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뒤처져 버린 노키아는 왕년의 휴대폰 절대 일인자의 자존심을 버리고 회사의 덩치를 줄이는 전략을 계속 가지고 갈 것으로 보인다.
2010년도에 스테판 엘룹이 CEO로 영입되면서 그는 일부 공장을 폐쇄하고 16,000명을 해고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였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해 9월에는 “노키아의 주요 사업은 부동산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한 때 핀란드의 산업 발전상을 대표하기도 했던 본사 건물마저 매각했다. 현재 44,600명의 직원이 있는 노키아는 2013년 말까지 총 1만 명의 직원을 추가로 정리해고 할 것이라고 밝혔고, 17일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1,120명의 직원을 감원하게 된 사실을 밝혔다.
이번에 감원하는 1,120명 중에서 820명은 인도회사인 HCL 테크놀로지, TATA 컨설팅서비스 회사로 이직된다. 300명은 노키아 자사의 브릿지 프로그램에 따라 신생기업을 창업해 좋은 관계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25,000유로의 창업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런 인원 감축은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더욱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14년 동안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사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을 따라가지 못한 이유로 지나치게 커져버린 대기업의 내부 구조를 들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노키아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애플의 연구개발비의 4배인 400억 달러에 달하는데도 조직 내 파벌 싸움도 심하고 임원진들의 관료적인 태도가 혁신을 방해했다는 평가가 많다. 엘롭은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된 기기들이 실제로 출시되었다면 노키아의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회사의 규모를 줄이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는지 지난 해 4분기의 실적 발표에서 66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52억 달러(약 5조 489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단순히 스마트폰 판매로만 실적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대규모 구조조정과 공장을 처분했기 때문에 가져갈 수 있었던 결과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를 되찾을 수 있었다.
비효율적이었던 연구개발로 인해 노키아는 앞으로 사용하지도 않을 2개의 OS(미고, 심비안)와 60억 달러 규모의 특허를 갖게 되었다. 이 특허가 현재 노키아의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세를 역전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찾기까지 연명하기 위해 특허를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거나 기업의 규모를 줄이면서 계속 효율성을 높일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