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의 음성 데이터를 2년간 보관한다고 밝혀 논란에 휩싸였다. 사용자들의 반발을 진화하기 위해 음성 데이터의 처리 과정을 공개했지만 동의 없는 정보 수집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애플은 시리의 음성 정보 처리과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 중 고객 서비스의 강화를 목적으로 사용자 동의 없는 정보 수집에 대한 부분에서 논란은 시작됐다.
시리에 입력되는 음성 데이터를 2년간 저장한다는 내용으로 입력된 음성 데이터는 애플 서버에 저장된다. 시리에 입력된 음성 데이터는 분석 데이터 서버로 전송되고 이때 식별을 위한 숫자가 부착된다. 이 숫자는 사용자의 이메일, 아이디 등의 개인 인식 데이터와는 무관하게 무작위로 생성된다.
미국 시민자유연합과 보안업체들은 시리를 통해 기업과 개인의 민감한 음성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시민자유연합은 시리를 사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며 시리를 통해 사용자 개인이나 가족, 비즈니스 민감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음성 데이터 구별을 위한 숫자일 뿐 이메일, 아이디 등 사용자 신원 정보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6개월 후 숫자는 사용자가 시리 기능을 끄면 삭제되고 이후 18개월 동안 시스템 성능 개선과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가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음성 데이터를 익명으로 보관하고 테스트나 서비스 개선에만 사용할 뿐 고객 사생활은 철저히 보장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사용자가 시리 기능을 끄면 관련 음성 데이터도 바로 삭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6월 보안 업체 에프시큐어는 애플 시리가 기업 비즈니스 환경과 보안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IBM은 기업 데이터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 네트워크 환경에서 시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