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Yahoo!재팬이 자체 전자책 컨텐츠 제작 및 발행을 시작했다. 바로 유저들의 개인 창작 활동을 실제 전자책 발행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시한 것인데, 그 소재가 독특하고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보여져 둘러보았다.
현재 먼저 대응을 시작한 컨텐츠는 Yahoo!재팬 내 'Yahoo! 뉴스 개인'과 'Yahoo! 지혜주머니(like 지식인)', 'Yahoo! 블로그' 섹션의 내부 컨텐츠들인데, 궁극적인 지향점은 자사 도메인 내에 있는 모든 유저 개개인들의 컨텐츠를 발굴하여 새로운 개념과 테마로 재구성 한 후 모바일 시대에 맞는 전자책 형태로 퍼블리싱 해주겠다는 것이다.
개인 창작물을 대형 온라인 컨텐츠 유통업체가 고객 접점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보면, 지난 1월 15일 네이버가 선보인 '네이버 웹소설'이 떠오른다. '네이버 웹소설'에서는 기존 프로작가들의 작품도 있는 반면, 챌린지리그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인기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이른바 등용문의 역할을 해주는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
실제 '네이버 웹소설'이 론칭 후 진행한 공모전에는 1만3천여명이 1만 6천여건의 작품을 등록했는데, 그동안 독자층의 한계를 드러내던 온라인 장르 소설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Yahoo!재팬의 경우 '네이버 웹소설'과는 성격이 좀 다른데, 이번 론칭과 함께 공개된 첫번째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1) '그래도 아베노믹스가 안되는 이유-일본과 세계의 경제 뉴스를 풀어 쓴 비즈니스맨을 위한 30강'
'Yahoo! 뉴스 개인' 섹션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는 경제 칼럼니스트 '小笠原 誠治(오가사와라 세이지)' 씨의 칼럼집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뉴스를 알기 쉽고, 즐겁게, 때로는 깊이있는 분석을 통해 중요한 경제 이론 등을 해설해 줌.
2)'수요연애극장'
Yahoo!재팬 메인 페이지 하단에서 '민나노 안테나(모두의 안테나)'라는 영역에 소개중인 'Yahoo! 지혜주머니(지식인)'의 연애상담과 관련된 글을 패키지화 한 것으로, 10대들의 순수한 연애에서 성인들의 연애까지 리얼한 연애 Q&A를 한 권으로 집약한 것.
3)'지금이야말로 봐두고 싶은 산리쿠철도
동일본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받은 이와테현의 三陸鉄道(산리쿠철도) 주식회사에 대해 2014년 봄까지 전체 복구 완료를 위해 모두가 합심하여 복구 작업을 진행중인 모습을 사진으로 소중하게 남기는 것과 더불어, 철도 연선 주위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산리쿠철도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메시지들을 담은 내용으로 'Yahoo!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Yahoo!재팬 편집부에서 재편집한 것. 매출의 일부는 산리쿠철도 복구 공사에 기부됨.
Yahoo!재팬이 운영하는 북스토어에는 물론 기성 작가들의 작품들이 유통되고 있지만 유저들에 의한, 유저들을 위한 작품들이 선별되어 제작된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들이 작품 공모에 참여하여 작품화를 지원하는 방식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마트 디바이스와 오픈마켓이 등장한 이후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닫고 컨텐츠 기업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컨텐츠 유통 플랫폼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Yahoo!재팬과 같은 컨텐츠 차별화 노력을 수반한 스토어 구축이 다른 기업들에게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환경에 적합한 컨텐츠를 최적화 시키는 작업은 보다 많은 리소스와 노력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을 유저들의 자발적 writing 습관을 통해서 일부 충족시키고 더불어 소셜 환경에 맞는 유통 방식을 접목시키는 노력을 통해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Yahoo!재팬의 전략이 숨어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Yahoo! 뉴스 개인' 섹션은 2012년 9월부터 각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개인 Author들에 의한 깊은 고찰과 다양한 주장 및 관점의 기사를 게재한다는 취지하에 뉴스를 다각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론칭된 서비스로, 향후 'Yahoo! 뉴스 개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기사들을 적절하게 재편집 및 패키징해서 전자책 양식으로 보존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유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Yahoo! 뉴스 개인' 섹션 메인페이지>
또한 이번에 Yahoo!재팬이 제공하는 독자 전자책 컨텐츠는 기존 전자책 컨텐츠들과 마찬가지로 자체 웹 애플리케이션 방식의 뷰어를 통해 모바일 기기 브라우저에서도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한데,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과 PC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대형 온라인 전자책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 브라우저에서의 전자책 감상화면>
Yahoo!재팬은 자사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개인의 가치와 재능 창출을 지원하고 온라인 환경과 문화에 부합되는 올바른 도서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본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인데, 작품성과 정보성이 중요하다는 점도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작품을 양산해 낼 수 있는지도 그들이 생각하는 긍정적 문화 구축에 중요한 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인들 특유의 독특한 감성과 독서 문화 등을 감안해 보면, 충분히 다양하고 보존 가치가 높은 컨텐츠들이 많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앞으로 나오게 될 컨텐츠들이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뉴스 섹션 내 개인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생산된 컨텐츠, 자사 Q&A 플랫폼 내에서 추려낸 컨텐츠, 블로그 글과 해당 컨텐츠 소재의 대상이 되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차별화된 전자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동종 업계에 몸담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고 생각만 해도 커다란 가치가 느껴져 한번쯤 시도해 보고 싶다는 충동마저 받게 된다.
국내 온라인 컨텐츠 기업들도 저마다 유사한 유통 플랫폼 구축 자체에 공을 들이기 보다는 어떤 컨텐츠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더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꾸준히 글을 쓰는 개인들도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