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으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창업까지 할 수 있었어요.” 에이드런
2018년 11월 28일

"펀딩 덕분에 미술 교육 봉사 팀이었던 저희가 창업을 도전할 수 있었어요.
펀딩이 아니었다면 아이들의 그림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아이들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디자인에 담아 다시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대학교 미술 교육 봉사 팀으로 시작해 어느 덧 창업 2년 차의 기업으로 성장한 에이드런입니다. 와디즈에서 8번의 펀딩을 오픈해 8번 모두 성공하며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에이드런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1장. 에이드런 창업기

와디즈 : 반갑습니다. 먼저 메이커 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에이드런 : 안녕하세요 에이드런 공동대표 김지민, 최재은입니다.고등학교 때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미술학원에서 처음 만나 함께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특이한 인연이네요.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처음부터 창업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미술교육 봉사 팀으로 시작했어요.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여 아이들과 같이 디자인을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만든 팀이었죠.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쳐주면서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2015년에 처음 와디즈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첫 제품을 출시했어요.

그렇게 진행한 첫번째, 두번째 펀딩의 반응이 모두 좋았어요. 그때가 마침 4학년이었고,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니 사업화를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원 받을 수 있는 곳에 공모해서 사업 지원도 받고, 창업 교육도 받으면서 2016년 말에 디자인 브랜드로 창업을 했어요.

처음부터 창업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네요.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셨겠어요.

계약서를 쓰는 것부터 채용하는 것까지 어려운 일들 투성이었어요. 제품 제작하려고 공장과 계약할 때도 사장님이 좋은 분이니까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 하고 생각해서 계약서도 안쓰고 진행했다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죠. 시간이 지나니 점점 요령을 깨우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두 분이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겠어요. 지금은 다른 팀원도 있나요?
현재는 저희 둘과 미술 교육을 총괄하시는 분, 마케팅 담당하시는 분과 함께 총 4명이 일하고 있어요.

2장. 에이드런 성장기

에이드런의 주 아이템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디자인으로 풀어 만드는 패션 굿즈예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자체 교육 팀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정기 미술 교육 봉사를 진행해요. 전문 예술 강사 분들과 아이들을 1:1로 매칭해 대화를 나누고, 그림을 그려 완성해요. 수업이 끝나고 나면 강사 분들이 저희에게 아이들의 이야기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록해서 보내주세요. 그 중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뽑아 디자인하는거죠.

아이들의 상상력을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어찌보면 유치해지기 쉬운 아이템이에요. 이를 상품성이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 같아요.

처음 제품을 만들고 펀딩을 받을 때만 해도 아이들의 그림을 그대로 사용했었어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도 멋진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제품을 만들수록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린 결과물에만 의존하지 말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며 하는 말, 생각들을 같이 활용해보기로 한거죠.

줄라이백

올해 6월 런칭한 줄라이백이 그 시작이었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패턴으로 디자인하고, 그 패턴을 제품에 입히는 시도를 처음 해본 제품이었어요. 다행히 줄라이백 펀딩이 성공했고, 그에 힘입어 이번엔 패턴을 전면에 적용한 패턴백을 런칭했어요. 기존 상품에 패턴이 포인트로 들어간 줄라이백보단 반응이 미미했지만 에이드런이 어떤 작업을 하는지 깊이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루이까또즈X에이드런


와디즈만 해도 수많은 디자인 프로젝트가 등장해요. 디자인 비즈니스에서 한 브랜드는 갑자기 뜨기도 하고, 금세 잊혀지기도 하잖아요. 패턴화 디자인, 콜라보 등의 작업이 이런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의 일환이겠죠?

네 맞아요. 저희는 앞으로도 꾸준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활용해서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펀딩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중이에요. 지금도 그 과정 중 하나로 GS칼텍스, 롯데월드와 패턴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은 분들께 에이드런이라는 브랜드와 에이드런의 생각을 알릴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콜라보 활동을 펼칠 생각이에요.

수익의 일부는 꾸준히 미술 교육 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미술 교육 봉사 팀으로 시작할 때부터 진행해온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에이드런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지속적인' 정서 교육이었거든요. 일방적으로 그만 두지 말자는 모토로 2개 시설의 30명 아이들과 함께 교육을 진행하고 있죠. 수익금의 일부를 강사료와 봉사자 분들의 관리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무엇이든 시작보다 꾸준히 하는 게 어렵잖아요. 비용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계속 교육 봉사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아이들이 미술 교육을 받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처음엔 7명의 아이들과 3명의 봉사자가 함께 같이 그림을 그리는 뻔한 형식으로 진행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술 교육이 가진 힘을 아이들을 통해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정답은 없다'는 사실을 배워요. 어떤 그림을 그려도 봉사자들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니 자신감을 갖게 되는거죠. 그 힘을 확실히 느꼈던 계기가 있었어요.

수업을 하기 전엔 굉장히 소극적이었던 아이가 있었는데 여러 번 수업을 하고나니 봉사자들에게 거리낌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내 그림이,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런 변화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더 많은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의 긍정적인 힘을 꾸준히 알리고 싶었어요.그 바람의 연장선에서 아트에듀 서비스도 탄생했군요.

2015년부터 아이들과 만나오다 보니 계속 같은 콘텐츠만 제공할 수는 없어서 꾸준히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왔어요. 이렇게 만들어둔 콘텐츠를 활용해서 올해 초부터는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이 프로세스가 잘 만들어지면 부모님이 직접 집에서 아이에게 미술을 가르쳐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아트에듀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기본적인 미술 교육의 개념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안하는 형태의 서비스예요.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미술 재료와 함께 가이드를 전달해드려요. 부모님이 읽어주기만 해도 저희가 직접 하는 교육과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죠.

더 많은 아동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지속적인 미술 교육을 위해서는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만큼 장기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어두는 게 중요해요. 더 많은 아이들에게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전문가와 함께 이 서비스를 만들면서 저희도 많이 성장했어요. 아이와 함께 하는 어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거라 생각해요.정답은 없다 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에는 특히 도움이 되겠네요. 이런 사회적인 가치 창출과 디자인 회사로서의 아이덴티티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맞아요. 보기만 해도 예쁘다!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면서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알려야 하니까 요즘 말로 '설명충'이 되는 느낌이에요. 미술 교육으로 얻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사업 모델이 기존에 있던 게 아니니까 많은 분들이 여전히 생소해하세요. 그래도 꾸준히 펀딩을 진행하니 에이드런의 의도를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3장. 에이드런 펀딩기

이제 펀딩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이번에 진행한 <패턴백>까지 총 8개의 프로젝트를 오픈했고, 모두 성공시키셨죠. 처음 펀딩을 진행하게 된 이유와 지금의 이유는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첫 펀딩은 캠페인 성격이 강했어요. 제작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을 아이들 이름으로 모두 기부했으니까요. 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도 있는 존재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지금은 그보다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지 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전하려고 해요. 제품도 단지 사회적인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라 다른 디자인 브랜드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퀄리티로 제작하고요. 예전엔 이거 예쁘니까, 재밌으니까 해보자! 하고 시작했다면 지금은 펀딩을 통해 우리가 얻고 싶은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목표를 정해서 시작해요.

일각에서는 앵콜펀딩이 크라우드펀딩의 본질을 해친다고 말하기도 해요. 자금이나 홍보가 간절해서 펀딩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닌, 이미 성공한 메이커가 펀딩을 단순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맥락이에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는 창업을 한 이후 매번 새로운 제품으로 펀딩을 진행했어요. 지난 펀딩에서 서포터 분들께 받은 피드백을 보완해서 제품을 개선하고 있거든요. 저희 쇼핑몰에서 판매할 때는 고객 분들의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워요. 사고 마음에 안 들면 환불하면 끝이에요.

그런데 와디즈 서포터 분들은 피드백을 꼼꼼히 해주세요. 처음 공개된 제품을 처음 받아본 것이니까 그에 대한 나름에 책임감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쓰다보니 이 부분이 불편했어요. 이런 부분은 좋았어요.' 하고 의견을 전해주시니까 매번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와디즈에서 먼저 공개하게 돼요.

자사 쇼핑몰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과 펀딩을 받는 건 차이가 있겠네요.

그렇죠. 쇼핑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격이에요. 저희가 이 제품을 어떤 과정을 통해 왜 만들게 되었는지의 이야기보다 가격이 더 중요해요. 펀딩은 반대고요. 이 제품을 누구와 함께 어떻게 왜 만들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더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요.

프로젝트는 어떻게 알리셨어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편이에요. SNS에 꾸준히 업로드하고, 제품 샘플을 협찬하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큰 금액을 들여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서포터 분들이 자발적으로 공유를 해주실 수 있도록 이벤트를 주로 활용해요.

오픈 예정의 덕을 많이 보기도 했어요. 오픈 예정 서비스가 없을 때는 미리 홍보하기가 어려웠어요. 지인들에게 우리 이런 프로젝트한다고 먼저 알리고 싶어도 보여줄 게 없었는데 이제 오픈예정 페이지를 공유하면 되니까요.

펀딩 기간이 길다고 그만큼 많이 모이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오픈 예정 기간에 홍보를 활발히 하고, 펀딩 기간을 짧게 세팅하는 게 메이커에게도 덜 부담스럽고 서포터 입장에서도 배송 기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역시 8번 펀딩을 성공 시킨 프로메이커다운 인사이트예요. 그 외에 예비 메이커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주변에서도 펀딩은 어떻게 하면 되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메이커가 되려면 거창한 사업체가 있어야 하고, 신박한 제품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늘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씀드려요.내가 만든 제품과 그 제품을 만들게 된 이유,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알리면 분명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실거라고 알려드리거든요.

또 큰 금액의 펀딩을 받는 프로젝트가 많아지니까 300만원 정도만 펀딩 받고 싶은데 금방 묻힐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세요. 저희도 목표금액을 낮게 설정했지만 성공했어요. 그러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 첫 펀딩 스토리에 소개된 에이드런

와디즈펀딩을 통해 에이드런이 얻은 것 중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에이드런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그 자체예요. 와디즈펀딩을 하지 않았다면 아이들의 그림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펀딩으로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기에 에이드런을 계속해나갈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가치를 만드는 메이커와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서포터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네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저희는 와디즈펀딩의 덕을 많이 본 팀이에요. 어려움이 있거나 큰 결정을 해야할 때 펀딩으로 힘을 얻고 확신을 갖게 되었어요. 다른 메이커 분들도 펀딩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셔셔서 멋진 결과를 만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ditor's Note: '와디파이' 시리즈는 와디즈를 통해 펀딩에 성공한 메이커들의 인터뷰입니다. 원문은 대한민국 최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에 있습니다. 와디즈와 함께 비석세스에서도 와디파이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와디즈는 메이커님의 처음을 응원합니다. 

원문 바로가기: [와디파이 #15] "펀딩으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창업까지 할 수 있었어요." 에이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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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처음을 만들어주는 크라우드펀딩의 매력에 끌려 2014년부터 와디즈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마케터입니다. yeoni.moon@wad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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