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영지대 속 혼자 사는 외톨이, 소위 외국어 지진아라 불리는 우리들은 오늘도 파란 눈, 금발 머리 외국인 앞에서 뻐끔뻐끔 붕어 코스프레를 한다. 온갖 외국어 학원과 외국어 교재들을 들추며 책상 앞에서 열심이지만 외국인을 만나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어 버리는 우리. 말하는 외국인도 옆에 있는 동료도 모두가 답답하겠지만 진짜 답답한 건 실로 나 자신이다. 글로벌 시대 속 더 이상 성공을 위한 필수 자질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기본 자질이 된 외국어, 외국인 앞에서 더 이상 붕어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그들이 나섰다. 책 속의 문장이 아닌 생활 속 외국어 회화 콘텐츠를 공급하는 교육 프로그램 ‘BE NATIVE’의 공동 창업자, ‘SMATOOS(스마투스)’의 김문수 대표와 ‘CHINADA(차이나다)’의 김선우 대표를 만나봤다. 그들의 동업 과정부터 서비스 출시까지, 따끈따끈한 ‘BE NATIVE’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보자.
동업, 억지로가 아닌 자연스러운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
“김선우 대표를 만난 건 저한테는 꽤 즐거운 사건이었죠.”
어떻게 만났느냐는 질문에 김문수 대표는 과거를 회상하며 웃었다. 두 사람은 혈연, 학연, 지연을 통한 만남이 아닌 실제 창업 현장에서 만난 동업자다.
“제가 올해로 창업 12년차에요. 2000년도에 이투스로 시작해서 이때까지 계속 창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잘되거나 실패하거나, 케이스들을 많이 갖고 있으니 젊은 예비 창업자들이 꽤 많이 물으러 오세요. 답답한 마음에 찔러 보시는 거 같아요.(웃음) 대부분 기회가 지금뿐만이 아니지 않느냐,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등 냉정하게 말하고 되돌려 보내죠. 창업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준비 못한 그 작은 위험이 치명적인 칼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김선우 대표가 찾아 왔을 때도 냉정하게 비판하고 돌려보냈어요. 그러면 보통 자존심 상해서, 삐져서 다시 안 오시거든요. 근데 이 친구는 계속 오는 거예요.”
“대화를 하다 보니까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사람은 직접 말로 감정을 표출하지 않아도 진정성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잖아요. 물론 처음에는 네거티브한 피드백을 받기도 했지만 전혀 관심 없는 사람한테 그렇게 꼼꼼히 피드백 하나요? 아니잖아요. 물론 사업적 조언도 많이 구했지만 김 대표님이 저한테는 인간적 신뢰로 다가오셨기 때문에 그게 좋아서 계속 뵈러 갔었죠.”
두 대표는 동업 시작과 그 과정에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 공감대는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김선우 대표는 말했다.
“나는 중국어 쪽 잘 알고 너는 영어 쪽 잘 아니까 궁합이 맞다. 빨리 사업하자. 이게 아니라 서로가 거쳐 온, 지나 온 과정에서 쌓은 인프라와 네트워킹을 소개하고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어요. 충분한 공감대 위에서 도원결의서 마냥 동업한 거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사업적으로 생기는 마찰이나 갈등이 적더라구요.”
어떠한 과정도 이유 없는 것은 없다. 모든 생성은 그 원인을 가지며 그러기 때문에 필연인 것이다. 조급해 하지 마라. 특히 사람을 강조하는 스타트업 현장에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만난 ‘아무나’는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외국어 교육 ‘BE NATIVE’
주어 다음 동사. 한국어와 달리 주어 다음 서술어가 먼저 와야 하고 그 다음이 형용사, 부사 불라불라불라....., 초등학교 때부터 충실히 공부한 우리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작문과 독해, 문법 능력은 꽤 완벽한데, 근데 왜 말만 하면 이렇게 목에서 턱턱 걸리는지....., 이에 대해 김선우 대표는 직접 해외 현장에서 경험하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음 같아선 저희 회원들을 모두 다 외국으로 데려가고 싶어요. 어학은 결국 그 현장에서 몇 개월, 몇 년 살면 는다고요. 근데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직접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시공을 초월한 해외 현장을 경험하도록 해 주는 거죠.”
비네이티브는 섹션별로 상황을 제시하고 그를 영상 콘텐츠로 보여준다. 예를 들면 비네이티브 ‘비즈니스 편’에서는 실제로 외국인 CEO와 한국인 CEO가 등장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거래하는 영상이 제공된다. 그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들이 자막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면 ‘비지니스 편’에서는 자신의 것을 비싸게 팔고 남의 것을 싸게 사는데 목적을 두고 그에 관련한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문장들이 제공된다. 김문수 대표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현실과 같은 ‘생동감’임을 강조했다.
“책을 통해서 문장 패턴을 익힐 순 있어요. 하지만 그 문장을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하는지 아는 데는 한계가 있죠. 아기가 말을 배울 때도 단순히 부모의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 제스처를 보고 같이 단어를 이해하고 배우는 거잖아요. 저희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에요. 대본에 의하지 않고 실제 상황에서 녹화한 것이기 때문에 그 외국인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며 그 말을 하는지 배울 수 있는 거죠. 단순 다양한 언어 학습이 아니라 그 원어민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배워가는 차원인 거죠.”
비네이티브의 영상들은 외국의 현장에서 찍은 스토리가 담긴 리얼리티 한 상황을 보여주고 그를 분석하고 해석해 썸네일로 중요한 표현들을 중간중간 제시한다. 이때 출연진은 실제 그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즉 택시를 타는 상황이면 진짜 중국인 택시 아저씨가 출현하고 파티를 하는 상황이면 진짜 텍사스 파티어들이 출현한다.
비네이티브는 현재 영어, 중국어 2개의 외국어 버전으로 출시되었으며, 주제에 따른 코스별 강의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주제를 가진 10분 내외 외국어 교육 영상 콘텐츠 10개 가량이 한 코스로 구성된다. 코스별로 구매를 원하는 경우, 코스당 수강기간 60일 동안 30,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제공된다. 영어나 중국어 중 하나의 언어에 한해, 자유이용권을 구매하면 모든 코스를 60일 동안 38,000원에 수강가능 하다. 통합 자유이용권의 경우는 영어, 중국어 모두를 수강할 수 있도록 55,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크로스 사업 방식을 통한 단계적 글로벌 진출
“영어권에서 중국어를 학습하시는 분들이 4000만 명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중국어 학습자가 100만 명 정도니까 빙산의 일각 정도가 되는 거죠. 역으로 중국에서도 영어 교육열의 열기가 대단해요. 한국에서 초, 중, 고 그리고 대학 와서까지 영어 공부하잖아요. 중국도 마찬가지 에요. 영어 사교육 시장들이 엄청나게 많은 경쟁들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미국, 캐나다(영어권)나 중국 모두 외국어 온라인 교육이 상당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많은 것들을 잘 정비해 놓고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선우 대표는 비네이티브의 영어, 중국어 서비스만으로도 크로스 사업 방식을 통해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며 급하지 않은 단계적 서비스 범위의 지역적 확대를 통한 성공적 글로벌 진출에 대한 꿈을 밝혔다. 김문수 대표는 외국어 교육 시장에 대한 선점방식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이야기 했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외국어 온라인 교육을 좋은 서비스로 선점해 가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경쟁사들이 끊임없이 생기겠지만, 그에 상관없이 항상 학습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좋은 서비스를 사용자 여러분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계획입니다.”
배움의 현실화로 즐거움을, 모바일 시장의 공략
비네이티브 내년 1/4분기를 기점으로 모바일 앱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기존의 외국어 교육 앱과 어떠한 차별성을 둘 거냐는 질문에 김선우 대표는 실제 앱 콘텐츠 활용에 무게를 두고 개발 중에 있다고 답했다.
“기존의 외국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보시면, 결국 서점에 있는 어학책들을 잘 포장해서 구겨 넣은 방식이 많죠. 거기에 외국인이 문장 하나 읽어 주거나 아는 문장 체크하거나 이런 기능들만 조금 추가해 놓은 것들이 대부분인데, 실제로 앱을 통해서 내가 이 문장을 활용해 보았나에 대해서는 의문인 거거든요. 웹보다는 모바일스러움을 강조하면서 활용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기능들을 삽입하려 합니다.”
비네이티브의 모바일 버전에는 영상, 게임 등의 더욱 다양한 콘텐츠 방식이 삽입될 예정이라 한다. 사용자 자신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고 얼마만큼 성취했는지가 잘 표현될 것이라며 김문수 대표는 모바일 앱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현재 모바일 콘텐츠는 완전체라기보다 한창 진화단계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보여 집니다. 저희가 어학 전문 분야에 대해 조금 빠르게 혁신적으로 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글로벌 벤처를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 어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 분들을 위해 아주 정성스럽게 만들어 아주 정성스럽게 제공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교육 콘텐츠는 한 번 보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니깐 오랫동안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인터넷 혁명이라는 커다란 파도가 온라인 교육 시장을 성공시켰다. 2012년 모바일 혁명이라는 큰 화두가 앞으로의 비네이티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기대되는 한 부분이다.
‘BE NATIVE’ 마음 깊이 새긴 초심
마지막으로 두 대표의 꿈에 대해 물었다.
“제 꿈은 차이나다가 21세기 신라방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 선조들이 중국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든 것이 바로 신라방이라는 개념이거든요. 단지 오프라인으로 또는 온라인으로 중국과 한국에 큰 플랫폼을 만들고 하는 개념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공감할 수 있는 그런 터전이 차이나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네이티브를 통해 단순 언어 학습뿐 만이 아니라 그를 통해 만들어 지는 국제 교류의 가능성을 꿈꿉니다. 그러한 모든 가능성들이 확대되어 21세기 저희 세대의 고민들, 저희의 숙제들을 조금이나마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문수 대표는 김선우 대표의 인터뷰를 듣고 난 뒤, 조용필 다음에 노래 부르는 신인가수가 된 느낌이라며 웃으며 전혀 뒤지지 않을 자신의 꿈을 이야기 했다.
“마셜 맥루언이라는 미디어 이론가가 한 말 중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교육도 사람을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 생각합니다. 저의 업이 그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이라 항상 감사하구요. 기술의 진보가 끝나지 않는 한 저도 최대한 그를 교육에 연결시켜서 좀 더 나은 교육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대한 교육 철학자가 아닌 나 자신이 학습자로서 학습자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거 말이에요. 그런 생각을 하면 제 자신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학습자를 돕기 위한 따뜻한 ‘BE NATIVE’의 초심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라며, 글로벌 인재 육성과 국제적 교류 확대에 일부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의 향후 발전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