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남미 스타트업 탐방기! 두 번째로 소개할 남미의 스타트업은 아르헨티나의 Taringa!입니다. 2004년에 페르난도 산즈에 의해 만들어져 2006년 알베르토 나카야마와 봇볼 형제(Alberto Nakayama and the Botbol brothers)에게 인수된 Taringa!는 공유의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한 달에 무려 7천만 명의 순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Taringa!는 인터넷 사이트별 트래픽 조사기관인 alexa.com에 의하면 트래픽 양으로 볼 때 전 세계 207위이고 아르헨티나 내에서는 11위의 사이트라네요.
Taringa!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강한 소속감’입니다. Taringa!에서 이용자는 Troll에서 Diamond까지 총 14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집니다. 각 등급은 0에서 40까지 다른 사람의 포스트에 줄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등급이 올라가는 식입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 받은 포인트에 따라 등급이 달라집니다. 처음 가입했을 때의 등급인 Troll은 다른 이용자에게 줄 수 있는 포인트가 없습니다.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려면 반드시 포스트를 올려서 다른 사람에게 포인트를 받아야 합니다. 마치 기준이 엄격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처음 가입을 했을 때, 댓글 3개 이상 써야 메인 게시판의 글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죠. 이처럼 포스트를 작성하고 포인트를 받고, 포스트를 읽고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은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할 뿐 아니라 좋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게 합니다.
Taringa!에 올리는 포스트는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선정적인 것을 제외하면 제한 없이 허용됩니다. 사진, 동영상, 글, 링크 등 포스트의 형식이 자유롭기 때문에 Taringa!의 법적 침해 소지는 항상 논란이 되어왔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Taringa!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이용자들이 만드는 커뮤니티에 있습니다. Taringa!의 회원이 되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는데 커뮤니티는 애니메이션, 예술, 자동차, DIY, 리눅스, 애완동물, 요리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7만5천개 이상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활발히 활동하는 이용자들은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적절한 포스트가 눈에 띄면 바로 운영진에게 신고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중남미 이십 대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사이트 중의 하나이지만 출발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알베르토 나카야마는 ‘공유’ 사이트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했는데 초반엔 이용자의 증가 추세가 눈에 보이지 않아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이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개선하면서 이용자가 하나 둘 늘어나 눈덩이처럼 불더니 2008년에는 150000명에서 시작해 연말에는 백팔십만 명에 달했다는군요.
Taringa!가 성공한 이유에 대해 봇볼은 다른 웹사이트가 하지 못하는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첫 번째 이유는 정보 검색이든 오락거리든 구별 없이 공유하고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용자 간에 매우 강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Taringa!를 통해서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고 혈액 기증을 받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Taringa!의 슬로건은 “집단 지성”입니다. 알베르토 나카야마와 봇볼 형제 는 각 개인의 작은 공헌들이 모여 무엇인가 크고, 중요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