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해를 거듭한 온라인 및 모바일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네티즌들의 온라인 활동을 법으로 규제하려는 SNS 규제, 게임 셧다운제 등 정부의 움직임이 있어왔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이 대한민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온라인해적행위방지법(Stop Online Piracy Act; 이하 SOPA)이 그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SOPA는 외국에서 발의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도 큰 파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의 귀추가 주목된다.
SOPA란?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Stop Online Piracy Act(SOPA; H.R. 3261)는 2011년 10월 26일, 라마 스미스 공화당 의원에 의해 발의된 법안으로 저작권 보호와 그에 대한 대책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 중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웹사이트의 경우 정부가 해당 웹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구글 애드센스 같은 광고 네트워크나 페이팔(PayPal)과 같은 결제 시스템이 해적 사이트에 사용가능하지 않게 하거나, 검색엔진이 해적사이트로 연결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 ISP)들이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게 요구하는 것들을 포함한다. 토렌트와 같은 P2P 서비스는 물론이고 트위터, 페이스북, 유투브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
나이키, 포드, NBA, 소니 등 기업과 음악과 영화, TV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저작권을 가진 협회등은 SOPA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 영화협회(MPAA; 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레코드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세 협회는 SOPA를 지지하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내왔다. 컨텐츠 제작자의 지적재산권 보호가 그들이 SOPA를 지지하는 주요이유였다. 4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 법안의 부작용 우려 등을 이유로 SOPA를 반대하는 측도 있다. AOL, eBay,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징가 등 인터넷 기업들이 주로 반대하는 측인데, 이번 18일(수), 온라인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24시간 동안 영문버전 웹사이트 셧다운에 들어갈 것을 밝혔고, 소셜 뉴스 모음 사이트 레딧(reedit) 역시 같은 날 12시간 동안 셧다운한다고 밝혔다(위키피디아가 하루동안 접속 불가이니 숙제는 미리 해둬야 겠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Combinator의 창업자이자 투자가인 폴 그레이엄은 "SOPA를 지지하는 기업은 데모 데이에 초대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OPA에 반대하는 기업 및 기관은 성명서를 통해 그 뜻을 전하고 있다.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지난 14일 백악관에서도 SOPA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반대 측 의견이 빠르게 힘을 얻고 있다. 법안을 발의했던 라마 스미스 의원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가 특정 사이트 접근 차단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을 제외할 것임을 밝히는 등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관련있는 법안이라고 할 수 있는 PIPA(Protect IP Act) 법안은 1월 24일 상원에서 표결될 예정이다.
미국 내 인터넷 전문가들은 SOPA의 법률적 적용 범위가 넓어 인터넷 산업 전반에 위협적 요소가 될 것임을 지적했으며, 법안의 실용성 측면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당초 미 의회는 18일 SOPA와 관련된 청문회를 열기로 했으나 취소되어 앞으로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애초부터 미국 대형 영화 및 음반사의 로비로부터 시작된 SOPA 법안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황당하기까지한 법안이라는 느낌도 든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미국의 경우 그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셧다운을 하는 것이고 한국은 왜 기준도 모호한 상태에서 정부에 의해 셧다운을 해야 하는 것일까? 관련 법안인 PIPA의 표결 결과 및 앞으로의 SOPA 법안의 행방을 지켜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