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에서 운영 중인 '스팀'과 EA의 '오리진'은 대표적인 게임 플랫폼입니다. 특히 밸브의 경우 자체적인 게임 제작과 더불어 엔진 개발, 플랫폼 다양화, 그리고 얼마 전부터 떠도는 일명 '스팀박스'로 게임 영역에서의 플랫폼 역량을 더 강화하면서 사실상 차세대 PC 게임 플랫폼의 최강자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오리진의 경우 몇가지 오류를 겸하고 있지만, EA의 지속적인 게임 지원으로 영역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뜬금없이 '페이스북'이 끼어듭니다.
페이스북, 스팀과 오리진을 노리나?
전통적인 게임 업체 사이에 SNS인 페이스북이 끼어든다? 페이스북이 2007년 게임플랫폼을 선보이긴 했지만, 대부분이 아케이드나 간단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전부였습니다. 고사양 게임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 스팀과 오리진을 상대한다는 것에 있어 뜬금없어 보일만 합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이런 차이를 메우기 위해 게임 시장에 한발짝 더 나설 모양입니다.
페이스북
미국 샌프란스시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2013'에 참석한 페이스북은 유니티와의 협력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많은 모바일 게임에 사용 중인 3D 엔진인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페이스북 게임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좀 더 나은 3D 페이스북 게임이 출시 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미 유니티 엔진을 통해 출시 된 페이스북 게임이 몇가지 되긴 하지만, 본격적인 협력이 이것을 더 강화시켜 나가겠죠.
페이스북은 유니티와의 협력 외에도 GDC를 통해 게임 플랫폼에 대한 열의를 직접 얘기하기도 했는데, 2013년에는 10개의 메이져 타이틀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3D 액션 RPG인 크로노블레이드(ChronoBlade)'와 'SF 게임인 임페리엄(Imperium)'은 이미 출시 계획을 잡았으며, 크로노블레이드의 경우 이전부터 주목받아 온 게임이고, 베타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페이스북에서의 출시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마치 애니팡이 카카오게임을 통해 성공한 것과 흡사하게 보이긴 하는데, 모바일도 아닌 PC에서 그것도 게임 회사가 아닌 SNS가 이런 식으로 게임 시장에 주력을 한 적은 처음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SNS 1위인 페이스북이라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 것이죠.
<< ChronoBlade Announcement Trailer >>
[youtube]http://youtu.be/vBIJVt05jwc[/youtube]
스팀을 노리다?
페이스북의 게임 플랫폼 강화가 스팀과 같은 플랫폼을 노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우 본격적이죠. 자체적으로 게임이라는 사업부 자체를 키워나가기 위함이라면 결과적으로 스팀이나 오리진과 맞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더 나은 게임을 유입하는 경쟁이 심화되어 갈테니까요. 지금에야 페이스북이 걸음마이기 때문에 게임의 격차가 벌어져 있을 뿐, 경쟁이 곧 역량으로 바뀌었을 때는 페이스북이 밸브나 EA와 쟁쟁한 힘겨루기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스팀과 오리진보다 훨씬 많은 플랫폼 계정과 사용자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사용자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을 플랫폼에 공유 할 준비를 항상하고 있습니다. 굳이 가입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접근할 여지를 쥐어주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 5명 중 1명이 페이스북 게임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수는 계속 증가 추세라고 합니다. 월 게임 이용자만 2억 5천만명이며, 게임 설치 비율이 작년과 비교해 75%나 상승했습니다.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지닌 게임만 200여종이며, 유료 결제 비중도 작년에 비해 24%나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발생한 매출 중 $20억가 개발자에게 돌아갔다고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게임을 통해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로 넘어가도록 하는 클릭수가 지난 한달간 2억 6300만으로, 출시 당시 우려했던 앱센터가 얼만큼 성장했는지도 보여줬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런 성장세에 따라 게임 플랫폼 강화를 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도 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고사양의 하드코어 게임 라인이 밀리기 되면 게임 플랫폼으로써의 성장이 멈춰버릴 수 있다는 것에 유니티와의 협력이나 3D게임에 관심을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까지고 팜빌이 페이스북 게임을 지배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페이스북이 스팀을 노리지 않더라도 스팀을 노리고 게임 플랫폼을 키워야 할 명분은 생기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게임
위에서 언급한 수치로만 본다면 페이스북은 이미 막강한 게임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그건 SNS라는 특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뿐 그 이상에 있어서는 그 특장점 보다 '게임'이 더 중요해집니다. 게임이 재미가 없다거나 그냥 구색 맞추기의 메이져 게임을 출시 할 생각이라면 게임 플랫폼 시장에서의 영향력 자체가 추락할 것이며, 앞서 오리진의 서버 문제와 같은 운영에 있어 차질이 빚어지면 신뢰도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차질은 더 복잡하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늘어난 고사양 하드코어 게임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카카오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게임로프트의 게임이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게임로프트는 '게임로프트 라이브(Gameloft Live)'라는 플랫폼으로 자신들의 게임을 묶어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앱스토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보드게임인 '로스트시티(Lost Cities)'는 훌륭한 게임성으로 다소 시들한 애플의 게임 플랫폼인 '게임센터(Game Center)'를 채용했음에도 오히려 게임센터의 계정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재미있어야 플랫폼도 유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굉장히 원초적이지만 페이스북에게는 매우 필요한 것입니다. 밸브나 EA처럼 게임을 제작할 능력이 풍족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이 외부 업체들로 이뤄져있으며, 킬러 타이틀의 부재 등은 페이스북이 당면한 가장 시급하면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페이스북은 본격적으로 게임 플랫폼을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어떤 성과를, 그리고 향후 멀티 플랫폼으로써의 가능성이나 굳이 상상했을 때 콘솔 같은 시장에 진출 할 수 있을만한 역량을 가지는 것이 가능할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