 더 많은 '녹색(지폐, 돈을 의미)'을 꽂아주기 때문에 집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당신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라는 한 집스터(Zipcar의 사용자)의 말을 인용하며, 국내에도 사용자들에게 확실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카쉐어링 서비스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