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기자의 스타트업 노how] 각자대표제와 공동대표제
2012년 11월 01일

각자대표제 : 여러명의 대표가 나누어 각자 맡은 부분의 책임을 지는 것

공동대표제 : 하나의 법인을 여러명이 대표가 되어 운영하는 것

각자대표제와 공동대표제는 주식회사에서 기업의 대표를 선임하는 방식 중의 하나입니다.

공동창업이 빈번한 스타트업에서 공동대표제와 각자대표제가 가지고 있는  운영상의 아이디어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공동대표제와 각자대표제의 가장 큰 차이는 회사의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어디까지, 몇 명에게 있느냐 입니다. 공동대표제의 경우 공동대표로 되어 있는 모든 이들의 모든 동의가 필요합니다. 즉, 책임과 권한을 여러명에게 분산시키고 서로 견제역할도 하게 되는 것이죠.

반면 각자대표제의 경우 개개인에게 그 분야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따르게 됩니다. 주로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사업부별로 나누어 사업이 진행되고 그 사업별로 총괄할 수 있는 대표자가 존재할 경우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결정을 위한 회의와 소통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면 실제 업무를 진행하는 것보다 회의로 인한 시간소비가 더 많을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많은 토론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모아내고 서로 협의하여 이루어 나가는 구조는 좋습니다. 하지만 자칫 사공이 많아져 회의만 진행하다 사업진행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때 각자대표제의 기본원리를 응용하면 어떨까요?

스타트업에서 대표가 출중한 조직관리능력을 갖추고 있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초창기에는 조직운영능력도 필요하지만 각 분야별 핵심적인 업무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업무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죠.

회사의 규모가 작다고 하여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작은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창업자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분야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요. 이럴 경우 아무래도 놓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빠르고 신속한 결정을 위해서는 결정권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같이 의논을 한다고 해도 결국 결정은 리더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정권을 분야별로 쪼개어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해당분야를 담당하는 사람이 리더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일정관리와 중요결정을 통해 그 분야를 완전히 이끌고 가는 겁니다.

초기에 가장 중요한 업무가 개발과 홍보 그리고 영업이라고 한다면 각부분의 담당자가 해당부분을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초기 창업팀에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동업자를 구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유용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장 큰 이점은 정신적인 과부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기업들에게 바이블처럼 인식되고 있는 방법론 중 하나가 한가지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내부자원의 분산을 막기 위함이지요. 한정된 인력으로 움직여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여러 아이템 등에 신경을 쏟을 경우 분산되어 오히려 효과가 감소된다는 것인데요. 물리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나누어지는것도 문제지만 정신이 여기저기 흩어지는 것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분야별 결정권을 분산하여 이러한 점을 막을 수 있습니다. 초기기업일지라도 자신이 맡은 세밀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죠.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업무의 체계화

적은 인원으로 여러 팀이 존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각 파트를 담당하는 인물이 팀장이 되고 나머지 인원은 팀원의 역할을 합니다. 즉, 개개인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분야의 팀장이자 다른 파트의 팀원인 것입니다. 각 직무의 대표자 역할을 함에 따라 그 분야를 좀 더 전문화 시키고 업무 과정을 체계화 시킬 수 있습니다.

책임감과 주인의식 고취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능력보다 상위에 존재한다고 불 수 있는 태도. 바로 일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주인의식입니다. 자신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책임도 함께 가지고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많이 거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이 스스로의 책임감이 커지게 됩니다.

결정권한을 모두 나누어주고 역할을 하게 할 경우 위와 같은 장점을 가져올 수 있지만 무엇보다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 업무는 그 사람이 최고 전문가라는 믿음

스타트업에서 팀원간의 믿음은 너무 당연한 얘기겠죠.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믿음은 물론이고 업무에 있어서도 믿음이 없다면 같이 일을 해나갈 수 없습니다. 특히나 특정 분야에 대해 결정권까지 맡기는 경우 그 분야에서는 그 사람이 최고라는 믿음을 가지고 전적으로 맡겨야 합니다. 중간중간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때도 믿고 맡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지는 않겠죠. 하지만 이 단계를 벗어나야 서로가 자유로워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결정권을 주는 것이지 모든 일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한 특정 분야의 경우 어렵겠지만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서 한 명이 다양한 일들을 하게 됩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각 분야별로 업무진행과 결정권을 분리해서 주자는 것입니다. 홍보를 책임지는 팀장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이 홍보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하는 것과는 달리 서로가 조금씩 나누어서 하되 그 분야에 대한 업무 분장과 함께 최종결정을 한 명이 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모든 구성원들은 자신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무의 팀장이자 다른 업무파트에 있어서 팀원의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이 처음에는 다소 삐걱 거릴수도 있고, 오히려 늦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기업이 커짐과 함께 그 구성원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바로 조금 뒤의 미래를 위해서도 서로에게 믿음을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의사결정이 나누어져서 생길 혼란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프로젝트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는 것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가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임하는 것. 특정인에게 너무 많은 과부하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각자대표제가 가지고 있는 기본원리를 활용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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