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R&D 클러스터 판교테크노밸리가 K바이오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IT· BT· CT·NT 중심의 글로벌 융복합 R&D 허브인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스타트업부터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한 제품을 인정받고 있다.
스타트업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디지털 치료제, 치료제 개발, 제약 분야 등 바이오산업은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영국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74.7억 달러이며 2026년에는 약 555.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판교테크노밸리 내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한 제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2023년 다양한 분야의 치료제 개발 기업의 성과가 돋보인다.
의약품 연구 개발 기업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대표 박영환, 이하 에스엔바이오)는 2023년 7월 개발 중인 고분자 나노입자 신약 SNB-101(주성분: SN-38)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소세포폐암 적응증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에스엔바이오의 SNB-101은 기존 제품보다 내약성, 안전성이 개선됐으며 기존에 없던 적응증인 폐암, 췌장암, 위암 등에 효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기존 나노항암제가 임상 단계로 진입하지 못했던 대량생산검증(scale-up) 단계를 통과해, EU GMP 인증을 가진 항암제 전용 공장에서 무균제제로 임상 시험용 의약품 생산에 성공했다.
세포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 셀렌진(대표 안재현)은 2023년 7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Korea Drug Development Fund)이 주관하는 2023년도 1차 국가신약개발사업’에서 ‘신약 생태계 R&D 구축사업’ 분야의 후보물질단계 과제에 선정됐다. 해당 과제를 통해 셀렌진은 향후 2년간 9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난소암 표적 CAR-T (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s) 치료제의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아울러 셀렌진은 2023년 8월 '항 메소텔린 scFv를 포함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및 이의 용도'에 대한 미국 특허를 승인받으면서 호주, 중국, 일본, 캐나다, 미국까지 5개 국가에서 특허를 승인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카이노스메드(대표 이기섭)가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Data)의 2023년 보고서에서 카이노스메드의 'KM-819'가 ‘유망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9월에 선정됐다. KM-819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 후보 약물로 기존 파킨슨 치료제와는 달리 동시에 듀얼 액션 기능을 하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가진 퇴행성 뇌신경계 혁신신약이다. 11월에는 카이노스메드의 에이즈치료제 KM-023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약품심사평가센터(CDE) 우선심사 대상 약물로 선정됐다. KM-023은 카이노스메드가 중국 장수아이디에 2014년 기술이전한 에이즈치료제로, 중국에서 ACC008로 개발됐다. 카이노스메드는 기존 다른 약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도 ACC008로 전환해 치료할 수 있는 품목허가를 추진 중으로 허가 시 전량 수입치료제에만 의존하던 장기 복용 환자들에도 질 전망이다.
RNA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알지노믹스(대표 이성욱)의 항암제 ‘RZ-001’가 뇌암(Glioblastoma)에 대해 2023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 받았다. 패스트트랙은 FDA에서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거나, 중대한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지정을 통해 특정 기준이 충족되면 신속한 검토 및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알지노믹스 항암제 RZ-001은 리보핵산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개발 중인 항암제로 간암, 뇌암을 대상으로 식약처와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승인(IND)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차병원·바이오그룹은 제2판교에 ‘CGB(Cell Gene Biobank)’을 건설한다. CGB는 2024년 말 준공이 목표로 3,000억 원이 투입해 지상 10층, 지하 4층, 연면적 6만 6,115㎡(2만 평)로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단일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건립된다. CGB에는 CDMO 시설과 cGMP 제조시설, 줄기세포 바이오뱅크 등이 들어선다. CDMO 시설에는 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바이럴벡터, 플라스미드 DNA를 한 건물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인 cGMP에 맞춰 운영된다.
바이오뱅크는 줄기세포를 비롯해 제대혈, 난자·정자, NK세포 등 모든 인체 세포를 보관할 수 있으며, 차병원·바이오그룹이 보유한 특허기술인 세포 분리·배양·동결 기술을 적용해 차세대치료제인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처럼 판교테크노밸리 내 바이오 스타트업, 중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해서 성과를 만들어 판교테크노밸리가 K바이오 거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