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인스타그램은 가장 최근 올라온 게시물을 먼저 보여주는 역 시간순 배열 방식에서 알고리즘을 사용해 게시물 순서를 배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인스타그램(Instagram)'에 따르면 게시물 배열 방식을 바꾸기 전 사용자들은 전체 게시물 가운데 약 70%,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 가운데 50%를 보지 못하고 놓쳤다고 한다. 알고리즘을 통한 게시물 배열 방식은 일부 사용자들의 상당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인스타그램은 알고리즘 덕분에 8억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 가운데 90% 이상을 보게 되었으며 애플리케이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은 알고리즘이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개한 적이 없었는데, 최근 새로 연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로 기자들을 초대해 인스타그램의 게시물에 랭킹을 매기는 알고리즘에 관해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은 2012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후 페이스북 본사(샌프란시스코 근교 멘로파크)로 이전했다가 올해 5월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게시물 순서를 정하는 기준
인스타그램은 사용자의 과거 사용 패턴을 분석하는 머신러닝을 이용해 모든 사용자에게 맞춤형 피드를 제공한다. 따라서 두 사용자가 똑같은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더라도, 다른 사용 패턴을 보인다면 각각 다른 맞춤형 피드를 받게 된다.
인스타그램에서 게시물이 나타나는 순서를 결정하는 세 가지 주요 기준은 아래와 같다.
- 관심사(Interest): 사용자가 과거에 유사한 콘텐츠를 볼 때 보여줬던 행동을 분석해 해당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한 후, 관심사에 가장 적합한 게시물을 우선시한다.
- 게시 시점(Recency): 최근에 올라온 게시물이 오래된 게시물보다 더 우선시된다.
- 관계(Relationship): 가까운 사람들의 게시물이 우선시된다.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는 과거 게시물에 대한 댓글 기록이나 사진에 태그된 수 등을 참고해 판단한다.
위 세 가지 중심이 되는 기준 외에, 게시물 배열 순서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 추가 요소로 빈도, 팔로잉, 사용시간이 있다.
- 빈도(Frequency):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마지막에 방문한 이후 올라온 게시물 중 가장 좋아할 만한 것들을 우선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을 여는지가 고려 대상이 된다.
- 팔로잉(Following): 사용자가 많은 사람을 팔로잉하고 있다면 인스타그램은 더 많은 게시물 중에서 선택해야 하므로 특정인의 게시물을 더 적게 볼 수 있다.
- 사용시간(Usage): 사용자가 짧은 시간 동안 연관성이 가장 높은 게시물만 보는지, 아니면 오랜 시간 동안 머물며 많은 양의 게시물을 보는지 등 사용시간도 게시물 배열에 영향을 미친다.
게시물 배열 방식에 대한 인스타그램의 입장
인스타그램은 게시물 배열 방식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과 음모론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답변의 진위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인스타그램이 제공한 답은 아래와 같다.
- 인스타그램은 혼란을 피하고자 과거처럼 게시물을 역 시간순으로 배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만 현행 알고리즘 배열을 싫어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 인스타그램은 사용자의 피드에서 의도적으로 게시물을 누락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가 스크롤링을 계속할 경우 팔로잉하고 있는 모든 계정의 모든 게시물을 볼 수 있다.
- 게시물 순서를 정하는 데 있어서 사진이나 비디오 중 어느 하나를 특별히 우선시하지 않는다. 다만, 사용자가 둘 중 어느 하나를 특별히 선호하는 사용 패턴을 보인다면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포맷을 우선하여 배열할 수는 있다. (관련 내용: Buffer)
- 인스타그램의 피드는 스토리, 라이브를 비롯해 인스타그램의 다른 특정 기능을 쓰는 사용자를 편애하지 않는다.
- 인스타그램은 너무 자주 포스팅을 한다든지 특정 행동을 하는 사용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사용자가 다수의 게시물을 짧은 간격으로 수차례 게시할 경우 그 게시물들 사이에 다른 게시물을 집어넣을 수는 있다.
- 인스타그램은 개인 사용자나 비즈니스 사용자 중 어느 한쪽의 게시물을 고의로 더 자주 노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게시물을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하기 위해 계정을 전환하는 방법은 소용이 없다.
- 쉐도우배닝(shadowbanning, 사용자가 모르게 해당 사용자의 게시물을 다른 사용자들에게 보여주지 않거나 노출을 줄이는 행위)은 인스타그램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너무 많은 해시태그를 다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용자의 게시물을 숨기지 않는다.
기자들을 초청한 인스타그램의 화이트보드 세션은 이번에 처음으로 열렸는데 이것만으로는 인스타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오해를 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용자들에게 인스타그램에 양질의 콘텐츠가 있고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2015년에 겪었던 것처럼 인스타그램도 경쟁에 따른 게시물 노출 감소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개인 사용자와 기업이 늘면서 게시물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인스타그램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은 이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게시물은 평균적으로 더 적은 수의 사용자들에게 보여지고 빨리 묻히게 된다. 필연적으로 사용자들의 불평이 증가하지만 이는 인스타그램이 큰 인기를 얻음에 따라서 발생하는 알고리즘 배열 방식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콘텐츠를 24시간만 공유하는 기능인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게시물 배열 순서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사용자들의 불만도 줄어들 수 있다. 페이스북은 더 이상 쿨하지 않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인스타그램이 인기를 유지해줘야 한다.
원문: 테크크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