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 방법은 많습니다. 드넓은 벌판에 전원주택을 지일 수도 있을 것이며, 테마 있는 마을에 그에 맞게 지을 수도 있겠죠. 혹은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을 구입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리모델링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집짓기는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집짓기에 동참할 모양입니다.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에 어떤 집을 지을까?
페이스북은 웹페이지로 존재하고 있으며, iOS나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으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에 있어 항상 걸리는 것이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바일 주체들이었고, 서비스의 형태만 띈 페이스북은 뒷전이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운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끊임 없었고, 투자자들을 움직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었습니다.
초대
페이스북은 주요 언론을 대상으로 초대장을 발송했습니다. ' come see our new home on Android', 안드로이드에 지은 새 집으로 보러 오라는 문구를 앞세운. 내달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로파크에서 개최 할 이벤트에 대한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에 지은 새 집?'
이 문구를 보면 이벤트에 대해 3가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안드로이드 용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 개편', 하나는 '안드로이드에서 구동 되는 런처', 마지막 하나는 아마존과 같이 자체적으로 개조한 '페이스북만의 안드로이드 포크 버전'입니다. 이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무엇인가 한다면 필자는 '포크 버전'을 꼽을 것입니다.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먼저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은 iOS용에 비해 매우 신경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페이스북의 안드로이드 강화 정책에 따라 과거에 비해 비교적 나은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개선점도 늘었죠. 딱히 커다란 개편이라며 떠들썩할 정도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iOS용 앱이 웹앱을 벗어던지고 네이티브로 넘어가는 대대적 업데이트도 그저 조용히 지나갔다는 점을 짚어낼 수 있습니다. 그럼 남은 것은 런처와 포크 버전 입니다.
어떤 집?
둘은 비슷한 것 같지만, 어떤 것을 선보이느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런처의 경우 기존 안드로이드 하드웨어에 편승하는 것으로 소프트웨어가 주류가 됩니다. 반대로 포크 버전의 경우 하드웨어까지 신경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런처부터 생각해봅시다. 런처라고 해봐야 애플과의 제휴로 iOS에 페이스북이 기본 탑재 된 것과 같이 다이렉트 업로드나 안드로이드 기능내 페이스북 공유를 추가하는 식이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 유저들에게 있어 편한 기능이 될 수 있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이미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서비스는 많다는 겁니다. 오히려 페이스북은 후발주자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에 지을 집으로썬 가장 합리적입니다. 합리적이면서 실용적일 수 있죠. 그러나 투자자들의 눈빛을 또렷하게 만들 만큼의 매력적인 것은 아닙니다.
포크 버전은 어떨까요? 일단 포크 버전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자체적인 컨텐츠 장터를 만들어야 하며, 운영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단말기를 만들어 내야 하고 이것이 단말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작은 그렇다치더라도 성능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지 않았을 때 외면 받기 딱 좋습니다. 다만 이런 요소들을 모두 만족 시켰을 때는 얘기가 달라지죠. 아마존과 같은 전략을 쓰면서 페이스북의 유입을 늘리는데 한몫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용적인 측면과 기술적 문제들로 인해 페이스북이 이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며, 투자자들이야 미쳐 반길만 하겠지만 시장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는 쉽지 않을겁니다.
필자 또한 전자를 공개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후자를 기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페이스북은 이 둘 중 하나의 집을 공개할 것이고, 그에 따라 페이스북의 전략을 엿볼 수 있게 됩니다. 만약 런처라고 한다면 페이스북은 자체적인 단말기를 제조하는 것보다 안드로이드와 iOS 등의 기존 단말기를 통해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높히는 방안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며, 포크 버전이라면 협력 중인 애플과 경쟁 상대로 돌아서는 것이고 애초 적대관계였던 구글과의 전면전을 벌여야 합니다. 단말기, 유통, 마켓, 성능 등 다방면에서 말이죠.
페이스북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어느 쪽으로 풀어놓을 생각인걸까요?
페이스북
둘 다 리스크를 가지고 있으며 뭔가 획기적이라고 할만큼의 반응을 모으기에는 공개 직전까지 가봐야 할 것입니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비용과 시간적 문제일텐데,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에서 iOS와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이 당연해보이기도 하고, 여태 페이스북폰 루머에 휩싸이며 이번에는 mVoip까지 선보였기에 과감하게 단말기 시장을 눈여겨 보는 것도 그리 이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여태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 개발에 있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데다,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은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껴안고 이것도 수정되지 않은채로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이번 이벤트를 통해 보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어떤 집을 짓느냐'보다 '얼마나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입증하는 자리로써 최상의 기술력을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한때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사내 캠페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직원들이 너무 아이폰에 몰려있자 안드로이드에는 관심이 뜸해졌고, 이것이 실제 개발에서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신경쓰자는 뜻의 캠페인을 벌였던 것인데, 4월 4일 열릴 이벤트에서 어떤 집을 보여 줄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히는 것도 좋지만 캠페인의 성과하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품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어떤 집을 짓겠다는 것보다 어떤 집을 짓는 것이 가능한지를 모두에게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으며, 그런 이벤트 자리가 될 수 있어야 향후 전략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4월 4일 열릴 페이스북의 이벤트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