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영어교육 시장에서 quality로 경쟁력을 갖다 – 스피킹맥스 심여린 대표
2012년 09월 18일
어학연수 한 번 떠나려면 1,000만원으로도 부족한 세상. 이 거금을 들여 영어실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사실이 문제다. 그럼에도 떠날 수밖에 없는 건, 한국에서는 현지의 생생한 영어를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혹자는 한탄할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사람은 ‘스피킹맥스’를 접해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스피킹맥스는 미국 현지에서 인터뷰한 미국인의 동영상 자료들을 토대로 하여 생생한 현지 영어를 배울 수 있게 구성돼있다. 마이크를 연결하여 그들의 발음을 따라하면, 발음의 정확도까지 측정해준다.

무려 3년 동안 600명 이상의 미국인들을 인터뷰하여 방대한 자료를 축적했다는 심여린 대표는 “실제 미국에 어학연수 가지 않아도 되요. 그건 자신 있어요.” 라며 서비스를 자랑했다.

심 대표는 대학시절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며 일찍부터 창업을 꿈꿨다. 하지만 섣불리 저지르기보다는 준비기간을 갖기로 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하지 않고 취업을 택했다.

“사실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취직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CJ, NHN에 몸담으며 전자상거래, 배너광고 영업 등 온라인 사업에 필요한 업무들을 익혔다.

특히 당시에 신생 IT기업이었던 NHN에서의 직장생활은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겪지 못할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의 오래된 기업들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적고 내가 알고 싶어도 알 수 있는 게 적잖아요. 그런데 IT기업은 내가 알고자 하면 알 수 있는 그런 구조에요. 사업마인드가 있는 분들이 이런 조직에 들어가면 다양한 일을 옆에서 볼 수 있고 직접 해볼 수도 있죠.”

6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사업구조가 파악이 된 심 대표는 본격적인 경영 공부에 돌입하기로 결심했다. 직장을 정리하고 MBA를 가기위해 미국으로 떠난 것이다. 미국 행은 꿈틀거리던 창업DNA가 마침내 일을 저지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MBA에 가기 위해 시험을 보는데, 다른 시험은 괜찮은데 말하기 시험이 잘 안 되는 거예요. 이게 문제가 참 심각하다는 생각에 착안해서 사업아이템이 떠올랐어요.”

‘이거다!’ 싶은 순간이 오자, MBA도 뒤로하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자신의 회사를 세웠고 이때가 2008년 7월이다. 막상 창업은 했지만 서비스를 내놓기까지 심혈을 기울였고 무려 2년 뒤에야 전화영어 ‘스픽케어’를 선보였다.

기존의 전화영어 시장은 B2B가 주를 이뤘지만 역발상으로 B2C에 초점을 맞추며 차별화 전략을 폈다. “다른 업체는 필리핀 원어민을 쓰는 게 대부분인데, 저희는 미국 현지 영어교사만을 써요. 퀄리티가 높으니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더라고요.”

그 결과, B2B는 외부에서 먼저 연락이 오며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는 것이 심 대표의 설명이다.

스픽케어를 선보이고 1년 뒤 내놓은 스피킹맥스는 처음 론칭 당시, 티몬에서 교육부문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성공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마케팅 노하우를 묻자, 초기에 온라인 마케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밑단에 분석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한다며 “어떤 고객이 어떤 루트로 언제 구매했나 등의 정보를 다 분석할 수 있어야 해요. 분석 시스템을 갖춰놓고 여러 매체에 조금씩 다 광고를 해보면 우리의 주 고객층과 핵심 매체를 파악할 수 있죠. 이런 면에서도 CTO가 중요해요.” 라고 덧붙였다.

특히 CTO를 심사숙고해서 영입했다는 심 대표는 재차 CTO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T회사는 CTO가 굉장히 중요해요. 특히 IT쪽은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술력도 있어야죠.”

심 대표가 생각하는 사업이란 건, 하나의 플랫폼을 잘 만들어서 그녀가 일을 하지 않아도 사업이 잘 돌아가고 사업이 사업을 점점 키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을 잘 구성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타트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한 조언으로도 조직경험을 권했다.

“나와 잘 맞는 친구들과 프로젝트도 해보고 타 분야 친구들도 영입해보고 대표도 해보고 보조하는 사람도 해보고 다양한 조직 경험을 쌓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너무 혼자 공부하고 도서관에만 가기보다는 말이죠.”

이 말과 더불어 30, 40대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 20대에 창업해보기를 권했다. “만약 실패해도 얻는 게 분명히 있어요. 그러니 25살 이전에 한번쯤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20대에 창업을 꿈꿨으나 저지르지 않았던 그녀가 돌이켜보고 하는 말이니, 더 믿음이 간다.

“창업을 해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고 내 피 같은 돈으로 마이너스까지 써가면서 온 힘을 다 쏟아서 나온 서비스가 인정받았을 때, 그 보람은 정말 말로 표현 못해요. 나중에 죽을 때 돌이켜보면 ‘아 정말 보람된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 대표의 말처럼 ‘아 정말 보람된 삶을 살았구나.’ 라고 미소 짓고 떠날 수 있는 삶이라면, 참 살아 볼만 하지 않을까. 그러한 삶에 이르는 길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는 진부한 진리를 그녀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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