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줌아웃에서는 해외에서 주목 받는 IT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사물들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미 올해 가트너(Gartner)가 선정한 '주목할만한 10대 IT 기술'에 이름을 올렸던 사물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은 2013년에도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은 말 그대로 기계 간의 통신이다. 흔히 M2M(Machine to Machine)라고 불리는 이 개념은 2000년 대 초에 이미 등장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소비자에게는 사물인터넷의 시장이 이제 막 시작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에 대한 이런 기대감 속에, 크라우딩펀드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는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인기를 끌었다. 목표 금액의 15배에 이르는 556,541 달러(한화 약 5억 9천만원)를 모금하는데 성공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TWINE'이 바로 그것이다.
TWINE: Listen to the world and Talk to the web
이 투박한 사각형 모양의 장치는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사물인터넷을 선보인다. TWINE은 장착된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SMS나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온도 센서와 움직임을 인식하는 가속도 센서 등 5개의 센서가 내장되어 있으며, 기타 외장 센서를 추가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제공한다. 전원은 제품에 마이크로 USB를 연결하거나 AAA 타입의 건전지를 사용하면 된다.
심플한 제품 구성과 마찬가지로 수집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도 단순 명료하다. 스풀(Spool)이라고 불리는 웹앱에서 센서 상태에 대한 조건을 추가하면, 해당 조건을 만족할 때마다 사전에 설정해둔 방식에 따라 메시지를 전송한다. 메시지를 전송하는 방식이나 내용 역시 사용자가 직접 입력할 수 있다. 사용자가 쉽게 조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일상어와 유사한 형태로 설정에 필요한 인터페이스를 구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의 제품이며, Wi-Fi를 사용하므로 별도의 설치가 필요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TWINE이 Wi-Fi 망 안에 위치하면 자동으로 웹앱에서 이를 인식한다. 또한, 외장 센서를 연결하는 즉시 웹앱에서도 해당 센서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사물인터넷
사실 사물인터넷의 개념을 이용한 제품이 기존에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물인터넷 개념에 완벽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더라도, RFID을 일종의 유사 기술이라고 본다면, 이미 우리들은 사물인터넷에 대해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 셈이다(대중교통용 스마트카드를 떠올려보자).
그러나 사물인터넷이 이런 RFID와 큰 차이점을 갖는 것은 바로 ‘능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RFID를 비롯한 초창기 모델이 수동적인 데이터 입출력만을 지원했다면, 앞으로의 사물인터넷은 TWINE이 주창하는 것처럼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이를 웹을 통해 전파하는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제품들이 주를 이룰 것이다.
TWINE은 우선 사물인터넷 개념을 아주 단순한 형태의 기기로 구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킥스타터 모금액만 봐도 알 수 있다시피 상당히 신선하고 흥미롭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폭발적인 반응은 사물인터넷을 최전방에 내세운 거의 최초의 제품이라는 선구자 효과 때문임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TWINE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기 위한 제품인지 설명이 모호하다. 아직까지 TWINE이 사물인터넷의 프로토타입 정도로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TWINE이 보여주는 즐거운 상상
필자는 TWINE에 대해 찾아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사물인터넷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계 간의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면, 영화에서 보던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는 세상도 그리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우리의 미래야 어찌되었든 TWINE을 통한 이런 즐거운(?)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