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 비노드 코슬라가 스탠포드의 강단에 섰다. 1955년 인도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와 라우터 제조업체인 썬 마이크로 시스템을 창업한 바 있는 비노드 코슬라는 실리콘밸리의 최고의 벤처 캐피털 KPCB를 거쳐 2004년, 자신의 이름을 건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를 설립한 바 있다. 2010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400대 부자' 리스트에 순재산 13억 달러(약 1조 4500억 원)로 380위에 오른 바 있는 비노드 코슬라는 명쾌한 강의와 활발한 대외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코슬라는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의 '전문가의 정치적 결정'(Expert Political Judgment)이라는 저서의 통찰을 즐겨 인용한다. 테틀록은 지난 20년 동안,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의 미래 예측 8만건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정확도가 원숭이들이 다트로 표적을 맞힐 확률과 거의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통찰에 기반하여, 코슬라는 전문가의 예측을 신뢰하는 것을 넘어 '있을 법하지 않은 충격적이며, 과거에 비추어 볼 때 예측 가능한 것'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코슬라는 합리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명확히 확립하여, 끈기있게 목표를 추구해 나아가는 것을 강조해왔다. 오늘은 그가 지난 5월 스탠포드의 강단에서 전한 "전문가의 조언을 경계하라"라는 주제의 강연의 6가지 핵심 사항들을 살펴보며, 실리콘밸리의 전설이 된 마이더스 비노드 코슬라의 6가지 통찰과 지혜를 알아보도록 하자.
1. 지속적으로 도전하면 결국엔 이루어진다 (Persistence pays off)
비노드 코슬라가 선 마이크로 시스템의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대표적인 고객사인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이 선 마이크로 시스템의 경쟁사로 넘어가겠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비노드 코슬라는 이 소식을 접하는 순간, 야간 비행기를 타고 미국 동부로 날라와 고객사의 사무실 로비에 진을 쳤다. 비노드는 하루종일 그곳에서 컴퓨터 비전의 대표를 기다렸고 마침내, 늦은 저녁 시간이 지나 만날 수 있었다. 결국 비노드 코슬라는 그에게 손으로 직접 쓴 새로운 계약서를 받아 내고 고객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에피소드의 핵심은 '믿음'에 관한 것이다. 코슬라는 "만약 당신이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믿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항상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실현되기 마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라며, 당신이 믿고 있는 것에, 참을성과 끈기(Tenacity)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을 당부한다.
2. 당신의 영향력을 키워라 (Consider your Impact)
비노드 코슬라는 우리의 미션과 목적이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코슬라 벤처스는 지난 10여년 간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 및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한 예로 그의 최근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에코 모터스'는 연료 효율이 지금의 자동차 엔진보다 50% 높은 엔진을 제작하는 업체이다. 비노드 코슬라는 "만약 당신의 아이디어가 수익은 조금 덜내더라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에 투자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연금 펀드의 수익률을 살짝 넘기는 그런 수준의 수익률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우리의 미션에 기반하여, '있을 법하지 않은 충격적이며 과거에 비추어 볼 때 예측가능한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위험에 대한 내성을 쌓아라 (Become Risk-Tolerant)
비노드 코슬라는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실패의 기회를 줄이려는 실수를 종종 저질러, 거꾸로 성공의 결과를 하찮게 만드는 우(愚)를 범한다. 만약 투자금 대비 100배의 돈을 벌 수 있는 10%의 확률이 있으면 90%의 실패의 확률은 중요하지 않다. 벤처 캐피털의 본질은 큰 위험을 감수하여, 큰 수익을 얻어내는 것에 있다"라고 이야기 한다. 실제로 그는 선마이크로 시스템을 창업하기 전 데이터 덤프(Data Dump)라는 벤처를 창업하여 큰 실패를 맛 본 경험이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제대로 된 실패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역설적으로 나에게 '성공을 위한 능력'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4. 내면의 나침판을 찾아라 (Find your "Internal Compass")
비노드 코슬라는 "만약 창업자가 명확한 가치관이 없고, 그 가치관에 기반해 행동하는 매커니즘이 없으면, 그들은 곧 실패할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비노드는 언론사의 악의적인 보도를 근거로 회사의 전략을 바꾸는 예를 들며, "얼마나 멍청하면, 비지니스라고는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글쟁이들에게 놀아나는가? 중요한 것은 신문에 쓰여진 기사가 아니라, 창업자 내면의 가치관에 쓰여진 당신의 믿음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5.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계하라 (Be Wary of Experts)
비노드 코슬라는 "실리콘밸리에는 실제로 창업의 경험이 없는 벤처 캐피탈리스트와 컨설턴트로 넘쳐난다. 사실, 그들의 조언은 무의미하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창업자가 실제로 귀를 기울여야 할 대상은 실제로 스타트업을 경험하고, 창업을 했던 이들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실제로 코슬라 벤처스에 입사한 직원들은 스타트업의 멤버로서 3~4년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다시 코슬라 벤처스로 돌아와 파트너의 자격을 얻게 된다고 한다. 비노드 코슬라는 "만약 명문대를 졸업하고, 혹은 MBA 과정 후 곧바로 벤처캐피털 회사에 취직하여, 파트너가 된 이들이 스타트업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그들은 멍청한 조언만 할 뿐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6. 스프레드시트 따위는 집어치워라 (Forget the Spreadsheet)
비노드 코슬라는 "IRR(내부 수익율법, Internal Rate of Return)은 대부분의 재무 전문가들이 회사 혹은 프로젝트의 성장을 측정하는데 애용하는 지표지만, 벤처 캐피탈과는 거의 상관이 없으며, 코슬라 벤처의 회사 가치 평가에 있어서도, 측정 기준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비노드 코슬라는 IRR(내부 수익율법)과 같은 지표를 계산하는 과정은 회사가 낼 수 있는 결과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현실은 다르다. 난 충분한 비지니스 플랜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프레드시트에서 구현될 모든 것을 비지니스 플랜에 담아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지난 5월 스탠포드의 강단에서 비노드 코슬라가 "전문가의 조언을 경계하라"라는 주제로 진행한 강연의 6가지 핵심 사항들을 살펴 보았다. 비노드 코슬라는 리더쉽이란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하는 내면의 나침판을 갖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스타트업 창업자의 삶이라는 전선에 서서, 합리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강력한 정신력을 전제해야 한다. 차라리 주변의 전문가 혹은 저널리스트의 조언에 의지하는 것이 속 편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미션과 함께 하루하루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내면의 나침판에 쓰인 우리의 믿음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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