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줌아웃에서는 해외에서 주목 받는 IT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최근 미국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 게임콘솔이 있다. 이들은 뻔뻔하게도(?) 이제 게임을 TV로 할 수 있게 해주겠단다. XBOX나 Nintendo처럼 쟁쟁한 업체들이 즐비한 콘솔 시장에 도전하면서 고작 TV로 할 수 있는 게임콘솔이라니? 그런데 신기하게도 미국 사람들은 이 제품에 환호를 보내며 무려 860만 달러(한화 93억 원)를 모금했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일까!
#1 OUYA, 안드로이드 게임을 안방으로 옮기다.
OUYA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안드로이드 앱을 TV를 통해 경험한다’ OUYA 콘솔에서 WiFi 망을 통해 직접 앱을 다운로드 받고, TV에서 이 게임을 즐기면 된다. 그럼 TV가 터치 스크린이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걱정은 접어두시길. OUYA는 TV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별도의 컨트롤러를 함께 제공한다. 기존 게임콘솔의 것과 유사한 이 컨트롤러를 가지고,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면 된다. (참고로 OUYA는 [OOO-yah]라고 발음한다. 한글로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다.)
왜 안드로이드일까? 첫째, 최근 게임 시장은 점차 PC나 콘솔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많은 개발자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거대하면서 열린 생태계다. OUYA 역시 생태계 없인 자신들도 빛을 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안드로이드라는 생태계라면 진입장벽도 낮고 이미 출신된 게임도 무궁무진하다.
#2 철저한 오픈소스 정책
OUYA의 오픈소스 정책은 정말 속살이 다 보일만큼 오픈되어 있다. 이들은 안드로이드라는 오픈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용자들에게는 온라인 게임에서 보편화된 부분 유료화를 제공한다. 게임 개발자의 경우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맞게 개발한 게임을 손쉽게 퍼블리싱할 수 있도록 이미 오픈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해킹에도 공식 오픈되어 있다. OUYA의 내부가 궁금하다면 당장 드라이버를 들고 분해해도 좋다. 다른 게임콘솔과 달리 OUYA에 어떤 짓을 해도 제품 보증이 만료되지 않는다!
#3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
OUYA의 최대 약점이라고 한다면, 기존 게임의 컨트롤러 지원 여부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게임이 터치 스크린 기반의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제작사의 도움 없이는 OUYA로의 전환은 용이하지 않다. 결국 OUYA가 초반에 어느 정도 규모의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따라서 이들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모바일 OS의 실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플랫폼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4 강력한 라이벌, GAMESTICK
이런 재미난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은 OUYA뿐만은 아니었나 보다. 최근 PlayJam이라는 회사가 GAMESTICK라는 게임콘솔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OUYA와 동일하게 안드로이드 게임을 TV로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콘솔의 크기도 훨씬 작고 출시 가격도 20달러 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제조사가 게임 개발사 출신으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있어서 OUYA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소문이다. 앞으로 두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어린 시절, 16인치 TV에 SFC라는 게임콘솔을 연결해 슈퍼마X오란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내 자리는 TV에서 PC 모니터 앞으로 옮겨갔지만, 게임콘솔에 대한 선망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고 가슴 한 켠에 남아 있었다. 남자 분들이라면 이런 게임콘솔에 대한 로망은 자라면서 한 번쯤은 갖게 되지 않나 싶다. OUYA나 GAMESTICK가 제공하고자 하는 "게임의 TV화"라는 가치를 필자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가족들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TV 앞에서 하는 게임이야 말로 가장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