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iOS6를 공개하면서 구글과의 라이센스 종료를 이유로 '구글지도'와 '유튜브' 앱을 기본 설치 앱에서 제외했다. 애플과 구글의 결별은 사실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구글이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 전 세계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과 동맹체제를 구축하여 만든 안드로이드 OS 동맹군이 나타났을 때부터 둘 사이의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iCloud와 구글 드라이브 등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양사가 경쟁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구글의 모든 서비스를 배제하게 될 경우 아이폰 및 아이패드 이용자들의 서비스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경쟁 관계에 있으면서도 상호 간에 조력하는 관계를 조금은 더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에서는 이런 애플의 처우에 대비해 새로운 유튜브 앱을 개발했다. 다행히도 iOS6 정식 발표 이전에 앱스토어에 등록이 되서 iOS6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자마자 유튜브 앱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인해 순간적으로 앱 다운로드 순위의 국제적 순위변동이 일어났다. 전 세계에서 단 3개의 나라(한국, 독일, 중국)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애플은 앱스토어의 전체 'featured'는 물론 카테고리 내에서도 유튜브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전 세계의 이런 추세를 거스르고 국내에서는 애니팡 for kakao(개발사: 선데이토즈)이 무료앱 부분 랭킹에서 전주 대비 57위 상승하여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2위 기록)
애니팡이 어떻게 이토록 짧은 시간에 국민게임이 될 수 있었을까? 자칭 퍼즐게임 매니아인 '멘플'(www.menple.co.kr)의 이창훈 기획팀장이 보내온 글을 소개해본다.
<SNS관점에서 본 애니팡 성공의 이유>
며칠 전에 체인지팡팡 공략 포스팅을 올렸는데, 그 결과는 가히 놀라웠다.
체인지 팡팡 공략으로 검색해서 네이버 제일 위에 노출이 되었고, 애니팡, 체인지팡팡으로 검색해도 첫 화면에 노출이 되면서,
하루에 20명 30명 오던 블로그에 갑자기 300명이 넘게 왔다. 오오. 애니팡이 아닌 체인지팡팡인데도 이 정도인데, 애니팡 포스팅을 올렸으면 얼마나 올까 설레던 중, 드디어 앱스토어에 애니팡이 올라와서 바로 설치.
부푼 가슴을 안고 설치하여 게임을 하였으나..... 실망했다. 비주얼드, 체인지팡팡보다 게임성이 후지다.
첫 째로 8x8 블락이 아니고 7x7이라서 자주 막힌다. 하다보면 전체에서 풀 곳이 한 개 밖에 안 남아 마냥 어디있지 어디있지 헤메게 되는데 이게 좀 짜증난다. 때문에 콤보를 이어가기가 어렵다. 둘째로 터치감이 좋지 않다. 분명히 밀었는데 입력 안 되는 경우도 꽤 자주 보이고. 셋째로 폭탄이 전략적으로 애매하다. 폭탄을 쓰면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콤보가 끊긴다. 폭탄이 생기면 이걸 언제 써야 고민해야 된다. 넷째로, 잔 버그가 꽤 있다. 블럭이 이동한채로 멈춰버리는 경우도 있고..
암튼 비주얼드류 퍼즐게임 오래 한 유저로서 단언컨대, 애니팡 게임은 진짜 못 만들었다. 그런데, 며칠 쓰다 보니 이 게임이 이렇게 히트한 이유를 알았다. 애니팡은 잘 만든 게임이 아니고 잘 만든 SNS다. 이게 700만 다운로드, 동접 100만을 이룬 이유다. 그럼, 왜 그런지 살펴보자.
사행성.
이 게임 다시 말하지만 못 만들었다. 콤보가 이어지는 조건도 일정하지 않은 것 같고, 터치감도 좋지 않다. 이 게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다. 내가 실력이 좋다고 항상 고득점이 보장되지 않고 실력이 나쁘다고 무조건 저득점이 나오는 게 아니다. 그 판 그 판 어떤 패를 받는가, 콤보가 얼마나 운 좋게 나오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다보니 '다음 판에 운이 한 번만 좋으면' 이란 생각을 하게 되고, 이 생각 때문에 게임을 계속 하게 된다. 게다가 순위게시판에 나보다 못할 거라 생각한 친구가 나보다 상위에 있으면 더욱 더 불타 오르게 된다. 이 사행성으로 게임을 계속 하게 만들었다.
레벨시스템
친구랑 비교가 되다보니 점수는 중요하다. 누구나 고득점을 올리고 싶다. 하지만 실력으로 게임이 커버되는 영역이 한정적이다 보니, 추가 득점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여기서 레벨이 오르면 오를 수록 보너스 점수를 더 받게 되니, 레벨 업을 하기 위한 유인이 상당히 강하다. 게다가 레벨업할 때마다 무엇보다 소중한 하트를 다시 꽉 채워주니, 레벨 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유한한 게임기회.
보통은 게임은 무한히 할 수 있도록 하고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파는데, 애니팡은 생각을 바꿔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판다. 레벨업이 되거나, 토파즈를 쓰거나, 하트를 다 쓰고 40분이 지나거나, 친구한테 하트를 받거나, 돈을 쓰면 게임할 수 있는 기회인 하트를 더 얻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 번에 5번밖에 게임을 할 수 없다. 내 맘대로 되지는 않는 게임을, 5번 안에 고득점을 내서 친구를 이겨야한다. 한 판 한 판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더더욱 집중하게 되며, 결국엔 턱없이 부족한 5번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가적인 기회를 찾아 게임이 마련한 시스템으로 진입하게 된다.
리더보드.
친구들의 순위가 게시판형식으로 노출되는데, 이게 경쟁 심리를 자극한다. 다른 게임에도 리더보드는 있으나 이 게임처럼 맨 첫 화면으로 빼놓지는 않았다. 체인지팡팡처럼 모르는 사람들과 순위를 겨룰 때보다, 아는 사람과 순위다툼을 할 때 훨씬 더 동기부여가 강하다. 리더보드를 맨 앞으로 내세움으로서 대놓고 경쟁심리를 부추긴다. 역시 게이머는 다시 한 번 게임을 하러 갈 수 밖에 없다.
하트선물시스템.
이게 바로 카카오톡 플랫폼의 효과를 극대화한 애니팡의 신의 한수였다. 위에 이유로 하트가 필요한데, 40분 기다리기도 싫고, 돈내기도 싫다. 결국 친구한테 하트를 받아야하는데, 하트를 받을라면 일단 보내야 된다. 우리나라 정서상 받으면 돌려주니까. 이 때 내 하트를 나누어주는 개념이 아닌, 아무런 조건 없이 하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애니팡 성공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밑지는 거 없으니 마구마구 하트를 날리는 거다. 그리고 하트를 보내면, 애니팡 내부에서 하트가 교환 되는 것이 아니고 카카오톡의 채팅창으로 하트가 보내지는데, 이를 통해 애니팡은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닿을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애니팡앱에 숫자 1이 뜨면 무시하지만, 카카오톡앱에 숫자 1이 뜨면 반드시 열어보지 않는가. 더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애니팡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이 카카오톡 채팅창을 이용한 하트선물 시스템은 SNS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몇 년동안 연락안한 친구에게 연락해본 적이 있는가? 전화는 물론 상당히 부담스럽고, 페이스북으로도 쉽지 않다. 하지만 애니팡으로 하트 선물은 할 수 있다. 내가 베풀어주는 것 아닌가. 3년만에 하트를 주면서, 나 아직 너 잊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위처럼 몇 년만에 다시 대화를 할 수도 있다! 하트 선물 시스템을 이용해 애니팡은 단순 소셜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이용한 또 하나의 독립된 소셜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하고 소셜 게임의 새 장을 열었다. 바로 이게 다른 어떤 소셜게임도 해내지 못한 700만 다운로드, 100만 동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모바일 게임이 히트하리라고 누구나 예상을 했지만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성공할지 모르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모범답안을 보여준 선데이 토즈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애니팡에 이은 또 다른 진화된 소셜게임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 주간 국내 인기 어플 다운로드 순위(2012.09.17~09.23) >
< 주간 세계 인기 어플 다운로드 순위(2012.09.17~09.23) >
본 자료는 캘커타커뮤니케이션에서 매주 발행하는
<“Most wanted Smart Ranking” 앱스토어 주간 인기 앱 “Best of the Best App”>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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