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신선'이라는 생소한 개념으로 돼지고기를 온라인 유통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지난해 창업한 '정육각(대표 김재연)'은 도축 시점부터 2~5일 사이의 냉장 상태의 돼지고기만을 판매하는 온라인 정육점 '정육각'을 운영 중이다.
국립 축산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모든 육류는 도축 후 근육이 수축하는 '사후강직' 현상을 거치는데, 그 후 시간이 흐를수록 효소로 인해 맛이 좋아지는 숙성과 오염으로 인한 미생물의 증가가 동시에 진행된다. 돼지고기는 도축 후 1~2일 사이 사후강직이 끝나지만, 미생물에 의한 부패가 쇠고기에 비해 빠른 편이어서 도축 후 냉장(4℃) 상태에서 10~14일, 냉동(-12℃) 상태에서 2개월 이내에 섭취를 권하고 있다. 만일 냉장 상태의 생삼겹살을 식당에서 주문했다면 최대 2주 이내의 것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육각은 앞서 말한 사후강직 직후의 돼지고기를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시스템을 갖췄다. 일반적인 정육 유통 과정이 보통 일주일에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데 비해 정육각은 정육 가공 공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주문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고, 'MAU'라는 가스충진 포장을 도입해 배송 과정에서의 미생물 증가를 막는다.
또한, 정육각은 고유의 가격 책정 방식을 사용한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의 온라인 육류 유통과 판매처들이 고기를 기준량보다 더 담고 기본 정찰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매겨 판매해온 것이 관행이었다. 실제로 육류 가공 과정에서는 포장한 상품마다 약간의 무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동네 정육점은 무게에 따라 가격을 매기지만 온라인 정육점은 그렇지 않았던 것. 정육각은 주문에 따라 상품을 생산한 후 정확한 무게를 측정해 비용을 결제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최된 '101 Startup Korea' 데모데이에서 김재연 대표는 높은 품질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면서도 "온라인의 엣지"를 살리겠다는 전략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직 웹 서비스만을 갖춘 정육각에서 초 신선 돼지고기를 주문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 데스크톱과는 달리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를 통한 회원 가입과 사전 카드 등록 과정에서 디바이스 환경에 따라 오류가 발견되고 있는 것. 구매 시점에 실제 결제가 바로 이뤄지지 않는 서비스라면 이용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런 종류의 오류는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