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의 모빌리티 부문 자회사 '모이아(Moia)'가 지난해 12월 5일,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런던(Disrupt London) 2016' 세션 발표를 통해 공식 출범했다. 모이아는 폭스바겐이 자동차의 개인 소유라는 한계 너머로 새로운 도시 교통 모델을 모색하려는 시도이고,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의 결정으로는 매우 대담한 것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그룹의 상임이사 겸 모빌리티 서비스 총괄이었던 올 함스(Ole Harms)가 모이아의 첫 CEO로 부임하며 발표 연단에 섰다.
도시 생활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
모이아는 도시와 연관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 함스는 이동성(mobility)을 도시의 생명력(lifeblood)이라고 강조하면서, 모이아가 도시의 생명력이 원활히 흐를 수 있게 만들어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생활하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이아는 우선 사용자의 주문이나 요구에 맞추는 온디맨드(on-demand) 셔틀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고,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다인승 소형 전동차를 운영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셔틀을 부르거나 근처에 미리 지정된 픽업 장소에서 승차할 수 있다. 셔틀을 호출한 사람이 한 명이면, 전 세계에서 온디맨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겟(Gett)'과 같은 파트너사나 다른 서비스로 아웃소싱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모이아의 필요성
올 함스는 자카르타에 다녀온 후부터 교통 분야에도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자카르타는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서 자동차가 거의 무용지물인 곳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문제는 폭스바겐 그룹이 보유한 기존 제품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룹 산하의 개별 브랜드들이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결국 최종 목표는 차를 더 많이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이아는 독립된 브랜드로서 기존 교통수단의 대체재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 함스는 모이아가 계획대로 잘만 해준다면 궁극적으로는 도시에서 자동차 수요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폭스바겐은 모이아(Moia)가 산스크리트어로 마법(magic)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용자의 요구를 마법처럼 만족시키려면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서비스를 위한 맞춤 전기차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운행할 지역 정부와의 협의도 쉽지 않다.
모이아는 목표는 여러 도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일하는 것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투자한) '겟(Gett)'과의 파트너십은 그러한 기반을 쌓아가는 의미이고, 지역 관청의 요구가 어떤 것인지 귀를 기울이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이아는 여론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야만 한다. 한편으로는, 런던처럼 자동차 밀도가 매우 높은 도시에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모이아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다. 모이아가 장기적으로는 교통 체증을 해소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교통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이아의 첫걸음
모이아는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함부르크에는 지사를 둘 계획이다. 그리고, 2017년 말까지는 유럽의 다른 두 도시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시장에도 초기에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고, 사무실도 열 것이다. 모이아는 계획대로 서비스가 확산되면 중국이 모이아의 최대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으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모이아는 폭스바겐 그룹의 다른 조직이 지닌 전문성과 자산을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모회사로부터 수십만 유로의 기금을 확보했고, 올 함스의 말대로라면 대기업의 자산과 스타트업의 사고방식으로 무장한 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올 함스는 몇 년 안에 수십 억 유로의 매출을 거두고, 2017년 말까지 약 200명의 직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화, 개인화된 서비스
올 함스는 모이아가 대중교통과 자차 소유 사이에서 제 자리를 찾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모이아는 우버 블랙과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 대신, 도시에 사는 누구나 모이아의 서비스를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 수단을 민주화(democratize)할 것이라고 한다.
모이아는 서비스에 이용할 자동차를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디자인할 계획이며, 서비스와 자동차의 특징에 대해서도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올 함스는 모이아의 첫 번째 자동차를 아마도 올해 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이아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폭스바겐의 야심과 부합한다고 생각하며, 많은 경쟁사들이 얘기하는 2021년보다 더 빠르게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심찬 계획
모이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예정된 준비 작업을 거쳐, 향후 10년 안에 세계 3위권의 모빌리티 회사가 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이아는 야심찬 계획이지만,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가운데에서 가장 진지한 계획으로 보인다. 많은 경쟁사가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를 분산시키거나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에 비해, 폭스바겐은 처음부터 이 분야를 하나의 어엿한 사업으로 취급하려는 움직임이다.
가장 큰 질문은 파트너로 삼은 도시로부터 수주를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지역마다 다양한 수요를 극복하고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는지 등이다. 모이아는 합법적인 운전자 자원만을 활용하고, 기존의 규제와 인프라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모이아의 이러한 태도는 지역 정부와 규제 당국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Source: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